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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멈아, 휴가때 내려올거지?"…거리두기 완화 '기대와 우려'

비수도권, 8인 모임에 24시 영업…충남은 사적모임 제한도 없어

2021-07-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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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염재인 기자] #.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주부 A씨는 여름휴가 시댁 방문을 두고 고민이다. 비수도권 지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폭 완화되면서 시댁에 들리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명절 휴가와 올해 설날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 시댁에 가지 않았다. B씨는 "지금까지는 정부에서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면서 시댁에 가지 않을 명분이 있었지만, 이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가지 않겠다고 말하는 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은데 아기를 데리고 장거리 이동하기 걱정된다고 했다.
 
서울과 인천, 경기도 등 수도권을 제외한 비수도권 지역에서도 7월1일부터 새로운 사회적거리두기 개편안이 시행된다. 새 거리두기는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제한 시간과 사적모임 인원제한 기준을 완화한 것이 핵심이다. 비수도권의 경우 영업제한이 없어지며 각 광역단체와 지역 등에 따라 인원제한 기준이 달라진다.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적용을 일주일 미루기로 했다. 서울 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이달 4일 277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확진자 수가 100명대로 내려가는 등 감소세를 보였지만, 22일부터 다시 200명대로 올라왔다. 이후 확진자 수가 계속 늘어나다 이날 0시 375명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비수도권 지역에선 새 거리두기가 그대로 적용된다. 충남·제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첫 2주간(7월1~14일)은 8명까지만 사적모임이 허용되지만, 이후로는 인원 제한이 완전히 폐지된다. 제주는 일단 6명까지로 제한했고 충남(천안 제외)은 유일하게 첫날부터 인원 제한을 없앴다. 비수도권에서는 다중이용시설의 영업 제한도 없다.
 
시민들도 일상 회복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충청권 소재 대학교를 졸업한 직장인 A씨는 대학교 친구들과 동창회 자리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다 서울시가 개편안 적용을 미루기로 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A씨는 "충남 지역의 경우에는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충남 아산시 인근에서 만날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충청권 친구들이 접근하기 쉬운 데다 KTX 천안아산역에는 KTX 고속 열차가 정차하기 때문에 이동이 수월하다"고 말했다.
 
반면 하루 확진자가 800명 안팎으로 급증하면서 방역 지침 완화로 코로나 감염에 기름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민의 약 40%는 코로나19 확산 불안감에 사적 모임 가능 인원 확대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 6월23일부터 25일까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사적모임 제한 인원 확대에 동의하는 비율은 58.2%다. 이번 조치에 동의하지 않는 시민들 가운데 64.5%는 '11월 전 국민의 70% 백신 접종 완료 이후'에 사적모임 인원을 확대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청사를 찾은 시민들이 탑승 수속을 밟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이 다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0시 기준으로 총 794명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700명대 확진자는 지난 5일(744명) 이후 25일 만이며, 확진자 수 자체는 지난 4월23일(797명) 이후 68일 만에 최다 기록이다. 이날까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5만6961명에 이른다.
 
수도권의 확진자 규모는 이미 3단계에 근접한 상황이다. 수도권의 최근 1주간(6월24∼30일)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464.9명으로, 아직 2단계(250∼499명) 범위에 있다. 수도권의 3단계 격상 기준은 일평균 500∼999명이다.
 
서울 외 수도권 지역에서는 코로나19 델타 변이 감염자가 확인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0일 브리핑에서 "경기 지역 영어학원 관련 집단감염에서 델타 변이 감염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최근 경기도 소재 영어학원-서울 마포구 주점 관련 집단감염은 누적 확진자가 213명까지 발생한 상태다. 당국에 따르면 해당 집단감염은 지난 19일 홍대 소재 주점에서 열린 원어민 강사 모임으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확진자는 경기도 성남, 부천, 고양 등 여섯 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시행을 하루 앞둔 30일 한 음식점에서 점주가 사적 모임 가능 안내문을 게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염재인 기자 yj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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