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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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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학살' 공포에 당권주자 너도나도 '상향식 공천'…현실은 '그들만의 사천'

김기현·안철수 '상향식 공천' 공감대

2023-01-2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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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너도나도 '상향식 공천'을 약속하고 나섰지만, 시스템 공천을 구축하지 않으면 당대표가 누가 되든 '그들만의 리그'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제2의 진박(진짜 친박계) 감별사' 논란인 '윤심'(윤석열 대통령 마음)' 충성 경쟁으로 흐르면서 '사천'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습니다. 
 
김기현·안철수 '상향식 공천' 약속"계파에 치우치지 않을 것"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권주자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김기현 의원은 지난 26일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에 완패한 것은 불공정한 공천 때문이라는 전직 의원들의 지적에 상향식 공천을 약속했는데요. 실제 김 의원은 "'상향식 공천'이 기본 원칙"이라며 "우리 당은 공천 과정에서 여러 차례 실패했다. 당대표가 돼도 중심을 잘 잡고 계파에 치우치지 않으며, 당을 지켜오고 뿌리를 지키며 현장에서 뛰어오신 분들이 평가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안철수 의원 역시 "기본적으로 상향식에 찬성한다"고 밝혔는데요. 다만 안 의원은 "(경선) 후보 전체가 다 지는 경우가 있고, 아무도 지원 안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예측 가능성을 불러일으켜 정해진 규정 아래서 열심히 한다면 공천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후보들이) 열심히 하게 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앞서 안 의원은 지난해 말 한 라디오에 출연해 차기 총선 공천을 '100%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방식으로 치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요. 완전국민경선은 전략공천 등 당 지도부가 주도하는 공천이 아닌 전 지역구에서 경선으로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당내 갈등 원흉 '공천권'시스템 공천 안되면 '그들만의 리그'
 
현재 당 안팎에서는 '윤심바라기' 행보가 불가능한 '비윤(비윤석열)계' 후보들을 중심으로 차기 총선 공천 학살을 언급하는 빈도가 잦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요. 여야를 막론하고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집권 후 총선 공천을 통해 당내 자기 세력 심기를 시도했고, 이번에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는 점은 현역 국회의원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치에서 공천권은 보스·계파 정치의 대표적인 산물인데요. 지난 1963년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당시 민주공화당을 창당하면서 '공천권은 당 총재에게 있다'는 내용 등이 담긴 당헌을 만들었습니다. 당 지도부가 포함된 공천심사위원회가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쳐 투표로 최종 결정을 내리는 공천 구조도 이때부터 시작됐는데요.
 
이른바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 시대'에도 이들은 '제왕적 총재'로 군림해 사실상 공천권을 행사했고, 지역 정당 구도의 형성으로 특정 지역에서는 공천만 받으면 '금배지'를 달 수 있었습니다. 3김 시대가 저물고 '계파정치'가 자리 잡으면서 '총재'라는 이름 대신 '당대표'라는 새 직함이 탄생했는데요. 
 
2000년대 초반 정치개혁 바람이 불면서 당원과 국민이 참여하는 상향식 공천도 도입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왕적 공천'은 '전략공천'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졌고, 당대표가 자기 계파에 총선 자리를 꽂아주는 행태가 지속되고 있는데요. 전략공천은 누구에게는 공천 '학살'이 돼 당에 화살로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당 안팎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차기 당대표의 덕목으로 '공정한 공천 관리'에 대한 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당권주자들이 약속한 상향식 공천이 '윤심이 있다, 없다' 논란을 끊어내는 투명하면서 객관적인 시스템 공천이 되지 않으면 누가 당대표가 되든 '그들만의 리그'로 끝날 공산이 큰데요. 내년 총선이 공천 눈치싸움이 아닌 쇄신과 개혁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공천 개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오른쪽)이 지난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부산 출향인사 초청 신년인사회에서 안철수 의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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