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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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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구속 후 첫 검찰조사…'서해피격' 수사 어디까지 가나

구속 후 전 정부 안보라인 수사 탄력

2022-12-0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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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윗선으로 지목된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구속되면서 검찰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관심이 쏠린다.
 
5일 검찰과 서 전 실장 측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이희동)는 이날 서 전 실장을 불러 조사 중이다. 지난 3일 구속 후 첫 조사다.
 
법원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혐의를 받는 서 전 실장에 대해 "범죄의 중대성과 피의자의 지위 및 관련자들과의 관계에 비춰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서 전 실장은 충분한 근거 없이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씨가 자진 월북했다고 판단하고,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박지원 전 국정원장 등에게 이와 배치되는 첩보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고위 인사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서 전 실장의 영장실질심사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8시간40분 기록을 넘어 총 역대 최장시간(10시간)동안 이뤄졌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월북몰이를 한 혐의를 받는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 전 실장의 구속으로 수사는 다시 탄력을 받게 됐다. 최장 20일의 구속 수사 기간을 확보한 검찰은 서 전 실장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만큼 구속 기간 동안 이번 사건과 관련된 정부의 의사소통 및 정책결정 과정을 전반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 전 실장의 구속상태가 유지될지를 두고는 검찰 안팎의 분석이 엇갈린다. 앞서 이번 사건으로 구속됐던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이 구속기간 만료를 목전에 두고 구속적부심을 신청해 석방됐기 때문이다. 서 전 실장 변호인단은 구속 직후 "방어권 보장을 위해 불구속 수사와 재판이 필요하다"며 구속적부심 청구 또한 대안으로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검찰은 사건과 관련해 또 다른 주요 결정권자인 박 전 원장도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박 전 원장은 국가안보실 지시에 따라 관련 첩보 등을 무단으로 삭제·수정하고, 자진 월북 정황을 부각하기 위한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의 수사가 문 전 대통령까지 뻗어 나갈지도 주목된다. 수사팀은 일단 서 전 실장 등 현재까지 입건된 관련인 조사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서 전 실장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최종 결정권자이자 책임자로 보고있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1일 "국가안보실은 이씨가 실종되고 피격, 사망, 소각에 이르기까지 그와 관련한 군과 해경의 대응과 조치, 국민들에게 이씨가 월북했다는 취지로 발표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며 "서 전 실장은 국가안보실을 비롯해 국방부와 해경 등의 업무수행에 있어서 최종결재권자이고 최종책임자"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 전 대통령 스스로 자신을 최종 승인자라고 밝히면서 검찰 수사가 문 전 대통령을 향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은 앞서 검찰이 서 전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서해 사건은 당시 대통령이 국방부, 해경, 국정원 등의 보고를 직접 듣고 그 보고를 최종 승인한 것"이라며 "도를 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검찰이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사건을 비롯해 '북한 어부 강제송환' 의혹을 두고 '전 정부에 대한 보복수사'라는 정치적 프레임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사건의 경우 사실상 물적 증거가 없다는 점과 불구속 수사 원칙을 벗어나 무리하게 구속수사를 고집하고 있다는 비판이 비등해지면서 검찰로서는 입지가 좁아진 상태다.
 
검찰 출신인 한 변호사는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자신을 최종 승인자라고 말한 만큼 검찰도 확인은 시도하겠지만 확실한 증거 없이는 함부로 소환조사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법적으로만 판단할 게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문제이기도 하다"라고 지적했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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