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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X맨' 전락한 대통령실…수습 대신 논란만

자리 보존에만 전념, 참모기능 상실…인적쇄신 대상이 가능성 스스로 닫아

2022-08-11 14:09

조회수 : 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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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9일 발달장애인 가족이 폭우로 인한 침수로 고립돼 사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 한 다세대주택을 방문, 박준희 관악구청장 등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휴가 복귀 후 낮은 자세를 취하며 악화된 여론 수습에 안간힘이다. 취임 100일도 안 돼 국정운영 지지도가 20%대로 주저앉자, 언급마다 "국민 뜻"을 강조하며 모든 초점을 국민 여론에 맞추려고 애썼다. 그간 낮은 국정운영 지지도를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치부한 것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다. 반면 대통령실은 여전히 논란만 낳고 있다. 과도한 윤심(윤 대통령 의중) 살피기에 '엑스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마저 받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지난 10일 집중호우로 강남 등 서울 일대가 물에 잠기고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정부를 대표해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지만, 이를 "사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 논란을 자초했다. 기자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급히 정정하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에 "대통령이 사과한다고 말씀하셨는데 (대통령실 관계자가)사과가 아니라고 하면 자기가 대통령이라는 뜻이냐. 대통령이 하신 말씀을 기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번복하는 거냐"고 크게 화를 냈다. 대통령실 내부적으로도 서로에 대한 불신으로 유기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함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통령은 사과를 한 것입니까, 안 한 것입니까. 대통령은 마지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는 것입니까"라며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한 뒤 "제대로 하지 않은 사과는 국민을 우롱하는 '개사과 시즌2'를 연상케 한다"고 성토했다. 그렇게 윤 대통령의 첫 사과는 의미가 퇴색됐다.  
 
폭우로 신림동 반지하 일가족이 참변을 당한 현장을 국정홍보용 카드뉴스로 삼는 어이없는 일도 벌어졌다. 대통령실은 쏟아진 비판 여론에 하루가 지나서야 뒤늦게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사고 당일 윤 대통령은 해당 건물 반지하 창문 주변을 둘러보며 상황 보고를 받았다. 대통령실은 이날 현장 모습을 그대로 카드뉴스로 제작했다. 문제의 카드뉴스가 소셜미디어에도 공개되자 '어떻게 참사 현장을 국정 홍보에 활용할 수 있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민주당은 참사 현장을 국정 홍보에 활용한 만행이라고 규정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그러면)비 온다고 대통령이 퇴근을 안 하냐"는 발언도 여론의 뭇매 대상이 됐다. 폭우 첫 날 대통령의 동선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도리어 추가 논란만 야기했다. 그러자 문재인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은 "국가적 재난상황에서 대통령이 컨트롤타워로 중심을 잡고 있어야 국민이 안심한다"며 "비상상황을 대하는 인식도, 책임감도 없는 행위"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의전이 문제될까 국무총리가 있는 상황실에 가지 않았다'는 취지의 대통령실 추가 부연도 말썽이 되기는 마찬가지였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1일 당 회의에서 "대통령은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는데 이를 두고 사과가 아니라는 대통령실의 오락가락 행보도 어처구니 없다. 반지하 일가족 참사 현장을 국정 홍보에 활용하는 인식도 경악스럽다"며 "실력도 개념도 없는 대통령실 무능인사들을 전면 교체해야 한다"고 인적쇄신을 촉구했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대통령실의 홍보 대응 능력을 "이미지 디렉팅이 최저 수준"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이 모습 자체가 (국민들에게)어떤 신뢰감을 주고 '위기를 해결하겠구나' 이런 걸 느낄 수 있냐"며 아마추어 수준의 대통령실 대응력을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총리 주례회동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왼쪽)와 김대기 비서실장(오른쪽)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이 문제가 된 건 이번만이 아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줄곧 같은 행태를 반복했다.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부인 신모씨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순방 동행이 비선 논란을 낳자, 해명 과정에서 "대통령 부부와 오랜 인연", "행사기획은 전문성도 필요하지만, 대통령 부부의 의중을 잘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 등으로 화를 키운 게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의 외가 6촌 동생 최모씨가 대통령실에 근무 중인 것으로 드러났을 때도 대통령실은 "먼 인척이란 이유만으로 배제한다면 그것도 차별"이라는 해명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다. 또 "국회가 만든 이해충돌방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외가 6촌 채용도 국민 정서에 반한다면 법 정비를 해야 할 사안"이라는 국회로 책임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발언도 내놨다. 심지어 국회의원들조차 친인척 채용은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 
 
이런 문제성 발언들이 쏟아지는 건 자신의 안위만을 살피는 대통령실 참모진 전체의 분위기와도 연관돼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역대 가장 존재감 없는 비서실장에 대통령실 기강을 바로 세울 군기반장 부재 문제로 이어졌다. 앞서 대통령실 한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 휴가 첫 날인 지난 1일 여당 내에서조차 인석쇄신 요구가 분출되자 "그런 얘기는 근거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관계자를 인용해 여러 억측이 나오고, (윤 대통령이)어떤 쇄신을 한다 이런 얘기들이 굉장히 많이 나오는데 그런 얘기는 근거가 없는 것들"이라고 치부하기도 했다. 심지어 윤 대통령 복귀 전날에는 "취임 석 달이 채 지나지 않은 만큼 대통령을 모시면서 부족함이 드러난 참모들에 대해 다시 한 번 분발을 촉구하되, 분발해서 일하라는 당부를 하실 것으로 예상이 된다"며 인적쇄신 가능성을 닫았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홍보·정무 라인이 정말 엉망"이라며 "윤 대통령의 심기만 살피면서 어떻게든 잘 보이려고 자리 보존을 위해 무리하다보니 국민적 공감대는 형성하지 못하고 대통령의 엑스맨이 돼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을 모시는 자리는 영광스러운 자리가 아니라 고통스러운 자리"라며 "모든 걸 국민의 입장에서 보고 대통령을 모셔야 되는데, 현재 대통령실 참모들은 자신의 입장에서 대통령의 생각과 판단을 국민에게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영범 홍보수석(왼쪽)과 강인선 대변인(사진=연합뉴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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