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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영상)민주당, '언론탄압' 전선 굳히기…국감도 MBC 혈전(종합)

이재명, 언론단체와 간담회…국감서도 MBC 옹호

2022-10-1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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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선(왼쪽)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13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송문화진흥회·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청래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민주당이 13일 MBC를 향한 여권의 공세를 언론탄압으로 규정하고 전선 굳히기에 들어갔다. 여야는 이날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불꽃 튀는 혈전도 벌였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언론자유·방송독립을 위한 언론인 간담회를 열고 MBC 엄호에 나섰다. 최근 여권이 해외 순방 중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를 자막을 입혀 첫 보도한 MBC를 고발 조치한 것 등에 대한 대응 성격의 자리였다.  
 
앞서 MBC는 지난달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한 뒤 행사장을 빠져나오면서 박진 외교부 장관 등 우리 측 일행에게 한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X팔려서 어떡하나"는 말을 자막을 입혀 보도했다. 이후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었으며, 비속어 대상도 미국 의회가 아닌 우리 국회라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은 순방 이후 첫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사실과 다른 보도로서 동맹을 훼손"했다며 강한 불쾌감과 함께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이재명 대표는 "뜬금없이 MBC와 YTN의 민영화 문제로 불똥이 튀었다. 발상을 이해하기 어려운데, 민영화 문제도 사실 똑같이 공영언론·공영방송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해치는 아주 심각한 시도"라며 "언론은 자유로워야 한다"고 사안을 언론 자유를 해치는 탄압으로 몰고갔다.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문진 국정감사 이슈도 단연 MBC였다. 국민의힘은 MBC가 '바이든'이라고 확정해 보도한 사실을 거듭 문제 삼았다. 김영식 의원은 "MBC는 윤 대통령의 사적 발언을 날조하는 행위를 했다. 자체 보도준칙을 지켰다면 '바이든'이라는 날조된 방송은 불가했다"며 "하지 않은 말을 했다고 명예를 실추시키는 게 공정한 방송인지 묻고 싶다"고 MBC의 책임을 물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송문화진흥회·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MBC PD수첩의 김건희 여사 대역 고지와 관련한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의원은 이와 함께 지난 10일 MBC 'PD수첩'이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을 다루며 김 여사와 닮은 대역배우를 쓰는 과정에서 '대역'이라는 표기를 쓰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그는 "대역이라는 것을 방송에 고지하지 않았다"며 "MBC 보도를 보면 윤석열과 국민의힘은 절대악인 것처럼 묘사한다. 윤석열은 절대 악이고 이재명은 절대 선이냐"고 따졌다.
 
같은 당의 윤두현 의원은 "실제 상황과 다르게 보도된 것을 왜곡이라고 한다. 정확하게 안 들리면 양쪽 의견을 전달하고 판단은 시청자에게 맡기면 된다"며 "소수 의견이 있는 것을 왜 반영하지 않았느냐"고 MBC 공세에 가세했다.
 
민주당은 MBC 방어에 나서며 언론탄압 노선을 폈다. 박찬대 의원은 "바이든 보도는 MBC만 한 게 아니라, 다른 많은 매체도 그렇게 했다"며 "특정 정당과 대통령실이 나서서 MBC에 항의하는 것이 언론 독립성을 침해하는 발언이 아닌가. 윤 대통령이 평소 자유를 많이 언급했는데, 그 자유에 왜 언론의 자유는 빠져 있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윤영찬 의원은 "MBC만 딱 찍어서 탄압하는 것은 평상시 MBC에 가지고 있는 대통령실의 감정이 반영된 게 아닌가"라며 "왜 이렇게 보도했느냐는 대통령실의 공문 자체가 언론 압박이자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7일 발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3.2%는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에서 논란이 된 대목에 대해 "'이 XX'로 들었다"고 한 반면 20.0%는 "다른 말로 들었다"고 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63.6%는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의 MBC 책임론 제기에 "부당한 언론 탄압"이라고 한 반면 "MBC의 자막조작, 가짜뉴스가 맞다"며 여권의 문제 제기에 동의한 비율은 30.2%에 그쳤다. 한 주 전 이뤄진 같은 조사에서 국민 58.7%는 "언론 보도대로 바이든으로 들었다"고 했으며, "대통령실 해명대로 날리면으로 들었다"는 응답은 29.0%에 불과했다.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뒷모습)이 13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송문화진흥회·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중 발언과 관련한 MBC 보도에 대해 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과방위원장과 국민의힘 의원들 간에 신경전도 오갔다. 정 위원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MBC 편향성을 집중 추궁하자 "여당이 MBC를 민주당 방송이라고 말하는데, 채널A와 TV조선을 국민의힘 방송이라고 얘기하면 국민의힘 의원들이 얼마나 기분이 나쁘겠느냐. 이런 발언은 자제해달라. 권성동 의원도 며칠 전에 곤혹을 치르셨지 않느냐"고 권고했다.
 
이에 권성동 의원은 "가르치려고 들지 말고 사회 잘 보시라"고 맞받았다. 정 위원장은 "잘못하면 가르칠 수도 있다"고 했고, 권 의원은 "왜 평가를 하고 그래"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정 위원장은 "평가가 아니라 위원장으로서 진행을 하는 것"이라며 "그러면 혀 깨물고 죽으라는 게 잘 된 발언인가"라고 아픈 곳을 찔렀고, 이에 권 의원은 "잘 된 발언이다 왜?"라고 소리쳤다.
 
정 위원장이 "온갖 언론에서 욕 많이 먹으시던데 제가 방지하기 위해서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자,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위원장은 중립적인 차원에서 진행해 줘야지, 그렇게 얘기하지 말라"고 신경전에 가세했다.
 
앞서 권 의원은 지난 7일 과방위 국감에서 문재인정부가 임명한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의 탈원전 기조를 비판하며 "혀 깨물고 죽지, 뭐 하러 그런 짓을 하느냐", "이 둥지, 저 둥지로 옮기며 사는 뻐꾸기냐"고 거세게 비난해 논란이 됐다. 민주당은 13일 권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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