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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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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장의 시선)이재명의 전두환 재평가, 입 닫은 민주당

2021-12-14 10:42

조회수 : 2,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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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했다. 귀를 의심했다."
"망하는 길로 치닫고 있다."
"이대로면 분명 필패다."
 
문제는 이 같은 지적이 익명을 통해서 이뤄진다는 데 있다. 집권여당이자 제1당의 3선 이상 중진들임에도 공개적으로 말하라는 기자 제안에 이들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는 긴 한숨이 이어졌다. 아무래도 실명 비판은 부담스럽다는 자기고백이었다. 견제와 비판이 사라지면 결과는 독선이다. 
 
그렇게 거함은 침몰한다. 대선·지선·총선 연승으로 파티의 흥에 젖은 사이 누군가는 빙산을 봤음에도 입을 닫는다. 초행길인 선장은 대륙 횡단에 매몰된 까닭에, 차라리 구명보트를 구해 제 살길을 찾는 게 빠르다는 약삭빠른 판단도 있다. 그렇게 뿔뿔이 흩어진 결과, 타이타닉은 차가운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지금 민주당이 처한 상황은 이보다 더 심각했으면 했지, 결코 낫지 않다. 후보는 갈팡질팡 제 맘대로 메시지를 쏟아내는데 말리는 이는 없다. 오히려 침묵으로 방관하고 있다. 애시당초 도움을 주거나 힘을 보탤 마음도 별로 없었다. 원팀으로 묶였던 족쇄도 풀린 마당에 그저 시늉만 내기에도 버겁다. SNS에 후보 글을 공유하면 끝이다. 그렇게 대부분이 뛰질 않는다. 소통 창구는 이미 닫혔다. 
 
후보는 힘겹게 나홀로 뛰지만, 원인을 제대로 짚지 못하니 올바른 처방을 내릴 수 없다. 문제는 수도권인데, 2030인데, 민주당 역대 후보 최초로 대구·경북(TK)에서 마의 30프로 지지율을 획득할 수 있다는 자만에 사로잡혀 전두환 재평가 같은 자기모순적 발언을 쏟아낸다. 비판에는 흑백논리, 진영논리로 바라보지 말라고 맞섰다. 
 
흑백논리와 진영논리를 선봉에서 부추긴 이는 다름아닌 후보 자신이었다. 심지어 "마귀"라는 선악의 이분법적 개념까지 동원하며 정치를 극단적 대결의 장으로 몰아넣었다. 윤석열의 전두환 미화 망언에는 전두환 기념비 밟기로 우월감을 드러냈던 그였다. 그렇게 호남에 공을 들였고 호남을 얻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가치마저 내려놨다. 언제부터 그가 흑묘백묘의 신봉자가 됐는지도 모를 일이다. 변신도 이런 변신이 없다. 민생에는 이념이 없다는 그의 실용주의적 접근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렇다면 대체 전두환이 민생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그는 답해야 한다. 전두환은 가치의 문제이자 역사의 문제다. 
 
그는 오랜 눈치 끝에 조국의 강을 건너려 한다. 민심, 특히 청년세대가 현 정부에 등을 돌리게 된 결정적 계기는 그의 판단처럼 조국의 위선이었다. 때문에 가장 낮은 자세로 사과했지만, 이번에는 조국의 내로남불을 똑같이 따라했다. 반성과 쇄신의 다짐이 그렇게 덧없이 일순간 무채색이 됐다. 
 
어찌 광주를 대하려고, 어찌 5·18 민주영령을 대하려고 그 같은 의도된 발언을 내뱉었는지 그를 붙잡고 묻고 싶다. 윤석열 망언에는 벌떼처럼 들고 일어났던 민주당 169명 의원들이 왜 이번에는 벙어리마냥 입을 다무는지도 따지고 싶다. 역대 최악의 비호감 대선의 공동주연 중 한 명은 바로 이재명, 그다. 그를 살리든 죽이든 함께 해야 할 이들 또한 민주당이다. 지금처럼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마냥 손 놓고 지내기에는 주어진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1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경북 포항시 포스텍에서 열린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추모식에 참석해 동상에 헌화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부장 김기성 kisung01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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