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재난방송을 신속히 보도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TBS에는 기관경고, 이강택 전 대표에게는 기관장경고 조치를 내렸습니다. 방송사 중 재난방송 지연 건수가 가장 많고 지연송출 시간도 가장 길다는 이유입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시 감사위의 TBS 재난방송 부실의혹 조사결과는 이종배 서울시의회 의원(국민의힘)의 청구로 진행됐습니다. 지난해 8월 수도권에 1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많은 인명·재산피해가 발생했지만 TBS는 재난방송 매뉴얼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11일 이 의원이 공개한 감사위의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해 폭우 피해가 컸던 시기인 8월8일부터 11일까지 방송통신위원회가 요청한 재난방송은 총 40건입니다. 그러나 TBS는 23건(57.5%)을 5분 이상 지연 송출하고, 타 방송사에 비해 지연방송 건수도 가장 많았습니다. 당시 4개 지상파는 5분 이상 지연이 없었고 4개 종합편성채널은 52건 중 8~17건(15.3∼32.6%)을 지연 송출했습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시민제보 미언급"
8월10일 '뉴스공장' 진행자인 김어준 씨는 도로통제 상황을 알려달라는 청취자 문의와 7건의 제보에 대해서도 일절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시간 KBS 1라디오에서는 진행자가 직접 6회(20분 40초) 재난방송을 진행했습니다.
김씨는 오전 8시28분쯤 동부간선도로가 통제됐음을 알려주는 청취자 제보를 49분이 지난 9시17분에야 안내했습니다. 또 진행자가 재난방송을 직접 진행할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3단계가 아닌 2단계 재난방송을 실시하는 등 자체 매뉴얼대로 재난방송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뉴스공장 직전 프로그램인 '정연주의 라디오를 켜라'에서는 진행자가 직접 8회(25분 42초)에 걸쳐 재난정보를 제공하는 3단계 재난방송을 실시하고 13건의 청취자 제보도 실시간으로 안내한 것과 대비되고 있습니다.
8월8일부터 10일에는 서울시 재난 2~3단계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도권 거주 외국인을 위한 TBS eFM 재난방송을 실시하지 않거나 미흡하게 보도했다고 감사위는 밝혔습니다.
"재난방송 매뉴얼 관리·운영상 총체적 부실"
TBS는 지난해 8월8일 최초 재난 발생 시 서울시 재난대책본부에 취재기자를 배치하지 않았고, 호우경보가 발령된 지 3시간이 지나서야 재난방송을 했습니다. 취재기자→팀장→본부장→대표이사로 이어지는 보고의무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8월8일부터 10일에는 매뉴얼과 달리 재난방송 단계를 9회 하향했고 10일 새벽 1시부터 5시까지 서울시는 재단 3단계였음에도 불구하고 호우특집 방송을 중단했습니다.
지난해에는 'TBS 재난방송 기본계획' 자체가 수립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비상연락망에는 개편된 팀 명칭, 부서 이동된 12명의 직원명단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매뉴얼 내용도 KBS는 총 151쪽으로 구체적인 데 반해 TBS는 총 43쪽으로 재난방송 단계 결정 기준, 인력·장비 동원 등 세부 대응 절차와 조치 사항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 의원은 "지난해 8월 폭우 때 TBS는 시민의 안전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재난방송을 했었어야 했음에도 김어준 씨는 정부 비난에 열을 올리고 정작 시민의 안전과 불편함을 외면했다"며 "유선영 TBS 이사장도 함께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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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배 서울시의원(왼쪽에서 두 번째)를 비롯한 국힘 시의원들이 지난해 8월1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TBS 재난방송 부실 감사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