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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권

[IB토마토]'주가 내리막' LG디스플레이, 주주 달래기 나서나

올해 연결기준 잉여현금흐름 쌓으며 배당 여력 갖춰

2021-10-2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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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1년 10월 19일 20: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창권 기자] LG디스플레이(034220)가 올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선전에 힘입어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기대됐지만 최근 하락세로 돌아선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이 변수로 떠올랐다. 여기에 LG디스플레이의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으며 주가 방어를 위해 그간 미뤄온 배당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연결기준 컨센서스는 매출 7조6771억원, 영업이익 6757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9%, 영업이익은 311% 증가해 올해 연간 실적 개선에 긍정 시그널을 내비쳤다.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 전경. 사진/뉴시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과 대형 TV 등에 들어가는 LCD, OLED 패널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전반으로 시장 호황을 이어갔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중단과 중국 정부의 각종 규제 리스트에 따른 소비심리위축 영향으로 TV수요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고, LCD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며 디스플레이 업계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올해 4분기 LCD 패널 평균 판매가격은 3분기 대비 약 29%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이달 초 예측된 8.6% 하락보다 낙폭이 더욱 커진 것이다.
 
또한 주요 대형 TV 크기인 55인치 UHD 패널 가격은 8월까지 200달러 선을 지키다 지난달 189달러로 떨어졌고, 이달엔 172달러가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하락세는 펜트업 효과를 이끌었던 TV 수요 감소와 더불어 패널 출하량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업체들의 LCD TV 패널 시장 진출로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을 우려해 일찌감치 OLED 비중 확대에 나섰지만, 여전히 LCD 패널 비중이 OLED 대비 60%에 달해 하반기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2013년 세계 최초로 OLED TV 패널 양산에 성공한 LG디스플레이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OLED 대세화를 이어가며 실적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LCD TV가 수요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OLED 분야는 비교적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OLED TV 시장 전망을 기존 610만 대에서 650만 대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580만 대 수준으로 관측됐지만,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자 이를 높여 잡았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CD 패널 가격 하락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되지만, OLED 출하 규모가 증가하면서 올해는 영업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LCD 분기별 평판 디스플레이 수요. 사진/DSCC
 
문제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 분기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며 실적 반등에 나서고 있음에도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지난 7월 2만4000원대에 달했지만, 3개월 만에 약 27% 떨어진 1만8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매도에 따른 영향으로 보고 있지만,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주가 부양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의견도 내비치고 있다.
 
실제 공매도 영향을 받은 HMM(011200)도 호실적을 기록함에도 주가가 하락하자 배당과 영구 전환사채 조기상환을 검토하는 등 주주 친화 정책을 꺼내 들었다. HMM은 최근 홈페이지에 배재훈 대표이사 명의로 ‘주주님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현재는 상법상 배당 가능 이익이 없어 배당이 불가능하지만, 이익이 발생하는 시점에 적극적으로 주주 환원 정책을 시행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이처럼 주가 하락으로 고심하는 기업들이 주가 부양을 위해 배당 정책을 꺼내 들면서 LG디스플레이 역시 올해 턴어라운드 기대 속에 4년 만에 배당을 진행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컨센서스는 매출 29조3591억원, 영업이익 2조5221억원으로, 지난해 영업손실 291억원에서 흑자전환이 가시화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7년까지 1주당 500원의 배당을 실시해왔는데, 지난 2018년부터 OLED 전환에 따른 투자비용 증가로 배당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까지 흑자전환에 성공해 잉여현금흐름(FCF)이 증가하면서 6976억원을 기록해 배당가능 재원이 확보됐다. 과거 LG디스플레이의 연결기준 잉여현금흐름을 살펴보면 지난 2018년 –3조7956억원, 2019년 –4조4235억원, 2020년 –1985억원을 기록하며 차입금을 갚는데 주력해왔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현금흐름에서 시설투자 등 자본적지출(CAPAX)을 뺀 값으로 이 금액이 클수록 배당 여력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도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당기순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당재원으로 하는 정책을 구체화하고 있다”라며 “중장기 관점에서 예측 가능하고 지속 실행할 수 있는 배당 정책이 확정되면 시장과 소통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영업이익이 발생한 만큼 주주 친화 정책을 내세우기 위해서라도 배당을 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올해 배당을 진행한다면 지난 배당처럼 주당 현금 배당금 500원으로 책정할 것으로 전해진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올해 OLED 패널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영업이익 흑자가 예상되고 있다”라며 “그간 영업적자로 인해 배당을 못 했지만, 영업이익이 발생하면 배당을 하는 사업방침에 따라 올해 주총을 통해 안건을 의결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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