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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국조·특검으로 국가 책임 분명히"…유종성 "지나친 정쟁 말아야"(종합)

토론 과정서 민주당 향한 쓴소리에 박찬대 "정치인은 정치적으로 분명히 이야기해야"

2022-11-1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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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이 158명이 사망한 이태원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 재난안전대책 마련, 책임자 처벌 등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며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국가의 책임을 분명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토론회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민주당을 향한 쓴소리도 나왔다. 민주당이 이태원 참사를 정쟁으로 이끌고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 민주당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과 당의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는 16일 오전 ‘이태원 참사의 국가 책임과 재난안전 대책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 이 대표도 참석하면서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검 추진을 강조했다. 그는 “참사 내용이 후진국형 안전관리 부재로 발생한 것이라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라며 “경찰의 기본적 소임만 다했어도 결코 발생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고 또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일은 대한민국 정치권에 중요한 과제가 됐다”며 “국정조사와 그리고 앞으로 있게 될 특검을 통해서 철저한 원인 분석, 원인 규명과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부여되겠지만 그 이전이라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게 가장 큰 책무인 정부가 져야 할 책임을 분명하게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찬대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장은 전날 참사 희생자 가족들과의 면담을 언급하며 “그 분들이 제일 관심 있어 하는 것은 참사의 진상이 뭔지,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는 것”이라며 “유가족으로서 슬픔을 이겨내기 급급해 무엇을 해야 할 지, 어떻게 목소리를 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국가가 어떤 역할을 하고 공동체가 참사를 피하고 원인을 규명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토론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호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의 국가책임과 재난안전 대책' 토론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이어진 발제에서는 유종성 가천대학교 교수는 세월호 참사의 교훈을 통해 이태원 참사의 국가적 책임에 대해 강조했다. 유 교수는 이태원 참사의 교훈에 대해 “안전관리에 대한 책임을 명확하게 하고 사고가 발생할 경우 무거운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라며 “실효성 없는 형사처벌 위주보다는 실효성 있는 징계(공무원)과 민사적 책임(기업)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이번 이태원 참사도 세월호 참사의 교훈이 적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지방자치단체 등은 핼로윈 축제가 ‘주최가 없기 때문에 관리 안전메뉴얼이 없다’고 책임론에 발을 뺀 데 대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유 교수는 재난안전법 제2조와 4조에 따라 ‘재난을 예방하고 재난이 발생한 경우 그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기본적 의무이며 책무’라고 했다. 그는 “다른 조항들에 비추어 핼로윈 축제가 주최자가 없어 그냥 사람들이 모여든 현상이라고 해도 10만명 이상이 모여든 상황에서의 안전관리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무이자 책임이라는 점을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유 교수는 안전사고에 대한 대책으로는 행정안전부 장관, 경찰청장 등에게 안전관리의 책임을 명확하게 부여하고 사고 발생 시 무겁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단, 형사책임 위주의 접근은 실효성이 약하기 때문에 공무원에 대한 확실한 문책, 기업의 경우 원청에 대한 무거운 민사 책임을 지도록 해 평소 안전관리에 신경을 쓰고 필요한 투자를 유인해야 한다고 봤다. 
 
아울러 유 교수는 국정조사의 필요성에 대해서 강조하기도 했다. 유 교수는 “경찰과 검찰의 수사는 형사법적 책임 규명에 초점을 두게 되지만 보다 총체적인 원인과 책임 규명이 필요하며 나아가서는 각종 재난과 안전사고를 관통하는 원인규명과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며 “초당파적인 접근 및 민간 전문가와의 합동 위원회 또는 독립 조사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의 국가책임과 재난안전 대책'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대목에서 유 교수는 민주당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유 교수는 “민주당과 촛불하는 분들이 오버를 안 했으면 좋겠다”며 “정쟁화로 가는 것을 조심하고 사회적 재난에 대한 획기적 대책을 내는 진지한 고심을 하게 되면 지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참사를 보고 정권 퇴진으로 가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라며 “너무 강성 지지층을 바라보고 나가는 것은 오버액션이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더 오버하는 쪽이 정쟁 당사자로 낙인찍히게 된다”며 “진상규명을 위해 책임을 추궁할 것은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내는 순식간에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이에 박찬대 최고위원은 “국민적, 사회적 참사에 대해 정치적으로 가는 것에 대한 우려를 안다”면서도 “정치인은 정치적으로 분명하게 이야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또 유 교수가 참사 희생자 명단와 관련해 민주당이 신중했어야 했다고 하자 박 최고위원은 “정치적 공방으로 국민의 슬픔을 활용하거나 이용한다고 비칠까 우려된다”고 선을 그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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