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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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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연 5.5% 이자 주는 CJ CGV33, 영구채지만 2년후 상환?

2년 넘기면 채권금리 급등…코로나 타격 컸지만 믿을 구석 있다

2021-12-13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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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고금리로 발행된 CJ CGV33 채권이 채권시장에 상장된 후에도 액면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금 당장 시장가로 매수할 경우 연 5.5%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CJ CGV는 지난 8일 제33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채권형 신종자본증권, 이른바 영구채를 발행했다. 
코로나19가 2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CJ CGV의 주력 사업인 영화관 관객이 급감,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받으며 부채비율이 치솟자 자금 수혈에 나선 것이다.  
 
이번에 발행된 채권 총액은 1600억원. 회사 측은 이중 절반을 채무상환자금으로, 나머지 절반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매긴 CJ CGV33 채권의 신용등급은 BBB+, 투자적격에 속하지만 안전하다고는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그래서 금리가 높다. CJ CGV는 33회 채권의 발행금리를 연 5.5%로 제시했다. BBB+급 중에서도 높은 편인데 아무래도 재무상황과 채권만기가 긴 영구채인 점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채권발행일은 2021년 12월8일, 상환기일은 30년 후인 2051년 12월8일이다. 하지만 실제 상환에는 30년이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구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중도상환 조건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CJ CGV33 채권은 발행회사가 원할 경우 콜옵션을 행사해 중도상환할 수 있다. 콜옵션 행사가 가능한 시점은 채권발행일로부터 2년이 되는 2023년 12월8일이다. 이때부터 매 이자지급기일마다 회사가 원할 경우 중도상환이 가능하다. 단 채권 일부가 아닌 전액을 상환해야 한다.  
 
채권금리가 높아 웬만하면 최초 콜옵션 행사 가능일에 채권을 전액 상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만약 상환하지 않는다면 이때부터는 채권금리가 재조정돼 연 5.5%보다 더 오르게 된다.  발행 후 2년이 될 때까지 연 5.5%를 적용하다가 콜옵션 행사가능일 하루 전인 2023년 12월7일의 국고채 2년물 금리에 발행시점의 가산금리(3.745%포인트)와, 여기에 다시 2.0%포인트를 더한 금리로 재조정되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만약 2년 후 국고채 2년물 금리가 1.5%라면 CJ CGV33 채권 표면금리는 이때부터 7.245%로 뛰는 것이다. 게다가 이때부터 표면금리는 매년 0.5%포인트씩 더 높아지게 돼 있다. 
 
그래서 이렇게 비싼 이자를 주면서까지 채권을 갚지 못할 정도로 회사 사정이 악화된 것이 아닌 이상 2년 후엔 콜옵션을 행사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한 것이다. 형식적으로 30년만기 영구채이지만 실질적으로는 2년짜리 채권이라고 여겨도 괜찮다는 뜻이다. 
 
물론 CJ CGV의 재무상황이 지금보다 더 나빠진다면 이런 가정도 빗나갈 수 있다. CJ CGV는 올해까지 4년 연속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3분기말 부채비율은 1332%에 달한다. 그럼에도 최대주주가 CJ이기에 디폴트 위험은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CJ CGV33 채권은 신한금융투자,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SK증권, IBK투자증권이 100억~300억원씩 나눠서 전액 인수했다. 공모 채권처럼 개인에게까지 청약기회가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증권사들이 곧바로 채권을 소매시장에 풀어서 현재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상장 초기 아직 액면가 수준에 시세가 형성돼 있어 채권시장에서 매수하더라도 연 5.5% 금리는 거의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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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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