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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태

(영상)저축은행 가계대출 조이자 '기업금융 채용문' 열렸다

기업금융 부문 두자릿수 채용…"규제 여파 탓"

2021-09-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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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코로나발 채용 가뭄 속에서도 저축은행들이 기업금융 부문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당국이 가계대출 규제를 본격화하면서 기업대출로 선회해 활로를 모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저축은행이 기업금융 중심의 경력직 채용을 잇달아 진행하고 있다. 업계 2위 OK저축은행은 오는 26일까지 경력직 수시 채용 지원을 받는다. 채용 부문은 기업금융, 기업여신심사, 모기지사업기획, 소비자금융기획, 심사기획, 재무회계 등 6개 분야다. 기업금융 영업과 심사를 담당하는 인력 모집이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전 부문은 계약직 형태로 채용이 이뤄지며 입사 1년 뒤 심사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한국투자저축은행도 기업금융 중심의 하반기 경력 채용을 진행 중이다. 지난 12일까지 기업분석 및 CSS(고객신용평가), 온라인 홍보 부문에서 대리급 이상의 지원자를 모집했다. 기업분석 부문의 경우 기업 신용정보 분석, 리스크 관리, 모형 개발 등에서 3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해야 한다.  
 
모아저축은행 역시 지난 8일까지 경력직 직원을 모집했다. 모집 분야는 기업여신, 기업여신심사, 투자금융(IB), IT전산, 인사 및 총무 등이다. 기업대출, 부동산담보대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분야에서 경력을 요구하는 기업여신의 경우 두 자릿수 인원을 선발해 비중이 가장 크다.  
 
상상인저축은행은 기업금융 강화를 위해 임원급 인사를 영입했다. 지난 13일 신임 투자금융본부장, 부동산금융본부장에 각각 손인호 전 우리금융캐피탈 상무와 천현정 전 바로자산운용 상무를 선임했다. 손 상무는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에서 25년의 경력을 쌓은 기업금융 전문가다. 천 상무는 부동산금융에서 역량을 인정 받고 있다. 
 
이처럼 저축은행이 최근 기업금융 채용을 강화하는 것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여파와 무관치 않다. 당국은 최근 코로나 장기화 여파로 전 금융권에 건전성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저축은행업권에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적용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자 저축은행들은 기업대출을 통해 수익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로 기업대출 취급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대출 비중 확대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당국은 추후 가계부채 관리에 고삐를 죄겠다고 천명했다. 최근에는 2금융에서 풍선효과가 감지되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까지 조기에 강화하는 방안까지 시사했다. DSR은 소득 대비 모든 원리금 상환액을 나눈 지표로 저축은행이 시중은행보다 20%p 더 여유가 있다. 
 
특히 내년에는 가계부채 증가율 한도가 4% 이내로 낮아지는 만큼 저축은행을 타깃으로 한 압박이 더 커질 전망이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 회의'에서 "최근 급증한 가계부채는 금리 상승기에 가계부담 증가를 초래하고 소비를 위축시켜 원활한 경제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며 "가계부채 증가율을 금년 중에는 5~6% 내외, 내년에는 4%대 수준으로 관리할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이 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취급이 제한되자 기업금융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에서 영업 중인 한 저축은행.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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