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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가 온다③)전망은 달라도…"재정 구조조정·기술 혁신 절실"

스태그플레이션 놓고 전문가, 이미 진행 중 VS 아직 아냐

2022-03-10 18:10

조회수 : 4,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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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놓고 국내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진행 중”이라는 입장과 “아직 아니다”라는 견해로 조금씩 다른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각종 경제 지표상 ‘스태그플레이션 흐름’으로 가고 있다는 전망에서는 부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과감한 재정지출의 구조조정, 근본적인 기술 혁신 도모 등을 통한 경제 정책 전반에 걸친 전면적 개혁이 요구됐다.
 
10일 <뉴스토마토>가 경제전문가 5인을 대상으로 ‘국내 스태그플레이션 도래 여부 및 진단’을 문의한 결과 경기 둔화 시계가 빨라지는 만큼, 새 정부의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는데 입을 모았다.
 
10일 <뉴스토마토>가 경제전문가 5인을 대상으로 ‘국내 스태그플레이션 도래 여부 및 진단’을 문의한 결과 경기 둔화 시계가 빨라지는 만큼, 새 정부의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는데 입을 모았다. 경제 전문가 5인의 국내 스태그플레이션 도래 여부 및 진단 조언. (자료-뉴스토마토)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내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은 이미 진행 중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공급 충격에 의한 물가 상승과 경기 부진이 함께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태그플레이션적 현상에 인플레이션적 요소가 추가돼 있는 형국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유동성이 많이 확대되면서 물가 상승이 이뤄진 상태"라며 "글로벌 공급망 교란 등이 국내 비용 부담을 높이고 있고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과 우크라이나 사태도 겹쳐 추가적 비용 충격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현 상황을 아직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정의 내릴 수는 없다. 다만 스태그플레이션 흐름으로 가고 있는 것은 맞는 것 같다"며 "아직 경제 저성장 상태로 볼 수는 없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변수 등으로 인해 성장세가 꺾이는 것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코로나 국면 속 재정적 확장이 이뤄지고 있어 경기가 오일 쇼크가 발생했던 1970년대처럼 죽는 흐름이 될 것 같지는 않다"며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물가 상승과 미국의 테이퍼링이 겹쳐 경제 침체가 심화한다면 스태그플레이션이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스태그플레이션 여부를 떠나 현재 고물가 흐름이 지속되고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 가격 폭등까지 더해진 엄중한 상황임에도 이에 대한 뾰족한 대처 방안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돈을 푸는 재정 당국과 금리를 높이는 중앙은행의 정책 엇박자로 추가 물가 상승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은 한층 커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양 교수는 "통화 당국이 국민들에게 유동성을 관리하겠다는 시그널을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며 "재정지출의 구조조정도 필요한 시기다. 효과가 없는 방만한 분야, 생산성이 떨어지는 분야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정리해 총수요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태윤 교수는 "사실 스태그플레이션은 대응이 상당히 어렵다"면서도 "인플레이션적인 요소가 추가로 발생하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테면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유동성을 회수해 수요를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정부도 국가 신인도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채권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는 대규모 국채 발행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며 "아울러 최근 에너지 가격 인상에 따른 유류세 인하를 시행했는데 이 같은 조치는 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나 중앙은행이 각자의 입장에서 수출 회복 등 단편적 이유로 스태그플레이션 여부를 판단하고 있는데 좀 더 종합적인 시각에서의 사안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1970년대 원유 파동으로 빚어진 스태그플레이션도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중앙은행이 석유 위기에 대해 피상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이 당시의 실패를 교훈으로 삼는 것에 답이 있다고 본다. 당시 위기 이후 주요 선진국들은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생산 비용을 낮추기 위한 기술 혁신에 들어간 바 있다"며 "우리도 정보통신기술(ICT) 혁신을 가속화해 전반적인 산업의 내성을 키우고, 천연가스, 풍력 등 다양한 대체 에너지 개발을 통한 에너지 자립에 나서야 경제 둔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0일 <뉴스토마토>가 경제전문가 5인을 대상으로 ‘국내 스태그플레이션 도래 여부 및 진단’을 문의한 결과 경기 둔화 시계가 빨라지는 만큼, 새 정부의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는데 입을 모았다. 사진은 한 은행 관계자가 원화를 들어 보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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