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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진

한동훈 인사청문회, 여야 ‘자료제출·검수완박’ 공방

여야 극한 대립…한 때 고성도

2022-05-09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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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여야가 한 후보자의 자료제출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를 둘러싸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한 후보자는 9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이 원하는 진정한 검찰개혁은 실력 있는 검찰이 권력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부정부패를 단죄하는 것”이라며 “’최근 검수완박’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을 앞두고 있어 국민적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검수완박에 대한 반대 의사를 재차 밝힌 한 후보자는 “검수완박 법안이 부패한 정치인과 공직자의 처벌을 어렵게 하고, 그 과정에서 국민이 보게 될 피해는 너무나 명확하다”고 말했다. 또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 위원님들의 질문에 솔직하게 답변드리고, 법무부와 검찰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제 소신도 성심성의껏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선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후보자의 모두발언 이후 여야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자료제출’ 여부를 둘러싸고 논쟁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한 후보자에게 자료 제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압박에 나섰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김오수 전 검찰총장의 전례를 들며 일반적인 일이라고 맞선 것이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한 후보자가 제출한 자료 답변이 너무 부실해서 도저히 검증이 불가능할 정도”라며 “본인 일체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한 후보자에게 제기된 ‘부양가족 편법 공제’, ‘농지법 위반’, ‘자녀 입시 비리·전시회 수익금 기부 내역’ 등의 의혹을 제기하며 “증빙서류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도 “한나라의 법무장관이 각종 기사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자료 제출을 하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 법무장관 후보의 자질을 도대체 뭘 보고 판단하라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자료 제출 거부는) 국회의원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과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인사청문회와 김오수 전 검찰총장의 전례를 들며 맞섰다.
 
김형동 의원은 “2019년 추미애 청문회 당시 개인정보 관련 전부 비동의했고, 본인 자료 0건, 증인 채택 0건으로 기록돼있다”며 “박범계 청문회 때도 자녀 병력이나 부동산 거래 내역에 대해 본인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현 인사청문회도 당연히 국회법과 기존에 진행했던 우리 위원회 기준 절차를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자료 공방전' 과정에서 양측간 고성도 오갔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제출 불가한 황당한 자료 요구도 상당하다"고 지적하자 이수진 민주당 의원이 발끈한 것이다. 이 의원은 한 후보자 연루 의혹이 있었던 고발사주 의혹 등에 대한 수사 기록 일체를 요구한 바 있다. 이 의원은 김 의원을 향해 "그게 왜 황당하다는 것이냐. 황당하다는 게 법적 근거가 있는 것이냐"며 고성을 냈고 결국 김 의원이 “황당하다는 표현을 쓴 건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 마무리됐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직계비속과 관련된 자료 전부를 요구한 내용도 있다. 제가 2년 동안 많이 들었던 말은 민주당 위원들이 이렇게 말했다 ‘청문회 때 자질만 검증하자, 신상·도덕성 검증 비공개로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참고로 이런 내용들이 입법안으로 제안돼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후 양측은 ‘검수완박’ 단어를 두고서도 논쟁을 이어갔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한 후보자가 인사말에 검수완박이라는 용어를 굳이 쓴 것은 싸우겠다는 것인가?”라며 “여야 간 원내대표 합의까지 갔던 수사-기소 분리 법안을 굳이 ‘검수완박’ 운운하는 것은 정치적 싸움을 하겠다는 것으로, 이 부분 사과를 하고 발언을 취소하지 않으면 인사청문회를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반면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들이 대부분 반대하는 검수완박 법안을 그럼 왜 날치기 통과를 했던 것이냐”며 “한동훈 후보자가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고 받아쳤다.
 
양측의 대립이 격화되자 청문회는 시작한 지 약 1시간40분만인 오전 11시40분에 정회했다. 의원 발언이 지속돼 한 후보자에 대한 질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10분 뒤인 오후 11시50분부터 청문회는 재개했다.
 
 
 
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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