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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천공 의혹 검증 막는 자가 '주범'

또 불거진 '현대판 십상시' 의혹…국정농단 땐 '데드덕' 불가피

2023-02-08 06:00

조회수 : 2,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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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술인 천공은 도대체 누구입니까." 천공이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출마부터 용산 대통령실 이전까지, 천공의 그림자가 어른거립니다. 그가 누구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역술인을 가장한 비선 실세인지, 지라시 풍문의 피해자인지 '오리무중'입니다.
 
하지만 그는 용산 주변을 유령처럼 배회하고 있습니다. 여의도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권력에 굶주린 늙은 하이에나들이 '호위무사'를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윤 대통령 사수를 위해 '신성동맹'이라도 맺은 걸까요. '청담동 술자리 시즌2' 프레임도 꺼냈습니다. 프레임을 프레임으로 덮기 위한 꼼수죠.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이 모든 시나리오가 윤 대통령 내외와 천공의 연결고리를 감추기 위한 '방탄'이 아닌지요. 진실을 감추는 것이 '진짜 방탄'입니다. 방탄 국회보다 더 큰 문제는 '방탄 정권'입니다.
 
윤석열정부의 위기 대응 방식은 '아마추어' 그 자체입니다. 대통령실은 지난 2일 본지의 '천공 국정개입 의혹' 단독보도 직후 '가짜 뉴스' 프레임을 들고나왔습니다. 다음 날(3일)엔 본지 기자 등을 고발했습니다. 윤석열정부가 언론사를 고발한 첫 사례입니다. 앞서 대통령실은 천공과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의원을 줄줄이 고발했습니다. 
 
주목할 대목이 있습니다. 고발을 앞세워 메신저를 옥죄는 대통령실의 대응 방식입니다. "메시지를 깰 수 없을 땐 메신저를 공격하라." 고전적 정치공학 전술 중 하나입니다. 메신저 제거를 통해 본질을 흐리는 전략입니다. 메신저 중에서도 가장 약한 고리인 기자 개인을 쳤습니다. 저열함의 극치입니다.
 
그사이 진실은 안갯속에 빠졌습니다. 사실 여부가 불분명할 땐 통상적으로 메신저 검증에 먼저 들어갑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선 메신저가 사라졌습니다. 윤석열정부 '십상시(중국 후한 말 영제 때 권력을 잡고 조정을 휘두른 10여명의 환관)' 의혹을 받는 천공은 고발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수사도 받지 않았습니다. 
 
의혹은 차고도 넘칩니다. 윤 대통령의 대선 등판 시기.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선에 나온다'는 천공발 기사의 첫 보도 시점은 2021년 3월4일 오전 9시49분. 같은 날 오후 2시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직을 사퇴했습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인 지난해 4월 3일, 천공은 유튜브 강연을 통해 '국방부 앞에 천막을 치는 각오로 대통령실을 이전하라'고 독려합니다. 윤 대통령은 다음 날(4일) "'야전 천막'을 치더라도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도 같은 패턴으로 중단됐습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같은 의혹이 반복되면, 더는 우연이 아닙니다. 천공 의혹 해소의 방법은 간단합니다. 공관과 주변 폐쇄회로(CC)TV 기록 공개를 통한 검증입니다. 천공 의혹 중심에 선 김용현 대통령경호처장은 "천공과 내 핸드폰을 대조해보라"고 반발했지만, 휴대전화 없이 만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천공은 개인 소유의 휴대전화가 없는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진실은 CCTV에 담겨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진실을 가리는 사이, 대통령실은 '지라시 제작소'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원하는 것은 정녕 환관이 활개 치는 대한민국입니까. 국격은 이 순간에도 추락하고 있습니다. 검은 악취가 진동하기 전에 대통령이 나서십시오. 멈칫하면 국민이 일어납니다. 거대한 기득권에 맞서 싸운 1987년과 2016년의 기억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최신형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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