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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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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기정치 부정'·안철수 '중도사퇴설'…기승전 '답정윤' 전당대회

삼고초려 끝에 '김기현-나경원' 연대 결성

2023-02-0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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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어느 때보다 혼란스럽습니다. '김기현 대 안철수' 양강 구도 속 당권주자 간 경쟁에 대통령실까지 전면 개입하며 이전투구로 치닫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불출마를 선언했던 나경원 전 의원은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당권주자인 김 의원을 만나 사실상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반면 '중도사퇴설'이 거론된 안 의원은 "1위 후보가 사퇴하는 것 봤냐"며 일축했는데요. 혼전 양상을 띤 여당 전당대회는 결국 돌고 돌아도 '답정윤(답은 '윤심' 후보로 정해져 있다)'으로 흘러가는 모양새입니다.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 앞에서 전당대회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기현 손잡은 나경원 "많은 인식 공유했다"
 
나 전 의원은 7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김 의원과 오찬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과) 많은 인식을 같이 공유하고 있다"며 "전당대회 모습에 대한 걱정이 많다. 지금 어려운 시기이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은 시기다. 총선 승리를 위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앞서 반윤(반윤핵관) 선봉에 섰던 나 전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출마를 저울질하다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대통령실로부터 공개적으로 불출마 압박을 받은 뒤 지난달 25일 뜻을 접었습니다. 당시 나 전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하며 "전당대회에 있어서 제가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은 없다"고 했지만, 윤 대통령의 지지가 확실해진 김 의원의 손을 들어준 모양새인데요. 결국 '윤심'에 따라 자기 정치를 스스로 부정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 의원과 손잡은 나 전 의원은 "지금 당의 모습이 분열의 전당대회로 흘러가는 것 같아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며 윤 대통령이 공개 경고한 안 의원을 에둘러 비판했는데요. 이어 "우리가 참 어렵게 세운 정권이다.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윤석열정부의 성공과 국정운영, 내년 총선 승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 앞에 어떤 사심도 내려놔야 한다"며 "오늘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가 대한 많은 이야기, 애당심과 충심에 대해 (김 의원과) 충분히 얘기를 나누고 많은 인식을 공유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의원은 나 전 의원과 회동 후 '나 전 의원이 지지를 선언하는 것이냐'라는 질문에 "앞으로 여러 가지 많은 논의를 하겠다는 의미로 보면 될 것 같다"며 "우리 당에 대한 애정과 윤석열정부에 대한 성공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앞으로도 같이 공조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국민의힘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중도사퇴설' 일축'김나 연대' 악재
 
반면 잠시 잠행에 들어갔던 안 의원은 자신을 둘러싼 '중도사퇴설'을 일축하며 전당대회 완주 의지를 내비쳤는데요. 안 의원은 이날 서울 강서구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 후 "1위 후보가 사퇴하는 모습을 본 적 있냐"고 반문하며 "제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비전·정책을 가지고 있는지 당원 여러분들에게 말씀드려 자격 있는 사람임을 증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반드시 당대표에 당선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는데요.
 
앞서 안 의원은 지난 6일 돌연 전당대회와 관련된 공식 외부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숙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상황 점검·정국 구상에 돌입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통령실과 갈등 국면을 맞자 중도사퇴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는데요.
 
안 의원은 이날 비전발표회에 참석하며 '윤심'에 대한 발언은 자제하고 '수도권 경쟁력'을 내세웠습니다. 그는 발언 시간 대부분을 수도권 승리 전략에 할애하면서 "수도권에서 민주당을 괴멸하고 반드시 170석 총선 압승을 이루겠다"며 "안철수를 총선압승 도구로 써달라"고 호소했는데요. 윤 대통령과 관련해선 "후보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에 기여했다"고만 언급해 대통령실과의 갈등을 봉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날 김 의원이 삼고초려 끝에 나 전 의원과 표면적 연대를 이끌어내면서 전당대회판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졌는데요. 앞서 안 의원 역시 나 전 의원과의 연대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이는 반윤계 표심을 흡수해 결선투표에서 역전을 노린다는 구상이었는데요. '김나 연대'가 형성되면서 사실상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됐고, 안 의원 지지율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안 의원의 운신의 폭은 더욱 더 좁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현재 안 의원을 향한 윤 대통령과 윤핵관 세력의 노골적인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터라, 안 의원으로선 친윤 이미지를 부각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향후 윤핵관 세력의 집단 공격이 거세진다면 안 의원의 노선이 '반윤'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계파 간 연대가 본격 시작됨에 따라 양강 구도를 굳힌 국민의힘 전당대회 판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됩니다. 결국 여당 전당대회는 돌고 돌아도 '답정윤'으로 흘러가겠지만요. 애초 집권여당 차기 지도부 선출 과정은 '윤심'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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