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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정치적 고향'서 오열한 이재명 "가족 상처 그만 헤집으라"(종합)

어린시절 살던 성남 상대원시장 찾아 '형수 욕설' 해명…지지자들도 '눈물바다'

2022-01-2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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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형수 욕설에 대해 또 다시 해명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 과정에서 5차례나 "욕설해서 죄송하다"고 반복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 후보는 "가족들의 아픈 상처를 그만 헤집어 달라"고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는지 이 후보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한동안 눈물을 닦았다. 
 
이 후보는 24일 오후 성남 상대원시장에서 즉흥연설에 들어서자 "저희 가족이 이 공간에서 생계를 유지하고 함께 살았다"며 "이 곳에 오니까 갑자기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1976년 2월경 성남 성대원시장으로 이사를 왔다. 이 후보의 아버지는 시장에서 청소 노동자로 일했고, 어머니와 여동생은 화장실에서 일했다. 이 후보 역시 어린 나이에 인근 공장에서 일하며 온 가족이 노동자로 생활했다. 
 
이 후보는 어머니를 언급하는 대목에서 목소리가 갈라지고, 눈물을 훔치는 일이 많아졌다. 그는 "저에게는 어머니는 하늘"이라며 "저를 낳아주셨고 저를 길러주셨고, 언제나 저를 믿고 저의 어떤 결정도 다 지지해준 분"이라고 했다. 이 후보의 어머니 사랑은 대단하다. 이 후보는 2017년 1월 상대원시장에 위치한 오리엔트 시계공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할 때도 어머니와 함께 했다. 이 후보는 기자들 앞에서 "지금은 또 자식들 문제로 힘들어하신다"며 "어머니, 삐뚤어지지 않고 바르게 키워주신 어머니, 자랑스럽다. 사랑한다"고 애정을 한껏 드러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어머니가 자식들 문제로 힘들어진 시기가 '성남시장' 당선 이후라고 설명했다. 형 재선씨는 시정에 개입하며 이권을 챙기려 했고, 이 후보가 이를 막으면서 형제 간의 갈등이 격화됐다고 했다. 이 후보는 재선씨의 연락도 일체 피했다.
 
그러자 재선씨는 어머니에게 이 후보와 연락을 닿게 해주지 않으면 집에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하기에 이르렀다. 어머니에게 위해를 가하는 상황이 오자 이 후보는 재선씨에게 직접 통화를 하며 싸웠다. 그 과정에서 이 후보는 욕설을 했다. 다만, 이 후보는 문제가 된 패륜적 욕설은 재선씨의 발언을 인용했을 뿐 직접 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는 "(제가)어머니의 어디를 어떻게 하다니요"라고 되물으며 "제가 화가 나서 (형에게)전화를 했다. '왜 그런 말을 했냐', '자식이 어떻게 그럴 수 있냐', '어떻게 불을 지른다고 협박을 하냐'"고 말했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 후보의 눈가는 눈물로 범벅이 되었고 빨갛게 충혈됐다. 이어 "그래서 제가 욕을 했다"며 "공직자로서 욕하지 말고 끝까지 참았어야 했다"고 사과했다. 이 후보는 욕설한 부분에 대해서만 "죄송하다"고 모두 5차례 사과를 했다. 
 
평소 냉철하고 논리적으로 말하던 이 후보가 목소리가 갈라지고, 소리없이 눈물을 삼키며 괴로워하자 지지자들과 시민들은 "힘내라", "울지말라"고 다독였다. 일부 시민들은 이 후보와 함께 눈물을 흘리면서 깊게 공감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후보는 "잘못했다. 이제 이런 문제로 가족들의 아픈 상처를 그만 헤집어달라"고 부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성남, 민심속으로! 행사에서 시민들과 만나 연설 중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는 앞서 이날 오전 경기 용인시 포은아트홀에서 경기도 공약을 발표하기 전 "국민의 '내로남불'이란 이름의 질책이 틀린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사죄와 새해인사를 담은 큰절을 올리겠다고 했다. 그는 큰절의 의미에 대해서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정치로 보답드리겠다는 각오를 표현한다"고 했다. 이 말을 마친 뒤 이 후보는 기자회견장에 미리 놓여져 있던 공약 발표 패널들을 치운 뒤, 의원들과 함께 바닥에 엎드려 큰절을 했다. 
 
이 후보의 진정성은 측근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후보의 최측근 인사들로 구성된 이른바 '7인회'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정부에서 우리 7명은 국민의 선택이 없는 임명직을 일체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이 후보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소위 7인회라고 불리는 저희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당내에서 일고 있는 86용퇴론(80년대학번·60년대생)을 비롯한 쇄신 기류에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 후보는 이들의 결단에 "특정 정치인의 진퇴에 관련된 문제는 제가 말을 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안타깝지만 조금이나마 반성하고 새로운 각오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7인회는 정성호·김영진·김병욱·문진석·임종성·김남국 의원, 이규민 전 의원 등을 일컫는다. 이들은 지난해 민주당 경선 전부터 이 후보 지지를 표명했으며 별도의 메신저 채팅방을 이용해 소통했다. 특히 정성호·김영진·김병욱 의원은 2017년 민주당 경선에서도 이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친이재명계 핵심으로 분류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전 경기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경기도 정책 공약 발표에 앞서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큰절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경기=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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