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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훈

(백신주권 원년)②플랫폼도 다양화…개발 속도낸다

'전통 방식' 재조합 넘어 바이러스 벡터 백신도

2022-01-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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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2022년을 코로나19 백신주권 확보를 위한 시발점으로 삼고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이전에는 비주류였던 개발 방식도 연구개발에 활기를 보이고 있다.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이날 기준 9개 업체가 총 11건의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승인받아 진행 중이다.
 
식약처 임상 승인을 받은 곳은 △국제백신연구소(IVI)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셀리드(299660)진원생명과학(011000)제넥신(095700)유바이오로직스(206650) △큐라티스 △HK이노엔(195940)아이진(185490) 등이다.
 
이 중 SK바이오사이언스가 'GBP510'으로 2건과 'NBP2001'로 1건을, 셀리드가 'AdCLD-CoV19'와 'AdCLD-CoV19-1'로 각각 1건씩 임상을 승인받았다.
 
백신 개발 플랫폼으로 나누면 국내 코로나19 백신 임상은 재조합 백신, 바이러스 벡터 백신, DNA 백신, mRNA 백신으로 나뉜다.
 
개발 플랫폼은 백신을 만드는 기반 기술을 일컫는 말로 종류에 따라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이 달라진다. 지금까지 연구된 백신 플랫폼을 보면 △바이러스 유사입자 백신 △불활화 백신 △재조합 백신 △바이러스 벡터 백신 △mRNA 백신 △DNA 백신 등이 있다.
 
국내에선 바이러스유사입자와 불활화를 제외한 플랫폼으로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 종류별로 보면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유바이오로직스, HK이노엔이 재조합 백신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또 셀리드는 바이러스 벡터 백신을 개발하고 있으며 국제백신연구소와 제넥신, 진원생명과학은 DNA 백신 개발사로 이름을 올렸다. mRNA 백신 개발사 중에선 큐라티스가 처음 임상 승인을 받았고 뒤이어 아이진도 mRNA 백신으로 임상 단계에 진입했다.
 
각각의 특성을 보면 재조합 백신은 바이러스 항원 단백질을 유전자재조합 기술로 만들어 투여하는 방식이다. B형 간염, 자궁경부암 백신 등 기존 백신에 오랜 기간 쓰여 비교적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에선 노바백스가 재조합 백신으로 각국 허가를 앞두고 있다.
 
바이러스 벡터 백신은 바이러스 항원 유전자를 다른 바이러스에 넣어 투여하는 개념으로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백신이 이에 해당한다.
 
DNA 백신은 바이러스 항원을 발현시킬 수 있는 DNA를 체내에 투여하는 원리다. 전 세계적으로 이노에서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이 유일한 허가 제품이다.
 
화이자-바이오앤테크, 모더나로 유명한 mRNA 플랫폼은 바이러스 항원 유전자를 리보핵산(RNA) 형태로 투여하는 백신을 말한다.
 
자료/식약처
특히 mRNA 백신 개발에선 국내 업체들이 비교적 늦은 출발에도 약진을 기대하고 있다. 1호 mRNA 백신 임상 승인을 받은 큐라티스는 자사 백신 'QTP104'가 기존 mRNA 백신보다 항원 단백질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큐라티스 관계자는 "QTP104는 기존 mRNA 백신과 마찬가지로 항원의 유전 물질을 주입해 인체가 항원 단백질을 생산하고 이에 따른 항체 형성을 유도하지만, repRNA에 자가 증폭(Self-amplifying)에 관여하는 복제 유전자(replicase)가 삽입돼 항원 단백질을 기존 mRNA보다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기존 mRNA 백신처럼 여러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으면서 더 적은 양으로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고 폴리에틸렌 글라이코(PEG, mRNA 백신 원료로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하면 다시 mRNA 백신을 맞기 어렵다고 알려졌다) 성분을 사용하지 않아 관련 알레르기 부작용이 없다는 게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아이진은 지난해 12월 오미크론에 대응할 수 있는 mRNA 백신 개발에 착수했으며 여러 기업이 참여한 mRNA 백신 개발 컨소시엄은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기반 기술이 폭넓어진 만큼 각각의 백신별 용도도 다양해질 전망이다. 제넥신이 개발 중인 DNA 백신이 대표적이다.
 
제넥신은 지난해 8월30일 자사 백신 'GX-19N'의 글로벌 임상 2/3상 접종 대상을 건강한 성인에서 백신 접종 이력이 있는 성인으로 변경하고 부스터샷으로 사용했을 때 방어효능을 검증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전까지 진행한 임상이 기본접종을 위한 시험이었다면 앞으로는 추가접종에 쓰일 백신으로 초점을 맞추겠다는 복안이다.
 
제넥신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와 아르헨티나 당국의 임상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정 백신 접종 이후 사용할 부스터샷 용도로 못을 박은 것은 아니지만 추가접종이 가장 필요하다가 판단되는 시노백과 시노팜 접종자를 우선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원생명과학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승인을 통해 자사 DNA 백신 'GLS-5310'을 부스터샷으로 활용하기 위한 길은 열어둔 상태다. 진원생명과학은 기존에 진행하던 임상과 병행하면서 기본접종과 부스터샷 개발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국내에선 임상 2a상에 진입해 피험자 모집 단계에 있다"라며 "미국 임상 연구와 병행하 기본접종과 부스터샷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 모두 검증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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