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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훈

"미국 잡아라"…배터리 3사 현지 거점 구축 본격화

미국 전기차 시장 개화 단계…시장 선점 '전력투구'

2022-01-0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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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국내 배터리 3사의 미국 생산거점 구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의 전기차 시장이 유럽, 중국 등과 달리 이제 막 걸음마를 떼고 있어서다. 바이든 정부도 2%대에 머물고 있는 전기차 판매 비중을 2030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국내 배터리 3사의 미국 진출 보폭도 한층 빨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설립한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미국 미시간주 제3공장 건립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시간 정부도 얼티엄셀즈에 향후 20년간 세금과 전기요금 등을 면제해주는 내용의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미시간 법인에 6억8100만달러(약 7881억원)를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법인은 LG에너지솔루션의 출자와 같은 규모의 차입을 통해 총 1조5762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는 얼티엄셀즈가 제3공장에 투자하기로 한 금액의 절반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미국 오하이오주에 설립 중인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 공장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에서 미국 미시간주에 5GWh 규모의 공장을 독자 운영하고 있으며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에서도 각각 35GWh 규모의 얼티엄셀즈 합작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텔란티스와의 40GWh 규모의 합작 공장 계획을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2025년 미국 내 생산능력은 얼티엄셀즈 80GWh, 미시간주 공장 25GWh 등 총 160GWh 수준으로 확대된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22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1·2공장을 건설 중이다. 1공장과 2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각각 폭스바겐과 포드에 공급된다. 특히 SK온 조지아 1공장은 올해 1분기 가동에 들어간다. 올해 2공장까지 완공되면 총 21.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게 된다. 이는 60kWh(킬로와트시)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약 36만 대에 들어갈 수 있는 양이다.
 
삼성SDI(006400)도 지난해 10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한 미국 진출을 공식화했다. 합작법인은 2025년 상반기부터 연산 23GWh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셀과 모듈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향후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40GWh까지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자료/SK증권
 
지난해 기준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은 중국과 유럽이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10% 이하의 점유율로 세계 3위에 머물렀다. 테슬라와 같은 전기차 1위 기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 시절 연비 기준을 오히려 완화하면서 내연차 점유율이 유지됐고 배터리, 소재 등 전기차 산업 성장이 경쟁국가들에 비해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전기차용 배터리 상용화가 가능한 미국 배터리기업은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국내 배터리 3사의 시장 선점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바이든 정부가 자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면서 현지 직원을 고용해 미국 내에서 만들어야지만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국내 배터리사들의 진출도 빨라지고 있다"며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이 유럽과 보합세를 보이고 내년에는 유럽을 뛰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연구기관들이 내놓는 전기차 관련 시장 전망치는 지속 갱신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EV볼륨스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전세계 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491만대를 넘어섰으며 연간 판매량 역시 기존 예상치였던 480만대를 대폭 넘어선 630만대로 추산된다. SNE리서치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2025년 22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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