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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시장 이른 한파에 "상장 내년으로 미루자"…상장 취소 속출

시몬느, 수요예측 후 상장계획 철회…티몬도 내년으로 미뤄

2021-10-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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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면서 상장 계획을 취소하거나 내년으로 미루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주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이하 시몬느)이 수요예측에서 원하는 가격을 형성하지 못해 결국 상장 계획을 철회했으며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몬은 지난 13일 연내 상장하려던 계획을 내년으로 미루겠다고 밝혔다. 상장 예비심사 청구 기업들도 하반기 중 무더기로 심사 철회를 결정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 중 하반기에 심사 철회 결정이 난 기업은 13개에 달해 이미 상반기 13개 수준에 도달했다. 셀바이오휴먼텍, 라이콤, 에이치엔에스하이텍 등 이달에만 3개 기업이 심사를 철회했다. 
 
특히 최근 심사 철회를 결정한 기업 가운데는 상장위원회에 올라가기 전에 자발적으로 철회한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 평과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발견되면 정비와 보완을 거쳐 상장위원회와 시장위원회에 차례로 오르는데, 아예 철회한 뒤 내년을 다짐한 기업들이 많다는 것이다.
 
거래소 상장부 관계자는 "평가 중 보완조치를 할 만한 기회를 줬는데도 아예 내년에 더 준비해서 상장하겠다는 곳이 많아 대부분 심사위원회에 올라가지도 않았다"며 "지금 심사에 통과해도 연내 상장하기가 빠듯하기 때문에 아예 철회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모주 시장에 돈이 몰리면서 연말 'IPO 슈퍼위크'가 이어졌던 작년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증시 위축으로 냉정해진 투자자 시선이 IPO 기업들에게 부담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위축되면서 투자자들이 리스크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며 "이에 자금 조달 과정에서 기업들이 받을 수 있는 가격이 낮아지고, IPO 자체의 매력도 떨어지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상장한 기업들의 절반 이상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지난 21일 기준 한달 이내 상장한 9개 기업 중 케이카, 실리콘투, 에스앤디, 프롬바이오, 바이오플러스 등 5개 기업이 공모가를 최대 33% 가량 밑돌고 있다.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울며 겨자 먹기로 희망 밴드 이하의 가격에 공모가를 결정한 기업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프롬바이오, 에스앤디, 케이카, 아이패밀리SC 등은 공모가 희망밴드 최하단보다도 7~36% 가량 낮은 가격에 공모가를 결정했다.
 
시몬느는 기관 대상 수요예측까지 진행한 지난 21일 상장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과를 거두면서 희망밴드(3만9200원~4만7900원) 내 공모가를 형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몬느의 경우 총 공모주식의 50% 물량을 구주매출한다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꼽혀왔다. 티몬은 지난 13일 연내가 아닌 내년 상반기에 프리IPO를 거쳐 상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연내 IPO를 끝내긴 애매해진 시기인데다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당분간 신규 상장에 도전하는 기업도 줄어들 거란 전망이다. 실제로 이달 거래소에 예비 상장심사를 청구한 기업은 8곳에 그쳐 지난달 19곳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경기는 공모시장의 가장 큰 변수"라며 "공모시장이 활성화되려면 증시가 좋아지고 유동성이 이전 수준을 회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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