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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진

"백신 접종자 우대합니다"…위드코로나가 불러온 채용시장 신풍속

"백신 접종 거부하니 입사 취소" 하소연 잇따라

2021-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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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를 배제하는 '백신 패스' 논란이 채용 시장에서도 일고 있다. 부작용을 우려해 백신을 맞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입사가 취소됐다는 경험담이 이어지고, 백신 접종자를 우대 채용하는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다.
 
이달 부터 이른바 '위드 코로나'로 불리는 방역체계로 전환되면서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이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한 포털사이트 취업 관련 커뮤니티에는 '백신 안 맞았다고 입사가 취소됐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최종 합격 후 부작용이 걱정돼 백신 접종 계획이 없다고 밝히자 입사가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백신을 안 맞아서 취업 취소 위기에 놓였다는 사연도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입사 지원 후 합격 문자 받았는데 '코로나 백신 2차 접종 완료해야 입사 가능. 아닐 시 입사 취소'라더라"고 전했다.
 
자영업자 등 사업자들은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사업장이 큰 타격을 입는 만큼 백신 접종 여부를 따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위드코로나 시행 이후 자영업자들이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고 있는 가운데 백신 접종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실제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 업주 10명 중 7명 이상이 백신을 접종한 알바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 내 코로나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한 것', '손님들과의 접촉이 많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기업들도 채용 기준으로 백신 접종 여부를 따지는 분위기다. 잡코리아가 최근 중소기업 인사·채용 담당자 29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4명은 “채용 시 신규 입사자에게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한다”고 답했다.
 
'코로나19와의 동거'를 택한 해외 국가에서도 백신 접종 의무화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미국 내 최초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유나이티드항공사는 지난 9월 말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직원 약 600명을 해고하는 절차에 들어가기도 했다.
 
글로벌 테크 기업 구글과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도 이미 지난 9월부터 백신 의무화에 돌입했다. 애플의 경우 백신 미접종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무실 출입 때마다 코로나 검사를 받도록 했다. 이탈리아 의 경우 직장인 모두에게 접종 완료나 음성 판정을 입증하는 ‘그린패스’를 제시하도록 했다. 이를 거부할 경우 정직처분까지 받을 수 있다.
 
백신 미접종자를 노골적으로 배제하는 움직임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집단 면역을 위해 필요한 조처라는 측과 백신 접종을 강제하는 건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반면, 기저질환 등 다양한 이유로 맞지 못하는 경우를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최근 미국 시카고시 법원은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는 경찰 노조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백신을 맞지 않은 경찰관을 해고 또는 징계 조치하려는 시카시에 노조의 동의를 받으라고 한 것이다. 100인 이상 사업장에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려는 미 연방 정부의 정책 기조와 엇갈리는 방향이다. 브라질에서도 백신 접종을 거부한 근로자를 해고하는 문제를 두고 정부와 지자체가 충돌하고 있다. 
 
한 시민이 질병관리청 쿠브(COOV) 스마트폰 앱을 통해 접종 완료 인증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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