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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정몽규 회장 사퇴에…"해결이 먼저" 실망 넘어 분노

아이파크 예비입주자 "회피성…모든 책임진 이후 사퇴해야"

2022-01-1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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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화정동 아이파크 예비입주자대표회의·비상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최근 발생한 두 건의 붕괴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정 회장의 사퇴에도 예비입주자를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한 반응은 냉담했다.
 
이승엽 화정동 아이파크 예비입주자 대표는 17일 광주 붕괴 사고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몽규 회장 사퇴는 오는 27일 시행 예정된 중대재해처벌법의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려는 꼼수라고 보여진다"며 "모든 법률상, 경영상 책임을 진 이후에 사퇴해야 하는 것이 응당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현대산업개발이 한 일이라고는 사고 발생 직후 공사 기한을 독촉하지 않았다는 회피성 해명과 함께 우리나라 최대 로펌인 김앤장을 선임한 일뿐"이라며 "시공 계약 수주를 앞둔 전국의 재개발·재건축 단지에 '진심의 사죄' 의사를 담은 플랜카드를 거는 일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합당한 보상안을 마련 후 책임지고 시행하라"고 덧붙였다.
 
카카오톡 오픈채팅 등 온라인 커뮤니티 반응도 냉담했다. 한 누리꾼은 "안전점검에 문제가 있다면 계약해지는 물론 아파트 완전 철거와 재시공을 한다는 건 말장난"이라며 꼬집었다.
 
다른 누리꾼은 "모든 입주자 의견은 전면 철거 후 재시공인데 현대산업개발이 그렇게 해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에 자리한 아파트 신축현장서 외벽 구조물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김현진 기자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피해자 가족들 반응도 비슷했다.
 
정몽규 회장의 기자 간담회를 지켜본 후 피해자 가족 협의회 대표는 "사과를 할 거면 사고 현장에 와서 이야기해야지 고개를 몇번 숙이는 건 쇼에 불과하다"며 "물러날 게 아니라 실질적 사태 해결이 대한 책임을 진 뒤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학동 참사 때에도 고개를 숙였으나 그때와 달라진 모습은 없었다”며 “사퇴 뒤 다른 사람을 세운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고 어디선가 또 다른 피해를 양산하며 물러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가족 협의회는 정 회장의 사퇴 발표 후 성명문을 내고 구조와 수색 작업에서 현대산업개발을 배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가족 협의회는 성명문에서 “시공 중 사고를 낸 살인자에게 피해자의 치료를 맡기는 격”이라며 “구조작업에 필요한 인력과 장비 투입을 망설이고 있는 만큼 구조작전에서 현대산업개발을 배제하고 정부 차원에서 전문가 TF를 구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광주 각계에서도 정 회장 사퇴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퇴가 능사도 아니고 책임지도 모습도 아니다"며 "사고 수습 전면에 나서 책임 있는 조치를 확실하게 이행하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도 성명을 내고 "사고 현장을 어떻게 수습하겠다는 구체적인 대책은 전혀 없없다"며 "사퇴가 아니라 실종자 수색과 피해자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책임지고 마련하는 것이 순서"라고 비판했다. 
 
정 회장은 이날 오전  용산 사옥 대회의실에서 입장 발표를 진행하며 회장직 사퇴를 발표했다.
 
한편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쯤 화정아이파크 2단지 아파트 한 개 동 23∼38층 외벽과 내부 구조물 일부가 무너져 내리면서 발생했다.공사 작업자 6명이 실종됐고 1명은 다쳤다.
 
실종자 중 1명은 수색 4일 차인 14일 지하 1층에서 사망한 상태로 수습됐으며 남은 5명을 찾기 위한 수색이 진행 중이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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