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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시론)'찐 엘리트주의' 올드보이들의 귀환

2022-04-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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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내각이 슬슬 모양을 내보이고, 6월 1일 예정된 지방선거에 나설 국민의 힘 선수들의 명단이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을 공통적으로 아우르는 한 마디는 ‘올드보이들의 귀환’이 아닐까.
 
우선 윤석열 당선자는 1949년생인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새 정부의 초대 총리 후보자로 내세웠는데, 그는 현재 나이 73세의 고령이고 이미 10여 년 전에 공직에서 물러났던 인물로서 너무 올드하다는 평을 피하기 어렵다.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제8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엘리트 관료의 길을 걸었던 총리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때 FTA 교섭을 잘 했다는 말을 듣지만, 저축은행들로 하여금 무분별하게 기업에 대출을 하게 해줌으로써 부실을 야기해 결국 2011년 저축은행 사태를 야기했고, BIS 비율이 8% 이하로 떨어지면 외국계 산업자본이 국내 은행을 인수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을 이용하여 70조의 자산 가치를 가지는 외환은행을 1조 몇 천억이라는 헐값에 외국계 산업자본 론스타의 먹이로 던져준 사람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게다가 그는, ‘김앤장에 있었어도 론스타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하였지만, 론스타 법률대리인 ‘김앤장’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때 그는 바로 그 ‘김앤장’에 근무하면서 1억 5천만원을 받았다는 것이고, 그 이후에도 공직에서 물러날 때마다 ‘김앤장’에 의탁하여 막강 실세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현재까지 총 20억 상당의 금원을 지급받기를 반복해 왔다.
 
“당시 고문으로서 한 역할이 정확히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앤장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외국의 큰 회사들에 대한민국 기업 환경 등을 설명하고, 투자를 설득하는 일을 변호사들과 같이 했다”고 설명했는데, 이런 설명이 바로 후보자가 ‘김앤장’에서 근무할 당시 론스타 대리인으로서 어떤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가사 그렇지 않다면 변호사도 아닌 그는, 그렇게 큰 돈을 받으면서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그런 종류의 큰 건에서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왜 그렇게 큰 돈을 김앤장으로부터 받았는지 설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 
 
이외에 차기 경제부총리로 추경호 국민의 힘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데, 문제는 이 추경호 의원 역시 당시 론스타 사태 및 그 후 론스타의 소송(중재요청)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1996년 재정경제원 경제정책국 종합정책과 서기관에 몸담았다가 그 뒤 세계은행 시니어 이코노미스트 파견직을 거쳐 2002년 다시 재정경제부로 돌아와 기획관리실에서 근무하였고, 이후 금융정책국 은행제도과장과 금융정책과장 등 금융분야 핵심보직을 섭렵하면서 역시 론스타 사태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특히 그는, 론스타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5조 이상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이에 대한 대응 총괄을 맡았었는데, “산업자본은 은행을 인수할 수 없다는 국내법에 위반하여, 론스타가 외한은행을 인수했으므로 론스타의 중재 청구는 ‘각하’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할 수 있음에도 그런 주장을 하지 않고 오히려 소송을 10년 이상 끌게 만든 장본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런 그가 또 다시 한덕수 후보자와 발맞추어 경제부총리로 돌아온다니 이 역시 올드 보이 귀환 2가 아닐 수 없다.
 
이외에도 18대 총선에서 서울 마포을에 출마해 당선됐지만, 여자 대학생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여성 아나운서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 줄 생각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함으로써 2010년 9월 한나라당(국민의힘)에서 제명·출당 처분을 받았던 강용석 변호사 역시 국민의 힘에 복당 신청을 내고 경기도 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으며, 
 
2016년 8월 당시 새누리당 대표로 선출되면서 최초의 호남 출신 새누리당 대표가 되었지만, 박근혜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 재임 당시인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직후 KBS가 해경 등 정부 대처와 구조 활동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뉴스를 다루자 당시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뉴스 편집에서 빼달라" 등을 요청하며 편집 등 보도에 개입한 혐의(방송법 위반)를 받아  방송법 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고 21대 선거에서 낙선했던 이정현 전 의원 역시 전남지사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공정, 상식, 합리’를 기치로 내걸고 20대 대통령에 당선된 윤석열 당선자가 대선에서 승리함으로써 이들  ‘찐 엘리트주의 성향’을 가진 인물들이 대거 정치판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문재인 정부에서 제대로 된 개혁을 하지 못하고 180석을 몰아준 국민들을 실망시켜 정권 교체를 이루게 만든 대가가 ‘대한민국을 최소 10년 전으로 다시 회귀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노영희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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