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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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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장의 시선)이재명 최악의 시나리오는 '안풍'

2022-01-04 14:10

조회수 :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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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졸전에 일찌감치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였던 대선이 '안철수'라는 상수를 맞이했다. 자칫 '안풍'이라는 바람이 대선의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고 본선을 일 대 일 구도로 이끌 경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이재명 민주당 후보 측을 엄습했다. 축배는 여전히 이르다. 
 
물론, 아직은 관망세가 뚜렷하다. 이재명 후보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한 관계자는 4일 "안철수 후보가 가장 큰 변수로 등장한 것은 분명 맞다"면서도 양당제의 현실과 후보 단일화까지의 지난한 협상과정 등을 감안할 때 "현실화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또 막상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꺾고 단일화 후보로 나선다고 해도 후보 역량과 자질, 정책 등에서 이재명 후보가 제압 가능하다고 낙관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4일 경기 광명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취재 범위를 넓혀 이 후보 측근그룹이 아닌 민주당 전체 의원들로 돌리자, 염려가 쏟아졌다. 2002년 16대 대선 당시 '노풍'을 곁에서 지켜봤던 한 중진 의원은 "선거에서 가장 무서운 건 바람"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바람은 제기된 모든 이슈들을 덮는다. 전선의 의미가 없어진다"며 "안철수라는 군소 후보가 제1야당 윤석열 후보를 꺾고 본선에 단일후보로 선다는 자체가 바람을 탔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경우 대선 국면이 어디로 흐를지 알 수 없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2030 청년세대를 주목했다. 당내 전략통인 이 의원은 "2030은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 중 하나"라며 "지금은 우리 후보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재명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윤석열이 더 싫기 때문이다. 이는 2030 마음이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도긴개긴인 도덕성에서 안 후보에게 우위를 내줄 수도 있다. 과거 민주당의 집토끼와도 같았던 2030은 조국 사태 등 여권의 잇단 내로남불로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에 철퇴를 내렸다. 이준석 돌풍을 견인하며, '전당대회=조직싸움'이라는 기존 여의도 문법을 무참히 깬 것도 이들 2030이었다. 이들은 또 민주당 경선 대신 국민의힘 경선에 끼어들어 '무야홍' 바람을 일으켰다.  
 
몇몇 다른 의원들도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한 번 바람이 불면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하게 돼, 손 쓸 틈도 없이 승패가 갈렸다는 사례를 과거 2002년 민주당 경선에서 찾았다. 당시 변변한 세력 하나 없었던 노무현 후보가 동교동계가 전폭 지지했던 이인제 대세론을 꺾을 수 있었던 것도 결국 바람, '노풍'이었다. 지역 순회로 진행됐던 경선에서 노풍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자 2030이 자발적으로 노 후보 지지에 나섰다. 안 후보가 모두가 질 것 같았던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제1야당이 뒷받침하는 윤 후보를 꺾을 경우, 그 자체가 바람이 되고 이는 본선에서 태풍으로 발달할 수 있다는 염려가 그래서 나온다. 
 
이와 관련해 재미있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JTBC가 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이달 1~2일 만 18세 이상 성인 1012명에게 '윤석열·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를 가정한다면 누가 더 적합한가'를 묻자, 응답자의 41.1%가 안 후보를 꼽았다. 윤 후보를 택한 응답자는 30.6%에 그쳤다. 오차범위 밖의 결과다. 다만, 단일화에 찬성하는 응답자와 정권교체를 원하는 응답자로 범위를 좁히면 윤 후보가 안 후보보다 높은 지지를 받았다. 결국 대선까지 60여일 밖에 남지 않은 촉박한 사정을 고려할 때 단일화가 진행된다면 방법은 여론조사일 수밖에 없다. 그 대상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지지층, 또는 정권교체 지지층으로 국한하느냐를 놓고 양측이 치열한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으로서는 서둘러 축배를 들 경우 독배가 될 수도 있다. 공교롭게도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경고한 것처럼 지금은 "후보나 선대위 모두 별다른 큰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할 때"다. 항상 문제는 '입'에서 비롯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4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에 신년 인사차 방문해 김호일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부장 김기성 kisung01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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