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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영상)치솟는 해상 운임에 칼 빼든 미국…효과는 '글쎄'

글로벌 선사 운임·할증료 책정 기준 조사

2021-08-1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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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치솟는 운임을 잡기 위해 미국 정부가 해운사들의 운임과 할증료에 대한 조사에 나서면서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다만 이번 조치가 운임 상승세에 제동을 걸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세계 컨테이너선 공급망이 막혀 운임이 오른 것이기 때문에 개별 해운사 제재를 통해 이를 끌어내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는 우리나라 국적 선사 HMM(011200)과 SM상선을 포함해 8개 원양 컨테이너선사 할증료 관련 조사에 나선다. 이에 따라 이들 선사는 오는 13일까지 관련 세부 정보를 FMC에 제출해야 한다.
 
이들 선사는 코로나19로 인한 항만 적체로 화물 선적·하역 작업 시간이 길어지자 컨테이너당 최대 5000달러 수준의 '혼잡 할증료'를 부과했다. 이스라엘 짐(ZIM)은 최근 컨테이너당 5000달러를 부과했고, 프랑스 CMA CGM는 LA 노선에 1000달러를 추가했다. 독일 하팍로이드도 오는 15일 부가가치 추가 요금으로 5000달러의 할증료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선사들이 혼잡 할증료를 부과하는 건 항만에 멈춰 있을수록 비용이 증가하는 데다 다음 스케줄에 미치는 영향도 있기 때문이다. 미 당국은 혼잡 할증료를 책정하고 부과하는 기준을 따져본 뒤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벌금을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
 
해상 운임이 급등세를 멈추지 않으면서 미국 정부가 해운사 제재에 나섰다. 사진은 부산항. 사진/뉴시스
 
 
FMC는 지난달에도 해운사들의 위법행위가 있을 수 있다며 해운사 9곳을 상대로 운임 실태 조사 차원의 감사에 돌입했다. 미국 당국이 대대적인 감시에 나서자 대규모 해운사를 중심으로 운임을 낮추려는 의도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추가 요금이 계속 붙다 보니 화주들이 불만을 제기해 미국 당국이 조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선사들이 할증료를 매기는 것 자체가 위법은 아니기 때문에 제재를 가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와 미주 항로를 잇는 운임은 최근 들어 더욱 급등하고 있다.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을 잇는 아시아~미주 항로는 세계 주요 무역길로, 국내 1위 컨테이너선사 HMM의 경우 전체 매출 중 미주 항로 비중이 40%를 넘는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에 따르면 지난주 미주 동안 운임은 1FEU(12m 길이 컨테이너 1개)당 1만167달러로 전주보다 100달러 올랐다. 지난해 3504달러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비싼 수준이다. 같은 기간 서안 운임 또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오른 5555달러를 기록했다. 이 기간 미주 운임은 유럽·지중해 다른 노선과 비교해도 상승 폭이 큰 편이다.
 
최근 들어 다른 노선보다 미주 운임 상승세가 가파른 건 미국 대규모 할인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11월)와 크리스마스(12월)를 앞두고 물동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주 서쪽 가뭄이 심해져 수심이 얕아진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관측된다. 수심이 얕아지면 선박들은 평소보다 싣는 물량을 줄여 운항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제재에도 운임을 낮추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이번 미국의 조치 또한 자국 항만을 이용하는 국제선사를 대상으로 하는 행정 절차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해운업계 전문가는 "운임이 오른 건 선사들 개별 행위보다는 컨테이너선 전체 공급망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며 "미국이 지난달 초 처음 조사에 나섰는데 이후에도 운임이 계속 올랐기 때문에 제재해도 상승세에 제동을 걸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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