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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jinyangkim@etomato.com

안녕하세요. 뉴스토마토 산업1부 김진양입니다.
국민이 감사합니다

2022-06-22 16:01

조회수 : 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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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을 별렀던, 아니 지난해 10월 1차 발사 이후 8개월을 별렸던 누리호의 2차 발사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21일 진행됐다. 누리호는 발사 약 16분 후 목표궤도에서 성능검증위성과 위성모사체를 모두 순조롭게 분출하며 발사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1일 오후 4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사진=항우연)
 
기다림의 순간은 길었지만 발사 후 성공을 확인하기까지의 순간은 그다지 길지 않았다. 
 
엄청난 굉음과 바람, 진동으로 발사대에서 멀리 떨어진 프레스센터까지 이륙 순간을 실감케 한 누리호는 불꽃놀이를 능가하는 폭발음을 내뿜으며 하늘로 솟아오르더니 2분이 채 되지 않아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먼 우주로 사라졌다. 
 
나로우주센터 프레스센터에서 바라본 누리호의 비행 모습. 발사대에서 상당히 떨어진 곳이었음에도 굉음과 바람, 진동이 전해졌다. (사진=김진양 기자)
 
이후의 비행 상황은 프레스센터 내로 전해지는 안내 방송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당초 예상한 시간보다는 수 초씩 빨랐지만 누리호는 순조롭게 하늘로 뻗어갔다. 
 
고도 650㎞를 통과했다는 방송까지는 차분한 방송만 이어졌지만 목표궤도인 700㎞에 도달했다는 멘트 뒤로는 연구진들의 박수와 환호 소리가 들려왔다. 성능검증위성 분리 확인, 위성모사체 분리 확인, 추적 중지로 이어지는 방송에 함성은 점차 커졌다. 
 
프레스센터에 머무르던 관계자들은 섣부른 추측을 예단하지 말아달라고 기자들을 달랬지만 이미 그들의 환호로 성공이 예견됐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1일 나로호 발사 결과를 전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잠시 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등장으로 브리핑이 시작됐다. 이 장관은 인사를 하기도 전 미소가 가득한 표정으로 단상에 올라 이날의 결과를 표정으로 '스포'했다. 그는 이날의 성공을 오롯이 연구원들의 공으로 돌렸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과 다름 없는 발사체 기술은 이들의 땀과 눈물, 열정의 결정체라고 한껏 치켜올렸다. 그 역시 첨단 기술 개발에 오랫동안 매진했던 연구자였기에 그간의 어려움을 충분히 공감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브리핑이  끝나갈 무렵, 이날의 주역인 연구진들에게 마이크가 넘어갔다. 항우연 연구진은 물론 항우연 원장, 과기정통부 담당 국장 모두 감격스러운 심정을 전하면서 입을 모아 "국민들께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다. 오랜 기간 숱한 실패를 경험하며 이날의 결실을 얻은 연구원들이 충분히 축하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아낌없이 성원을 보내준 이들에게 먼저 감사를 표했다. 오늘이 있기까지 함께 노력했던 선배들에게도 공을 돌렸다. 그들의 한 마디, 한 마디에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국가적 프로젝트에 대한 책임감이 묻어났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들이 21일 누리호 발사 결과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특히나 '포커페이스'로 유명한 고정환 한국형발사체사업개발본부장이 울컥하는 모습은 순간의 진심을 전달하기 충분했다. 올해로 13년째, 그 중 2015년부터는 사업을 이끄는 리더로 한국형 발사체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한 그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 했다. 지난해 10월 1차 발사가 막판에 실패로 나타났을 때도, 지난주 발사대에까지 섰던 누리호를 다시 조립동으로 돌려보냈을 때만해도 담담한 어조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던 그였다. 
 
고 본부장은 개발 과정을 되돌아 보던 순간에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엔진 연소가 불안정해 1년 넘게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 추진제 탱크 개발 공정이 확립이 안돼 발사체 개발의 미래가 보이지 않았던 시기, 자칫하면 사업 전체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는 1단부 검증 모델을 이용한 연소 시험을 하던 시기 등등 누리호를 개발하면서 넘었던 숱한 난관들이 그의 머릿 속을 스쳤다. 
 
고 본부장은 "누리호는 이제 첫 발을 뗀 것"이라며 "이게 끝이 니라 앞으로 뭘 어떻게 할 지 무궁무진하다"고 누리호의 성과를 뒤로하고 다시 달릴 의지를 다졌다.  
 
그러면서 고 본부장은 "앞으로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응원해달라"고 요청했다. "미래의 주역인 과학 꿈나무들이 과학 기술에 많이 관심을 갖고 이바지 할 수 있도록 가정에서도 도와주면 좋을 것 같다"고도 부탁했다. 
 
고흥에서 서울로 복귀하던 길, 항우연은 누리호 발사 순간 연구진들이 머무른 통제동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유했다. 발사 성공이 확인된 순간 연구원들은 서로를 얼싸앉고 악수를 누며 환호했다. 어떤 이는 연신 눈물을 훔쳤고, 어떤 이는 창 밖의 동료들에게 손하트로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21일 누리호의 성공적인 발사가 확인된 직후 항우연 연구진들이 서로에게 축하를 전하고 있다. (사진=항우연 제공 영상 캡처)
 
우주는 향후 글로벌 경쟁이 격화될 핵심 영역이다. 다른 나라는 이미 수 십 년 전 이룬 성과지만 지금이라도 분주히 따라가야 할 이유가 충분한, 아니 반드시 따라가야 할 분야다. 그 길의 초석을 닦은 연구진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경의를 표한다. 
 
  • 김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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