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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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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인사검증 아닌 인사기준의 실패…만취 음주운전에 성희롱도 'OK'

"전 정권 장관 중 훌륭한 사람 봤냐"…정작 윤 대통령은 문재인정부 검찰총장 출신 '자가당착'

2022-07-05 16:11

조회수 :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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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잇단 인사 참패 지적에 불편한 심경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도 정당성을 강조했다. 기준은 전임 정부인 문재인정부였다. 공교롭게도 윤 대통령은 문재인정부의 검찰총장이었다. 
 
윤 대통령은 5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부실 인사 논란에 대해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라고 반문하며 불편한 심기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심기가 불편한지 이례적으로 질문을 끊으며 먼저 답했다. 이어진 '반복되는 문제들은 사전에 검증 가능한 부분들이 많았다'는 지적에도 "다른 정권 때하고 한 번 비교해 보세요. 사람들의 자질이나 이런 것을"이라면서 손가락을 흔드는 등 동의하지 않음을 강하게 표현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집무실로 향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만취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 데 이어 같은 날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를 지명했지만 곧장 성희롱 전력이 드러나면서 부실 인사 논란에 직면했다. 여기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가 의뢰됐다. 여당 내에서도 자진사퇴를 촉구한 끝에 결국 낙마했다. 이로써 보건복지부는 2연속 수장을 맞이하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그간 박순애·김승희 후보자의 임명 여부에 "원구성이 될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리려고 한다"면서 국회 원구성을 지켜보겠다는 신중론을 밝혔다. 하지만 정작 국회 인사청문회는 건너 뛰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오전 11시30분쯤 박순애 부총리와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 임명을 재가했고, 대변인실은 정오쯤 언론에 공지했다. 이 시각 원구성 공을 남겨받던 여야는 오후 1시30분쯤 최종 타결을 발표했다. 당연히 여야의 합의가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국회 원구성이 안 된 상황에서 마냥 기다릴 수 없어 굉장히 오래 기다리다가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윤 대통령이 국회 상황을 기다리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서 발언의 진정성이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급기야 친정인 국민의힘 내에서도 윤 대통령의 부실 인사 논란을 공개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민영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도 그러지 않았느냐'는 대답은 민주당의 입을 막을 논리가 될 수는 있겠지만 '민주당처럼 하지 말라고 뽑아준 거 아니냐'는 국민의 물음에 대한 답변은 될 수 없다"며 자성을 촉구했다. 야권도 반발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만취운전, 논문표절, 갑질논란까지 심각한 결격사유가 드러나며 국민은 물론 교육계에서도 아웃시킨 인사임에도 윤 대통령은 '지지율은 별 의미 없다'며 국민의 경고장을 무시하고서 국회 정상화 첫날에 찬물을 끼얹듯 임명을 강행했다"며 "국민 간 보기만 하다가 악수를 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인재를 키워내는 것은 생사가 걸린 문제"라고 언급할 정도로 교육개혁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럼에도 교육개혁의 적임자로 만취 음주운전 전력에 조교 갑질 의혹을 받는 인사를 고집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윤 대통령은 이날 박 신임 부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임명이 늦어져서 언론의, 또 야당의 공격을 받느라 고생 많이 했다"고 위로했다. 언론의 비판을 공격으로 바라보는 윤 대통령의 인식이 문제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박 부총리가 지명된 지 40일 만에 임명장을 받는데 그걸 주는 자리에서 그동안 마음 고생이 있었을 테니 그걸 위로하는 뜻에서 말한 것으로 이해해달라"며 진땀을 흘려야 했다. 이 관계자는 '왜 자꾸 전 정권을 거론하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엄마한테 혼난 형제가 남탓하는 것 같다'는 지적에는 "참고하겠다"고만 했다.
 
박 부총리는 지난 2001년 혈중 알코올 농도 0.251% 만취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해 재판에 넘겨졌으나 선고유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서울대 교수 재임 시절 조교에게 청소나 커피 심부름 등 사적 업무를 시키는 등 갑질 의혹도 제기됐다. 자신이 주도한 정부 용역과제에 배우자를 공동 연구원으로 참여시켜 연구비를 유용했다는 의혹도 더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공정거래위원장 수장 자리에 제자 성희롱 논란이 불거진 송옥렬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인사 참사를 이어갔다. 송 후보자는 서울대 교수 시절인 2014년 제자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넌 외모가 중상, 넌 중하, 넌 상"이라며 외모 품평을 하고, 한 여학생에게는 연예인 이효리를 닮았다며 "너 없어서 짠(건배) 못했잖아"라고 말했다. 다른 여학생에게는 한 남학생을 가리켜 "너 얘한테 안기고 싶지 않으냐"며 "나는 안기고 싶은데"라고 발언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에 송 후보자는 "과오를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23기)다. 송 후보자가 공정거래위원장이 되면 공정위 출범 후 첫 번째 법조인 출신 수장이 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검찰 내 윤석열사단 막내로 불린 이복현 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를 금감원장으로 지명한 바 있다. 금감원 설립 최초 검사 출신의 수장이었다. 이를 두고 인사에 있어 제일 중요한 척도는 윤 대통령과의 거리라는 비판이 나왔다.
 
문제는 대통령실이 인사검증 과정에서 이런 의혹들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박 부총리의 경우 음주운전은 기본 검증 항목이고, 송 후보자 성희롱 사건도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결국 인사검증의 문제가 아니라 인사기준의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바라보고 있는 인사 철학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고장 나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국민의 눈높이를 알지 못하다 보니, 자기 주변 사람이면 오케이 하는 것"이라며 "인사 기준이 있으면 뭐하냐. 그 기준이 다 고무줄이 될 텐데"라고 했다. 이어 "항상 문재인정권과 비교를 하는데 그러다보니 국정운영이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지금은 절대평가 시간이지, 상대평가 시간이 아니다"며 "자꾸 문재인정권과 비교를 하는 상대 평가적인 인식은 윤 대통령을 지지했던 국민의 성원과 열망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자기들이 합리화하는 게 아니라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합리적인 인사를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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