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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훈

코로나19 현실은 영화 '컨테이젼'과 달랐다

최단 기간 백신 개발 이후에도 팬데믹 여전

2022-05-1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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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컨테이젼' 스틸컷)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2011년 개봉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뒤 더 주목을 받은 영화가 있죠. '컨테이젼'입니다.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을 미리 예측했다 할 정도로 유사한 설정 때문입니다.
 
영화 내용을 간략히 얘기하자면, 새로운 질병이 여러 동물을 통해 옮겨다니다 결국 사람에게까지 닿게 됩니다. 인류는 예기치 못한 감염병의 공격에 숨죽여 지내다 결국 백신 개발에 성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감독은 훗날 한국인들이 역학조사에 익숙해질 것을 미리 알았다는 듯이 영화를 연출합니다. 조사관이 감염자의 동선을 일일이 파악하고, 감염재생산지수처럼 어려운 용어들도 자연스럽게 노출시키죠.
 
영화에선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내세우면서 대중을 현혹하는 과정도 자세히 다룹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마늘을 먹거나 염소를 뿌리면 감염을 막는다거나, 5G 통신망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된다는 인포데믹이 떠오릅니다.
 
아주 작은 디테일에서의 차이를 꼽자면 백신의 방식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가 접종한 백신은 대부분 근육에 주사됩니다. 이와 달리 영화에 등장하는 백신은 코에 분사하는 형태입니다.
 
백신 개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접종 과정도 순탄하게 이어지면서 영화 속 팬데믹은 끝을 맞습니다. 반대로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은 영화처럼 아직 해피엔딩을 맞지 못했습니다. 신규 확진자가 눈의 띄게 줄어들고 사망자가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바이러스와의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으니, 현실은 영화처럼 흘러가지 않나 봅니다.
 
영화가 현실과 달랐던 점은 이 밖에도 여럿 등장합니다. 영화에선 백신도 무력화하는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치료제 개발 없이 백신만으로도 바이러스를 무찔렀습니다.
 
반면 우리는 역대 가장 짧은 기간 내 백신 개발을 마쳤는데도 아직 팬데믹이 이어지고 있죠. 게임체인저니 게임클로저니 했던 치료제들도 개발은 됐는데 구경도 못한 사람이 태반입니다.
 
결국 영화 속 팬데믹은 우리가 겪고 있는 팬데믹과는 달랐습니다.
 
감염병 분야에서 저명한 분과 대화를 나누다 들은 말이 있습니다. 인간은 바이러스와 싸워서 절대 이길 수 없다는 얘기였습니다.
 
영화 컨테이젼 속 바이러스는 인간보다 약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등장인물들의 능력치가 더 우수했을 수도 있겠지요. 어느 쪽이든 결론은 이런 식으로 도출됐으면 합니다.
 
실존하는 바이러스는 강력하다. 인간이 이길 수 없다. 영화는 영화일 뿐 현실과는 다르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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