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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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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부동산펀드, 자산매각 본격화…'이게 최선인가요?'

하나대체운용, 미국 오피스 처분…지금 사도 이익 수익증권은

2022-01-10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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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국내 운용사들이 공모펀드를 조성해 투자했던 해외 오피스 매각을 본격화하고 있다. 투자기간에 비해 매각 차익이 크지 않고 일부 건에서는 손실도 발생해 투자자들의 실망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지난달 20일 수시공시를 통해 하나대체투자 미국LA부동산투자신탁1호(이하 하나대체LA 펀드)가 투자한 자산의 매매계약이 종결된 사실을 알렸다.
 
하나대체미국LA 펀드는 지난 2017년 11월17일 부동산펀드를 설정하고 부동산담보대출을 보태 미국 LA카운티의 중심부이자 헐리우드 영화와 TV쇼, 음반 등을 제작하는 미디어 산업의 중심에 위치한 드림웍스HQ 오피스 6개동을 인수했다. 현재 이 오피스를 DWA홀딩스가 빌려 쓰고 있다. 임대차 계약기간도 2035년 2월까지로 상당히 길게 남아 있다. 
 
하나대체LA 펀드는 원래 2024년 11월17일까지 7년 운용을 예정했던 상품이지만 운용사가 목표한 투자기간은 5년으로 지난해 봄부터 조기매각을 추진했다. 특히 임대차 기간 중 코로나 사태가 발발했음에도 오히려 콘텐츠 산업은 각광을 받아 조기매각이 수월했던 것으로 보인다. 
 
공시에는 매수인은 브룩스필드에셋매니지먼트, 계약금액은 3억2650만달러라고 밝혔다. 운용사가 이 돈을 받아 대출을 상환하고 각종 보수와 수수료 등을 공제하고 세금도 낸 다음에 최종적으로 투자자에게 돌려주려면 1년여의 시간이 더 소요된다. 따라서 계약금액만 놓고 최초 투자자가 얼마를 돌려받을 수 있을지 아직은 정확히 알 수 없다. 또한 하나대체미국LA 펀드는 자산 절반을 환헤지해 매각대금 환전 시기에 따라 최종 환급액이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이 펀드의 투자설명서에는 ‘3689억원에 매각한다면 이익이나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내용이 있고, 현재 원달러 환율이 환헤지한 1116.6원보다 높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조금이라도 이익이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대체투자미국LA부동산펀드가 최근 매각한 미국 LA 소재 드림웍스 오피스 전경 <사진/ 투자설명서>
 
 
하나대체운용은 또 다른 해외부동산펀드인 하나대체투자나사부동산투자신탁1호(이하 하나대체나사 펀드)의 보유자산 매각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대체나사 펀드는 하나대체LA 펀드보다 이른 2017년 3월30일에 설정된 상품으로, 미국 연방정부 기관들이 모여 있는 워싱턴DC 사우스웨스트 소재 오피스 빌딩을 소유하고 있다. 이 건물을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임차해 나사 펀드로 불린다. 
 
매입자금은 공모펀드에서 1551억원. 한국투자증권 사모펀드로 263억원, 부동산담보대출 2596억원 등 총 4410억원이다. 임차인이 정부기관이어서 안정적인 반면 임대차 계약기간 종료일은 2028년 8월3일로 미국LA 펀드보다는 짧다. 
 
두 펀드의 투자자산 소재지가 미국의 동부와 서부라는 지역적 차이가 있으나 미국 오피스 시장의 온도차가 큰 것은 아니어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하나대체운용은 나사 오피스 매각을 위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를 자문사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하나대체LA 펀드가 자산 매각 사실을 공시한 뒤로 하나대체나사 펀드의 수익증권 시세도 조금씩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수익증권은 펀드(신탁계약)의 수익권을 표시한 증서로, 중도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 부동산펀드도 수익증권 시장에 상장되면 HTS나 MTS로 거래할 수 있다. 
 
7일 수익증권 시장에서 하나대체LA 펀드의 수익증권 ‘하나대체미국LA부동산’은 최초 기준가과 동일한 1000원을 기록했지만, 하나대체나사부동산은 기준가(1049.76)보다 낮은 882원으로 마감했다. 
 
두 펀드 모두 매각대금이 아직 기준가에 반영된 것이 아니므로 실제 가치는 현재 기준가보다 조금 높겠지만 매각 차익은 크지 않아 투자자들의 실망을 사고 있다. 특히 호주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손실이 발생해 체면을 구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선례가 있어 해외부동산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24일 미래에셋맵스호주부동산투자신탁2호의 이익금분배 소식을 알렸다. 자산매각 후 펀드를 청산하기 전에 투자금을 돌려주는 절차인데, 최종 예상 배당액이 펀드 기준가(1000원)보다 적은 961.75원에 그쳐 수익은커녕 손실을 안겨주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 상품 외에도 하나대체운용과 비슷한 시기에 설정한 다른 해외부동산 펀드들의 자산도 매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 펀드 중에는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9-2(2016년 9월28일 설정)와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11(2017년 7월10일 설정) 펀드가 5년을 넘겼거나 5년차에 들어간다. 
 
미래에셋은 지난해말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9-2 펀드가 보유 중인 미국 댈러스 소재 오피스 자산을 재평가해 기준가를 조정했다. 기존 2억9824만달러였던 가치는 재평가 후 3억889만달러로 1.74% 상승했고 펀드의 순자산가치도 전년 대비 3.57% 상승해 호주 부동산 실패를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월6일 현재 이 펀드의 기준가는 1260.08원, 수익증권 ‘맵스미국9-2호’ 시세는 1115원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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