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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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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석 가리기' 시작됐다…양극화 깊어지는 청약 시장

수도권 미분양 속출…서울도 1순위 미달 나와

2022-03-09 08:00

조회수 : 6,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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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전국 분양단지 곳곳에서 미분양이 나타나며 흥행 가도를 달리던 청약시장의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주춤해지자 수요자들이 '묻지마 청약'에 나서기 보다 가격, 입지 등을 따져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분양 계획 물량이 40만여가구에 이르면서 청약시장의 양극화는 심화될 전망이다.
 
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DL건설이 경기도 안성시 당왕동에서 지난 2~4일 공급한 'e편한세상 안성 그랑루체'가 6개 주택형 중 4개형 미달로 청약을 마감했다. 특별공급을 제외한 1274가구 모집 중 1001명이 몰리면서 356가구가 미분양됐다.
 
최근 수도권에서 청약 미달 사례는 계속 나오고 있다. 양주시 백석읍 일대의 '신양주 모아엘가 니케'는 지난 2~3일 실시한 청약에서 491가구 모집에 183가구가 미분양됐으며, 지난달 평택시 헌덕면의 '평택화양 휴먼빌 퍼스트시티'도 1136가구 청약에서 241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서울에서도 1년 반만에 1순위 청약 미달 단지가 나왔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들어서는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지난 2일 진행한 1순위 해당지역 청약에서 22개 주택형 중 6개형이 미달됐다. 1순위 기타지역에서도 모집가구를 못 채운 주택형은 2순위에서 간신히 미분양을 면했다. 이전 서울 분양단지 중 1순위 해당지역 미달은 지난 2020년 9월 '장안동 에스아이팰리스'가 마지막이었다.
 
청약시장 분위기 변화는 매매가격 둔화세 영향으로 풀이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집값 상승장에 대한 기대감이 심리적으로 작용해 청약 열기가 뜨거웠지만 선거를 앞두고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는 상황"이라며 "청약 여부를 신중하게 선택하는 경향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방은 공급이 많았던 곳 중심으로 주춤하고 있다"며 "분양이 쉬지 않고 이어졌던 곳이나 인구가 많지 않은 중소도시에서는 신규 수요가 유입되지 않는 한 청약 경쟁률은 약해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최근 2~3년간 공급이 지속됐던 대구에서는 상급지에서도 미달 현상이 빚어졌다. 동부건설이 지난 2~4일 수성구 파동 일대에 공급한 '수성 센트레빌 어반포레' 청약에서 특별공급을 뺀 308가구 모집에 33명이 신청해 275가구가 미분양됐다. 수성구는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곳이지만 파동은 비교적 외곽지인 데다 인근 구축 대비 1억원 가량 비싼 분양가가 흥행실패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분위기에 일각에선 미분양 확대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공급 예정인 전국 민영아파트는 총 41만8351가구에 이른다. 최근 5년간 분양된 평균치(26만6506가구) 대비 57% 증가한 양이다. 옥석 가리기가 시작된 청약시장에서 공급물량이 늘어날 시 미분양 단지는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시장의 판도는 선거 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권 팀장은 "이른바 '알짜 단지'의 분양 일정이 선거 이후로 잡혀 있고, 예비 청약자들이 이쪽으로 몰리면 시장 분위기는 충분히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통상 전년도 확정 공급물량에 비해 계획 물량이 많이 잡히지만 지난해와 다른 점은 청약 과열 현상이 점점 식어 시장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과열 국면에서는 거주 관점이 아닌 시세차익 기대감에 따른 묻지마 청약이 과도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입지가 안 좋거나, 분양가가 비싸거나, 나홀로 아파트 등 매력도가 떨어지는 곳이 소비자의 선택을 못 받는 것은 당연하다"며 "앞으로 인기단지의 청약 경쟁률은 높고, 비인기 단지는 낮거나 미달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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