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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정체 드러날까…미국 소유권 재판 촉각

'동업자 주장' 클레이먼 유족측 "비트코인 절반 내놔"

2021-11-1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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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암호화폐 비트코인의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의 정체와 관련된 재판이 지난 1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시작돼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폭스비즈니스 등 외신은 2013년 46세로 사망한 미국 컴퓨터 보안 전문가 데이비드 클레이먼 유족 측이 제기한 비트코인 소송이 ‘사토시 나카모토’ 소유 비트코인과 관련됐다고 전했다. 
 
클레이먼 유족들은 이 재판에서 “클레이먼과 호주 출신의 컴퓨터 공학자 크레이그 라이트 등 이들 2명이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을 사용한 비트코인의 공동 창시자”라며 라이트를 상대로 사토시 나카모토의 몫으로 배정된 비트코인 100만 개의 소유권 중 절반을 요구했다. 해당 비트코인은 현재 시가로 약 640억달러(약 75조51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인데, 이 중 320억 달러를 요구한 것이다.
 
클라이먼 유족측은 라이트와 클라이먼 두 사람이 처음부터 비트코인 개발에 관여했고 함께 일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클라이먼이 사망한 후 라이트가 각종 서류를 위조하고 허위 자료를 취합해 두 사람 몫이었던 비트코인을 혼자 몫으로 가로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클라이먼은 뛰어난 컴퓨팅 실력을 보유했다. 다만 블록체인 기업 아바 랩스의 설립자 에민 귄 시러는 “클레이먼이 비트코인을 만들었을 가능성은 있지만, 이를 확실히 할 만한 충분한 정보는 없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라이트는 클레이먼이 자신을 돕긴 했지만 비트코인의 공동 창시자라고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자신이 비트코인의 단독 창시자라고 2016년부터 주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3일(현지시간) “자신이 사토시(혹은 사토시 중 한 명)라고 증명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증거는 사토시가 비트코인을 저장한 디지털 지갑에서 사토시만 아는 비밀번호를 써서 비트코인 일부를 빼내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사토시의 정체는 암호화폐 시장의 최대 미스터리 중 하나였다. 사토시라는 단어는 2008년 10월31일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누군가가 인터넷에 비트코인 시스템을 설명하는 9장짜리 백서를 올리면서 처음 등장했다.
 
주로 인터넷에서 활동하던 사토시는 2014년 뉴스위크가 일본계 미국인 도리언 나카모토가 진짜 사토시라고 지목한 적이 있지만 "나는 도리언 나카모토가 아니다"는 반박문을 올린 뒤 다시 사라졌다.
 
이어 2015년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기즈모도는 익명의 제보를 통해 라이트가 진짜 사토시라고 주장했다. 라이트도 자신이 비트코인의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밝혔지만, 거센 비판에 직면하자 사흘 뒤 사과문을 올리면서 자신의 주장을 철회했고, 이후 본인이 사토시라고 다시 주장하고 있다.
 
이번 법정에서 두 사람이 비트코인을 만들었다는 증거가 공개된다면 사토시의 정체가 드러나게 된다. 라이트는 이번 소송을 통해 사토시라는 것이 입증되면 “110만개의 비트코인 중 절반을 친구인 클라이먼을 기리는 뜻으로 재향군인회에 기부하겠다”고 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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