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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서학 불개미'만 몰렸다…3배 수익 얻는 ETF 투자 기승

연휴기간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5개가 '3배 레버리지 ETP'

2021-09-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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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추석 연휴 기간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 시장에서 3배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에 대거 투자했다. 해외 증시가 박스권 내에서 혼조세를 보이자 더 높은 수익을 내려는 투자자들이 상승장에 베팅한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롤오버 비용 등을 감안하면 박스권에서의 레버리지 ETP(ETF와 ETN 통칭) 투자는 불리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추석 연휴(결제일 기준 23~24일)에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에서 각각 15억489만달러(1조7795억원), 10억5705만달러(1조2499억원)를 거래했다. 9월 일평균 거래대금 10억9747만달러(1조2976억원)와 큰 차이가 없다. 통상 명절이면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늘어나곤 했으나, 이번 연휴에는 미국 증시가 여러 변수 속에 놓이면서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불안정한 미국 증시에서도 3배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ETF와 ETN에는 투자자들이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와 기술 성장주에 투자가 쏠렸으며, 지수 중에서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투자가 두드러졌다.
 
연휴 3일간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미국 나스닥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PROSHARES ULTRAPRO QQQ ETF)'로, 총 6532만달러(772억원)를 순매수했다. 나스닥 지수의 수익률을 2배로 따르는 '프로셰어스 울트라 QQQ(PROSHARES ULTRA QQQ ETF)'도 순매수 상위 6위에 올랐다.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의 주가를 3배 추종하는 FNGU(BANK OF MONTREAL MICROSECTORS FANG+ INDEX 3X LEVERAGED ETN'는 2899만달러(3위)를 순매수했으며, 대표적인 반도체 ETF인 SOXL(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도 1981만달러(5위)를 순매수했다. 
 
기술주로 구성된 TECL(DIREXION DAILY TECHNOLOGY BULL 3X SHS ETF)는 순매수 상위 8위(879만달러)에, FAANG과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BULZ(BANK OF MONTREAL MICROSECTORS FANG INNOVATION 3X LEVERAGED ETN)는 10위(591만달러)에 이름을 올렸다. 
 
상위 10개 종목 중 절반이 3배 레버리지 ETP에 해당하는 수준이며, 상위 50개 종목 중에서도 15개를 차지했다. 국내에서는 지수를 1배, 2배, 역(인버스 및 곱버스)으로만 추종할 수 있어 ETP를 통한 3배 레버리지 투자가 불가능하다.
 
박스권에 갇힌 미국 증시에서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한 서학개미들의 투자 전략으로 풀이되지만, 전문가들은 박스권에서의 레버리지 투자는 좋지 않은 결정이라고 조언한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9월 한달 주춤했지만 4분기 기대감은 큰 상황이라 상승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도 "레버리지 ETP는 주로 선물 지수를 추종하는데, 선물은 롤오버 비용이 들기 때문에 방향성이 강한 때가 아닌 박스권에서는 좋은 투자법이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 연구원은 "9월 FOMC가 끝난 데 이어 국가 부채 한도 유예 법안과 인프라 투자 법안이 미국 양원에서 결론을 내면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장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본다"며 "레버리지 투자는 지수의 방향성이 뚜렷하고 장기적으로 이어질 거라 예측될 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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