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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훈

백신·치료제 코시국 끝내지 못해도 필요하다

2022-07-1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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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오미크론 바이러스 하위 변위 BA.5의 습격으로 신규 확진자가 2배씩 증가하는 더블링(doubling)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13일 오후 대구 북구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코로나19 치료 병동에서 간호사가 확진자를 돌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은 지 3개월차에 접어들었다. 처음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에서 벗어났을 때만 해도 코로나19가 언젠가는 사라질 거란 희망을 품는 이들도 있었다. 이런 마음을 짓밟기라도 하듯 하루 신규 확진자는 어느새 4만명을 넘어섰다. 과거와 달리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어지고 휴가철로 지역 간 이동이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재유행은 당분간 지속될 듯 싶다.
 
오랜만에 겪는 유행이라 그런지 위기의식의 층위는 다양하다. 이미 한 차례 확진 이력이 있는 경우라면 매일 상향 곡선을 그리는 신규 확진자 그래프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반대로 감염 이력이 없는 경우에는 불안감을 키우게 된다.
 
사실 3차 접종 또는 추가접종을 뜻하는 부스터샷 상황에서는 조만간 코로나19가 종식 단계에 접어들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중저소득 국가를 제외하면 대다수 나라에서 백신을 맞을 만큼 맞았고, 전파 속도는 빠르지만 중증화율이 높지 않은 오미크론의 특성도 이 같은 분위기 형성에 한몫했다.
 
이 무렵 등장한 먹는 항바이러스제도 코로나19 풍토병화를 앞당길 게임클로저, 유행 전개 상황을 바꿀 게임체인저라고 평가됐다. 백신이 인류의 반격을 상징한다면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는 종결자로 여겨진 셈이다.
 
모두가 결과를 알듯이 백신은 코로나19를 완벽하게 막아내지 못했고 치료제는 한정된 수량으로 모든 확진자에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 닥치니 백신이니 치료제니 하는 것들이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물건으로 치부될까 우려스럽다.
 
물론 백신만 놓고 보면 전체 인구가 네 번째 접종까지 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 이미 세 번의 접종으로도 충분한 데다 부스터샷 접종 후 오미크론에 걸렸다면 4차 접종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단, 고위험군이라면 사정은 달라진다. 연령대가 높은 이들이나 장기이식을 맏아 면역억제제를 투여 중인 환자, 기저질환을 보유한 이들이 해당한다. 이들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후 중증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백신 접종이 요구된다.
 
사족을 붙이자면 백신은 감염병을 완전히 무력화할 수 없다. 백신으로 감염을 원천 차단하려면 몇 세대는 거쳐야 한다. 그럼에도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감염 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제도 마찬가지다. 젊고 건강한 사람이라면 오미크론에 걸렸다고 병원에 입원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 결국은 사망 위험이 있는 고위험군의 방어 수단으로 봐야 한다.
 
오미크론 다음에 유행할 변이의 독성이 강할 여지도 있기 때문에 충분한 치료제 확보는 필수다. 이미 늦었으니 자체 치료제 개발을 중단하자는 소리가 설득력을 가질 수 없는 이유다.
 
여러 전문가의 입을 통해 알려졌듯이 앞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는 10만명, 20만명을 넘어 더 나올 수도 있다. 한 번 감염됐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면역력이 떨어져 재차 걸리는 사례도 반복될 것이다. 당장 한두 달 안에 펼쳐질 상황이 이런데 감염병 유행 종지부를 찍지 못한다고 해서 백신과 치료제 없이 버틸 수 있을까.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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