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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은행→코인거래소, 트레블룰 떠넘기기

당국 방치·은행 고의지연 ·거래소 어려움 토로…피해는 투자자 몫

2021-08-05 15:00

조회수 : 3,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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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의 존폐에 '트래블 룰'(Travel Rule)이 변수로 떠올랐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트래블 룰은 가상화폐를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정보를 모두 수집하도록 의무를 부과한 규제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부과한 의무로, 금융위원회는 애초 내년 3월25일부터 해당 시스템을 시행키로 했다. 시스템 구축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업계 주장을 받아들여 유예기간을 둔 것이다. 
 
하지만 농협은행이 전날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과 코인원에 트래블 룰을 갖추기 전까지 코인 입출금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내면서 업체들이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이를 계기로 다른 은행들도 연쇄적으로 제휴 업체에 트래블 룰을 요청할지 업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트래블 룰 구축이 거래소 실명계좌 발급의 새로운 기준이 될 가능성도 커졌다. 
 
거래소들은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이 시행되는 9월까지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하면 폐업을 할 상황에 놓인 만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은행 요청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해당 거래소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대처 방안을 논의 중에 있고,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을 아꼈다. 
 
업계는 당장 내년 3월 도입되는 트래블 룰에 맞춰 시스템을 구축하는 건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은행이 자금세탁 위험성 때문에 거래소 신고에 필수적인 실명계좌 확인서 발급을 꺼리는 만큼, 시스템 구축 미비를 명분 삼아 거래소와의 제휴를 안 하겠다는 입장을 에둘러 밝힌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반면 은행 입장에선 거래소 실명계좌 발급 등 당국이 위험부담을 은행으로 떠넘기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방어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거래소들 사이에 트래블 룰을 둘러싼 이견도 큰 상황이다. 앞서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4대 가상화폐 거래소는 트래블 룰에 공동 대응키 위해 합작법인을 구축키로 했지만 업비트의 탈퇴 선언으로 각자도생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은행이 거래소에 과도한 추가 요구하는 데도 금융당국이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금융위는 "트래블 룰을 3월25일까지만 구축하면 된다"면서도 해당 논의는 은행과 거래소가 조율할 일이라는 식으로 손을 놓고 있다. 
 
금융당국→시중은행→코인거래소 순으로 트레블 룰을 떠넘기는 형국이 되면서 코인 시장의 혼란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무부처인 금융위가 사실상 코인 문제를 방치하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심사를 고의로 지연하는 행태를 반복하고, 거래소들은 시스템 구축 마련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피해는 60만명으로 추산되는 코인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강남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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