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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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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이슈&이슈)컨선→탱커 급등, 다음 차롄 벌크선?!

위드코로나·인프라 부양책 기대

2023-02-25 02:00

조회수 : 9,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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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추락하던 벌크선 운임지수(BDI)가 바닥을 딛고 일어섰습니다. 중국의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해상운임이 반등세로 돌아선 것입니다. 장기간 약세에 머물렀던 탱커 운임이 고개를 들자 관련주들이 고공행진 중인 것처럼 벌크선도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BDI(Baltic Dry Index)는 594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12월 중순까지만 해도 1500선 위에 있던 지수가 두 달 만에 530까지 하락했었죠.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과 따뜻한 겨울 날씨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철광석·석탄 수입감소 직격탄
 
BDI는 중국의 석탄, 철광석 수입과 상관관계가 높습니다. 석탄과 철광석 모두 벌크선으로 실어나르기 때문이죠. 전 세계 철강제품은 중국과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생산 비중이 큰 편입니다. 그중에서도 중국 생산량이 많습니다. 철강 생산의 필수 원재료가 철광석과 석탄으로 주로 호주와 브라질에서 수입합니다. 
 
석탄은 발전에도 필요합니다. 중국엔 아직 유연탄을 쓰는 화력발전소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겨울철에 석탄 수입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가을부터 벌크선 운임이 상승세를 나타내곤 했습니다. 유럽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스 조달에 차질을 빚으면서 석탄발전을 늘렸죠. 
 
하지만 이번 겨울은 달랐어요. 중국 정부가 지난 12월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서 확진자가 급증했습니다. 제조업 생산활동 등 중국의 경제활동이 급격하게 위축됐죠. 유럽도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냈습니다. 중국, 유럽 등으로 석탄과 철광석을 실어나르는 물동량이 단기적으로 크게 감소했습니다. 활동을 묶어도 풀어도 생산이 제약을 받은 것입니다. 
 
중국 세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석탄 수입은 9% 감소한 2억9320만톤을 기록했습니다. 철광석 수입은 11억686만톤으로 1년 전보다 1% 줄었다는군요. 벌크선의 주요 화물 중 하나인 곡물 수입도 11% 감소한 1억4687만톤에 머물렀습니다. 코로나 당시 2019년 1억1145만톤에서 2021년 1억6449만톤으로 2년 새 48%나 급증했는데, 국제 곡물가격이 치솟자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수입 의존도를 줄인 결과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1년 동안 우크라이나의 수출도 77.8%나 급감했습니다. 대부분 곡물입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코로나 확산이 정점을 찍고 나면 그 뒤로는 빠르게 정상화로 진입할 겁니다. 중국은 1~2월 중에 코로나가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 중국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특수채권을 대규모로 발행해 인프라를 부양하는 등 정상화를 위한 정책을 발표, 오는 2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따라서 중국의 경제지표 회복과 함께 BDI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생끝에 급등한 탱커…벌커도?
 
탱커는 벌크선보다 사정이 나은 편이죠. 여전히 바닥권에 머물러 있지만 탱커를 보유한 해운사들의 주가는 불을 뿜고 있습니다.  
 
프론트라인(종목기호 FRO)은 2012년 5월 이후 10여년 만에 최고가 행진 중입니다. 2022년 초 주가에서 3배 가까이 올랐어요. 프론트라인 상승률은 다른 탱커 종목에 비하면 초라해보일 지경입니다. 티케이탱커스(TNK)는 같은 기간 동안 4배 넘게 올랐고 스콜피오탱커스(STNG)는 무려 6배나 뛰었습니다.
 
이들의 주가 상승도 탱커 운임 회복에서 출발했어요. 물론 운임과 운임지수(WS)의 반등폭은 과거 호황 당시에 미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5년 이상 장기간 저가 영역에서 눌려 있던 종목들은 업황이 개선될 때 한꺼번에 에너지(매수세)가 분출하면서 주가가 실적 회복 속도를 앞질러 가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탱커 해운사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HMM 등 컨테이너 해운사들도 먼저 경험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물동량과 운임이 동시에 급등하면서 초호황을 맞았죠. 국내에서는 작전주가 아닌 이상 매우 드문 경우인데, 1년 만에 주가가 10배 이상 폭등했습니다. 
 
이를 지켜본 투자자들은 고개를 든 BDI를 보고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벌크선 운임선물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Breakewave Dry Bulk Shipping ETF(BDRY) 매수세가 증가하고 있어요. 이 ETF의 포트폴리오는 벌크선의 주요 선종인 케이프사이즈(Capesize), 파나막스(Panamax), 수프라막스(Supramax) 운임선물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지난 17일(현지시각) 6.6달러였던 BDRY 주가는 23일 7.96달러로 마감, 사흘간 20% 상승했습니다. 사실 주가 상승보다 눈에 띄는 것은 거래량입니다. 지난달 하루 10만주 미만의 거래량이 2월 들어 꾸준히 증가해 27일엔 약 160만주가 거래됐습니다. 거래량 증가는 이 종목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보여줍니다.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아니라 벌크선사의 주가는 상승률은 조금 낮지만 더 견고해 보입니다. 128척의 선단을 보유한 그리스의 해운사 스타벌크캐리어(SBLK)는 지난해 10~11월에 바닥을 다진 후 천천히 상승 중입니다. 작년 10월말 16.40달러에서 지난 23일 24.40달러로 마감했습니다. 2022년 SBLK의 영업이익은 약 17% 감소했지만 비교적 양호했습니다. 
 
스팟운임+교역량 상승 전망
 
국내 해운사들도 BDI엔 민감한 편입니다. 팬오션 대한해운 등이 벌크선 주력입니다. 
 
하나증권 박성봉 연구원은 중국의 한파와 브라질 우기가 지나가면 철광석 해상물동량은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한 중국 지방정부들이 부동산 규제 완화책들을 발표하고 있어 하반기로 갈수록 고정투자가 회복돼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BDI가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평균 BDI를 과거 평균(1330포인트)보다 높은 1564포인트로 전망했습니다. 배 연구원은 유럽의 러시아산 석탄 금수조치와, 중국의 부동산 경기부양책 발표로 철광석+석탄 교역량 전망이 상향 조정될 수 있어 BDI가 과거보다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나증권은 작년 7월 팬오션의 목표가를 9000원으로 내린 뒤 유지하고 있습니다. 메리츠증권이 제시한 적정주가는 7100원입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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