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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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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지친 시민들, 우리 가락으로 뒤집어지시길”

최경만 서울국악축제 예술감독 인터뷰

2021-10-14 06:00

조회수 : 3,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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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이번 서울국악축제는 ‘흥’이라는 타이틀로 공연을 했습니다. 많이들 보면서 모두 힘내시고, 우리 가락으로 뒤집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빠른 시일 내에 우리가 뒤집어지는 그런 날이 왔으면 합니다.”
 
지난 12일 서울 삼현육각보존회에서 만난 최경만 서울국악축제 예술감독은 오는 16~17일 온라인 공연을 앞두고 한껏 고무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2021 서울국악축제 온라인 공연은 이미 영상녹화를 마치고 시민 공개만을 기다리고 있다. 비대면 공연으로 이뤄지는 만큼 국악인 브이로그, 국악 플레이리스트 등으로 온라인 홍보로 안방을 예열 중이다.
 
서울국악축제의 예술감독을 맡은 최경만 명인도 모교인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후배 학생에게 태평소 연주를 손수 알려주는 영상으로 출연한다. 각각 국립전통예고 4기와 61기로 57년의 세월을 사이에 둔 이들은 영상 말미엔 함께 연주하며 세대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준다.
 
최 예술감독은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44호 삼현육각 예능보유자로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과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단원으로 활동했다. 중앙대 겸임교수, 한국음악연구회 총연합회 이사장, 한국음악피리연구회 대표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최 예술감독은 “세계적인 재난을 맞이한 상황에서 작년에는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고자 판소리, 남도음악, 대금산조 등이 들어갔다”며 “올해는 우리가 이제 흥으로 한번 그 모든 분들한테 힘을 한번 실어보자 그런 뜻에서 흥이라는 주제로 해서 공연을 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여성 타악 앙상블팀 'groove&'의 서울국악축제 공연 모습. 사진/서울시
 
 
올해 서울국악축제 공연리스트를 보면 시민들이 국악을 보다 가까이 접하면서도 국악 특유의 멋과 흥을 한껏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흥하면 빠질 수 없는 장구춤에서는 느린 장단이 빠르게 바뀌면서 듣는 이들의 마음도 함께 풀릴 수 있다. 국내 최고라 꼽히는 이춘희 명창의 경기민요 공연에서는 현장에 있던 스텝들도 넋을 잃고 바라봤다는 후문이다. 
 
그는 “우리 국악만의 매력이 있다. 판소리는 한없이 정말 울음을 더 울게끔 해줄 수 있는 슬픔도 줄 수 있고, 경기음악은 기쁨에 더 좋은 소리로 더 기쁘게 흥나게 하는 우리 음악이 실려 있다”며 “아마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그 음악을 들으면 ‘아 슬프다’ 이건 ‘참 기쁘다’ 하는 거를 누구든지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3회째 맞이하는 서울국악축제는 악가무(연주, 노래, 춤)의 다양한 국악장르를 정통부터 퓨전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EDM, 재즈, 팝 등 다양한 장르의 젊은 연주자 그룹부터 음악적 성과를 이룩한 베테랑 연주자들이 총출동하는 화합의 무대를 선보인다.
 
그는 “우리 음악을 아직 잘 이해 못하는 젊은 세대들을 끌어들이려면은 국악이지만은 좀 더 리듬화시켜서 좀 더 빠르고 흥나고, 소리도 아주 무거운 소리를 가볍게 만들어서 ‘아 너무 좋다’, ‘우리 국악에도 이런 게 있었나’하는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다”며 “전통국악에서는 깊은 소리가 묻어나고, 젊은 국악에서는 힘있는 연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만과 제자들'의 '관악영산회상' 서울국악축제 공연 모습. 사진/서울시
 
서울국악축제의 상징 중 하나는 스승과 제자의 협연무대다. 1회, 2회에 이어 이번에는 최 예술감독이 본업인 연주를 살려 제자들과 함께 ‘관악영산회상’ 중 일부를 선보인다. 삼현육각이란 피리, 대금, 해금, 장구 등으로 이뤄진 우리 음악의 악기 구성으로 이번 공연에선 20여 명이 함께 운율을 내면서 민속음악 이상의 민속음악을 보여준다는 평이다.
 
그는 “호적이라고도 하는 태평소는 그냥 시끄럽다라고만 기억을 하는데 공연에 한데 어우러지며 ‘이렇게 멋있고 좋은 줄 몰랐다’는 극찬을 받았다”며 “제가 서울시 무형문화재가 된 후 많은 사람들과 함께 수십년간 묻혔던 관악영산회상을 재현하게 돼 이번 공연만은 귀하고 많이 즐겼으면 한다”고 추천했다.
 
온라인 시대에 인기있는 국악 콘텐츠가 해외에서도 큰 인기라지만, 언택트로만 관객을 만난다는 것은 연주자에게 큰 아쉬움이다. 그는 “무대에 올라가면, 박수와 호응을 받으면서 만족하는데 아무리 좋은 공연을 해도 조용하니 싱겁다”며 “빨리 코로나에 해방돼 극장에서 앞뒤옆 앉아 박수 소리를 들으며 연주해야 더 좋은 가락이 풍성하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만 2021년 서울국악축제 예술감독이 지난 12일 서초구 삼현육각보존회에서 공연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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