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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석화업계, LPG 수요 고민 해결사로

LPG 원료 생산 시설 잇따라 증설…가격경쟁력·친환경성 우위

2021-07-09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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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석화업계가 수요 감소 고민에 빠진 LPG 사용을 촉진할 생산 시설을 잇따라 늘리며 해결사 역할에 나선다. 
 
8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각 사는 최근 LPG를 원료로 하는 생산 시설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 원료인 납사 대비 저렴한 LPG를 활용한 시설을 통해 원가경쟁력은 물론, 시설 유연성까지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재료인 납사는 원유에서 추출되는 만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원재료 가격 부담도 커진다. 업계는 유가가 배럴당 70달러선을 넘을 경우 원료 구매에 따른 실적부담이 가중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중반선을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데다, 하반기 석화제품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 역시 고개를 들고있어 업계가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이 같은 납사의 대체재로 꼽히는 것이 LPG다. 특히 LPG의 경우 가격경쟁력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적어 ESG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업계엔 다방면에서 실익이 된다. 이에 따라 업계는 LPG 원료 생산 시설 증설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롯데케미칼(011170)은 지난 5일 여수·대산공장의 에틸렌 생산 원료 중 납사의 비중을 줄이고 LPG 사용량을 늘리는 원료 설비 효율화에 약 14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여수·대산공장은 연간 약 230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해 롯데케미칼 전체 생산량 450만톤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생산시설이다. 국내 에틸렌 생산설비의 LPG 사용량을 현행 20%에서 내년 말 4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향후 증설 추이에 따라 절반 비중의 원료 다원화가 목표다.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과 현대오일뱅크가 세운 합작사 현대케미칼도 중질유석유화학시설(HPC) 완공을 앞둔 상태다. HPC는 석화업계가 제품 생산 주 시설로 활용하는 NCC(납사분해시설)이 납사만 원료로 사용하는 것과 달리 LPG와 부생가스, 탈황중질유 등을 원료로 할수 있다. NCC 대비 연간 2000억원 규모의 수익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한화토탈도 지난 5월 1500억원을 투자해 가스 전용 분해시설 증설을 완료했고, LG화학(051910)은 일찌감치 여수·대산 공장 등에 가스 전용 분해시설을 구축한 상태다. 정유사인 GS칼텍스도 3분기 상업 생산을 목표로 LPG 및 부생가 등을 원료로 활용 가능한 올레핀생산시설(MFC)을 건설 중이다. 투자 규모만 2조7000억원로 연간 에틸렌 70만톤과 폴리에틸렌 50만톤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LPG업계 역시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최근 지난 1분기 전체 수요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석화용 수요가 6년 만에 감소세를 보인데다, 최근 정부의 LPG 차량 지원 사업 축소 계획에 고민이 깊어져 왔기 때문이다. LPG가 향후 중심축인 수소 생산에서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아직 영글지 않은 시장성에 막연한 기대감만 키우던 상황에서 당장 실수요로 연결될 수 있는 시설 증설에 반색하고 있다. 
 
LPG업계 관계자는 "급등 중인 유가에 LPG 역시 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납사와 비교하면 상당히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LPG 생산시설을 통해 석화업계는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고, LPG업계는 부족한 수요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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