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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신년기획)조기 점화된 차기 '별들의 전쟁'…여 유승민·야 김경수, 판 바꿀 트리거

차기 총선 1년반 앞으로…여야 모두 권력구도 개편에 촉각

2023-01-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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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9월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을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사진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여야 차기 '별들의 전쟁'이 조기에 점화하면서 2023년 계묘년 정치권 판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각각 여야 권력구도 판을 바꿀 트리거(방아쇠)로 꼽힌다.
 
1일 기준 2024년 4월10일 치러지는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약 1년 반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모두 권력구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이 과반이 넘는 의석을 차지하며 압승한 지난 2020년 21대 총선 결과가 반복될지 아니면 국민의힘이 재도약할지, 총선 결과 자체도 궁금증을 유발하지만, 무엇보다 그전에 각 정당 안에서 벌어질 권력 다툼이 큰 관심사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내에서는 차기 총선을 앞두고 당내 세력 강화를 위한 싸움이 이미 시작됐다. 
 
국민의힘은 3월8일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에서 개최한다. 연일 윤석열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고 있는 비윤(비윤석열)계 핵심 유승민 전 의원의 당권 도전과 당대표 등극 여부에 따라 권력구도가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유 전 의원은 각종 차기 당권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12월23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66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42.5%는 국민의힘을 이끌어갈 차기 당대표로 유 전 의원을 꼽았다. 친윤(친윤석열) 단일후보를 선택한 층은 28.9%에 그쳤다. 이번 질문은 유 전 의원과 친윤석열 단일후보 간 양자대결로 진행됐다.
 
권성동(앞줄 왼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7월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김기현(앞줄 오른쪽)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앞에서 두 번째 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전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같은 달 16일 발표한 뉴스토마토 65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국민들은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로 유 전 의원(37.5%)이 가장 적합하다고 봤다. 안철수 의원(10.2%), 나경원 전 의원(9.3%),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7.3%), 한동훈 법무부 장관(6.9%), 김기현 의원(5.3%), 권성동 의원(2.5%), 황교안 전 대표(2.3%), 권영세 통일부 장관(1.1%), 조경태 의원(0.6%), 윤상현 의원(0.3%) 등은 유 전 의원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유승민 공포증'에 휩싸인 국민의힘은 지난해말 차기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반영 비중을 기존 '당원 70%·여론조사 30%'에서 '당원 100%'로 개정했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유 전 의원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유 전 의원은 선거 반영 비중 변화와 상관없이 여전히 윤석열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세우며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29일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권력을 잡으면 다들 너무 급발진하는 것 같다. 윤 대통령도 마찬가지"라며 "권력의 무게를 자기가 적절히 제어를 하지 못하고 급발진·폭주하고, 일종의 흑마술에 사로잡혀서 잘못된 판단을 한다"고 직격했다.
 
윤핵관을 정조준하며 향후 권력 구도 재편도 경고했다. 유 전 의원은 "제가 당대표가 되면 공천 혁신을 할 것이며 지금 완장을 차고 윤핵관이라고 설치는 사람들에게 공천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 한 사람한테 기대 가지고 맹종·아부하고, 대통령 이름 팔아서 권력에 기생하는 형편없는 정치인들을 당에서 몰아내고 새로운 개혁적인 사람들로 공천해야 총선에서 이기지 않겠느냐"고 했다. 다만 그는 출마 여부에 대해 "완전 백지상태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출마 여부를 고민하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지난해 12월28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역시 최근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극에 달하면서 차기 권력 구도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이미 대선 경선자금 의혹으로 최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 구속기소된 이 대표는 또다른 의혹인 성남FC 후원금 건 관련해 검찰과 이달 10일에서 12일 사이 출석 날짜를 조율하고 있다. 당의 수장이 검찰 출석을 앞둔 만큼 어느 때보다 민주당 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수감 중이었던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적자 김 전 지사가 지난해 12월28일 특별사면되면서 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김 전 지사는 출소 후 첫 공식 일정으로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부터 찾았다. 이번에 복권 없이 사면된 만큼 2027년 12월까지 공직 선거에 나설 수 없지만, 그간 구심점이 없던 친문계는 그의 복귀를 반기는 분위기다.
 
친문 김영배 의원은 지난해 12월29일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인이기 때문에 복권되지 않아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12월28일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지사가 정치적 역할을 해야 된다고 보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그렇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유 전 의원의 경우 앞으로 여당의 상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현재의 윤 대통령에 대한 강경 일변도 대응으로는 지지층을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김 전 지사는 친문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최근 범친문계를 중심으로 앞다퉈 이재명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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