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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이스타항공 회생 '중대기로'…채권단 막판 설득 나선다

4일, 주요 리스사 등 채권단과 막판 협상

2021-11-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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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과 인수 주체인 성정이 채권단과 막판 협상에 돌입한다. 일부 리스사들이 낮은 변제율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지만 회생이 어그러질 경우 '승자없는 게임'이 될 우려가 높은 만큼 양측은 협상을 통해 의견 차를 좁혀 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스타항공 직원들이 인수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 자발적인 임금 반납에 나선 가운데 성정 측도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과 인수 주체인 성정 측은 오는 12일로 예정된 관계인 집회를 앞두고 이날 주요 리스사를 포함한 채권단과 최종 협상에 돌입한다. 관계인 집회는 채권단과 채권 변제 비율을 합의하는 자리로, 채권자 3분의 2(66.7%)가 변제율에 동의 의사를 밝히면 회생계획안이 인가된다.
 
이스타항공 항공기. 사진/뉴시스
 
이스타항공과 성정은 채권단과의 합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항공기 리스사들이 3.68%의 채권 변제율에 반발하면서 인수 작업에 제동이 걸렸었다. 일부 채권단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나서자 성정 측은 '인수 재검토'라는 초강수를 뒀다. 이에 채권단도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막판 조율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성정이 계약을 파기해 이스타항공이 파산할 경우 리스사들은 이스타가 제시한 변제액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직원들이 밤낮으로 채권단 설득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해진 기한까지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의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성정은 총 인수자금 1087억원 중 700억원으로 직원들 체불 임금과 퇴직금을 포함한 공익채권(530억원)과 회생채권(158억원) 등을 변제할 예정이다. 회생채권과 미확정 채권은 채권 변제율을 3.68%를 적용해 각각 59억원, 98억원을 할당했다.
 
이스타항공 재직자들은 고통 분담을 위해 자발적으로 체불 임금을 반납하기로 나섰다. 현재까지 전직원의 90% 이상이 임금 반납에 동의를 한 상태다. 장문기 이스타항공 근로자연대 대표는 "인수자의 고통 분담 차원에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라며 "올해 6월 1일부터 재운항을 위한 운항 면허(AOC) 발급 재취득일까지 발생하는 임금과 지난해와 올해 연차수당을 포함한 각종 수당도 반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형남순 성정 회장(오른쪽)과 정재섭 이스타항공 공동관리인(왼쪽)이 지난 6월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건설업체 성정과 이스타항공의 본계약 체결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성정 측은 근로자들의 회생 노력에 채권단과의 막판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형남순 성정 회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직원분들께 진짜 감사하다.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베풀어주신 은혜에 대해 그 이상의 보답을 할 것"이라며 "모든 분들이 염려해주신 만큼 진심을 다해 최선을 다할 테니 며칠만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막판 협상 결과에 따른 변수가 존재하지만 성정은 5일까지 인수 잔금 약 1000억원을 납입한다는 방침이다. 인수 잔금은 관계인 집회일 기준 5영업일 이전에 납입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이 성공적으로 회생하기 위해서는 채권단과의 협상을 지혜롭게 풀어가야 할 것으로 보고있다. 채권단 동의를 끝내 받지 못할 경우 성정도 인수를 포기하고 계약을 파기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많은 항공사들이 코로나19에 따른 항공기 임차료 지연으로 동시다발적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항공기 임대사들이 이스타항공에만 너무 무리한 잣대를 요구하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 같다. 같은 업계에 몸 담은 이로서 그간 어려움이 많았던 만큼 이스타항공의 회생이 잘 이루어져야 국내 항공 산업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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