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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훈

'파란만장' 쌍용차, 위기 속 부활 날갯짓

첫 전기차 양산 이어 디자인 혁신 등 미래 비전 공개

2021-07-28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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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쌍용차(003620)가 미래비전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42년간 지켜온 공장 부지 매각을 통해 부채를 줄이는 동시에 신차 출시를 발판으로 기업정상화의 군불을 지피는 모습이다.
 
쌍용차의 차세대 SUV 'KR10' 디자인 스케치 사진/쌍용차
 
27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달 중순 첫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 양산에 착수했다. 코란도 이모션은 오는 10월 유럽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하며 내년에는 국내 시장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쌍용차는 준중형 SUV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을 시작으로 중형 SUV 전기차, 전기차 픽업 모델 등 라인업을 다양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내연차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시대적 요구와 더불어 디자인적인 변화도 감지된다. 지난 26일에는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준중형 SUV 'KR10'의 디자인 스케치를 공개했다. 쌍용차는 KR10에 과거 코란도와 무쏘에서 이어진 강인함에 현대적인 감성을 입혔다. 앞서 쌍용차는 내년 하반기에 선보일 중형 SUV 새 모델 J100의 디자인 스케치도 공개한 바 있다.
 
42년 동안 쌍용차의 심장부였던 평택 공장 부지도 매각한다. 1979년 지어진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는 약 70만㎡ 규모다. 최근 자산 재평가 과정에서 약 9000억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현재 공장 부지로 설정된 만큼 주거 단지로 용도가 변경되면 실제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쌍용차는 매각 대금으로 부채를 줄이면서 공장 이전에 따른 생산 중단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신공장 건설 작업을 병행할 방침이다. 또한 공장 이전을 통해 2026년까지 전용 전기차를 포함한 6종의 친환경차를 출시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쌍용차 노사는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복지반납, 임금삭감 등 고강도 자구안을 시행해 왔다. 지난 12일부터는 전직원의 50%씩 교대로 하는 무급 순환휴직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는 협력업체 부품대금에 대한 현금지급을 위해 급여의 50% 지급을 유예하기도 했다.
 
쌍용차는 2019년 말부터 국내 업계 유례가 없는 강도 높은 자구안을 전 직원 20여개 항목 복리후생 중단 및 임금 20% 삭감 등을 통해 매년 1200억 상당의 인건비를 절감해왔다.
 
이같은 고강도 자구안에도 불구하고 쌍용차는 매각이 이뤄지더라도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산업은행의 추가 자금 지원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경영 정상화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실제로 올해 초 HAAH는 쌍용차 인수 의사를 밝히며 산업은행에 2500억원 규모의 추가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쌍용차의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HAAH 창업주 듀크 헤일(Duke Hale) 회장이 새로 꾸린 '카디널 원 모터스'가 꼽힌다. 헤일 회장은 26일 미국 오토모티브 뉴스 인터뷰에서 "쌍용차 인수를 위해 2억5000만달러에서 3억5000만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라며 "산업은행을 비롯한 한국 금융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쌍용차의 매각 주간사 한영회계법인은 오는 30일까지 인수 희망자에게 의향서와 비밀 유지 확약서 등을 받는다. 예비 실사 기간은 다음달 2일부터 27일까지다. 이 과정이 끝나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다.
 
쌍용차 관계자는 "모든 자구 노력은 쌍용차 노사가 뼈를 깎는 고통분담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라며 "임직원들의 생존 의지 피력과 회생에 대한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은 회장이 쌍용차 자구노력 방안이 부족하다고 판단이 된다면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서 구조조정 자금을 지원하면 희망퇴직 등을 통해 인적 구조조정도 할 수 있는 방안도 있다"며 "경영정상화를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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