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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이재명 체제 지속 여부,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달렸다

치열해진 친명 대 비명 주도권 싸움

2023-03-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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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8일 학교 급식실 노동자 폐암 진단과 관련, 서울 은평구 수색초등학교를 방문해 급식 노동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반란표가 속출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이 그간 숨죽여온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간 계파싸움 구도의 불씨를 지피면서 앞으로 당내 주도권 싸움이 치열할 전망입니다. 특히 다음 달 말 열리는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명이 아닌 비명계 후보가 선출된다면 이미 리더십에 금이 간 이 대표 체제의 추가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현재 친문(친문재인)계 핵심인 전해철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비명계가 일찌감치 물밑 선거전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비명계 당선 땐 이재명 리더십 추가 타격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자신을 향한 검찰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당 의석수(169석)보다 31명이나 적은 체포동의안 반대표(138표)를 이끌어내는 데 그치며 잔뜩 자존심을 구겼습니다. "무난히 부결된다"던 당 지도부로서는 멋쩍게 웃을 수밖에 없는 결과로, 비명계를 중심으로 한 조직적인 행보에 허를 찔렸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그간 각종 행사에 참석하며 의원들에게 화합을 강조했던 이 대표로서는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입니다. 검찰의 사법리스크가 자신을 옥죄는 상황에서 당내 화합 요소까지 나가떨어지면서 앞으로 당 안팎에서 모두 싸워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표결 직후 최고위원들과 만찬을 함께하며 다음 정국 구성에 골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홍근(가운데) 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의 단일대오 대열이 한순간에 흐트러진 만큼 앞으로 계파싸움이 더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계파색이 옅은 한 중진 의원은 본지와 한 통화에서 "일단 부결로 힘을 모은 뒤 나중에 총선을 앞두고 대표가 사퇴하는 그림이 됐어야 했는데 서로 대립하는 구도가 됐다"며 "당 전체를 놓고 생각했을 때 좋지 않은 일"이라고 앞으로 당내 분란을 우려했습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표결 결과로 그간 유지했던 단일대오 대열이 허상이었음이 드러났다"며 "앞으로 당내 계파 싸움이 치열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친명계 인물난 속 전해철·김두관 출마 채비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후 의원들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첫 바로미터가 원내대표 선거라는 점에서 친명계와 비명계는 이때 치열하게 맞붙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대표에 이어 당내 '톱2'인 원내대표는 169석의 거대 야당을 대표하는 의원으로서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을 견제하고 협치를 이끌어야 하는 책임이 따르는 막중한 자리입니다. 의원들의 표심이 다시 한번 이 대표를 외면한다면 이 대표로서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선거 이후에도 원내대표가 당대표에 사사건건 반기를 드는 장면이 연출된다면 당대표 리더십 문제는 계속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정세균계인 안규백(4선) 의원을 비롯해 친문계로 꼽히는 전해철 의원, 친문계이자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박광온·홍익표(이상 3선) 의원, '원조 친노(친노무현)' 김두관(재선) 의원 등의 출마가 예상됩니다. 친명계의 경우 마땅한 후보가 나오지 않고 있어 중진급 차출설이 제기되고 있는 흐름입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다음 달 원내대표 선거를 잘 봐야 한다. 앞으로 이 대표로서는 주어진 권한을 놓지 않기 위해 친명계 후보를 내세울 것"이라며 "비명계에서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크게 싸우지 않겠느냐"고 진단했습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도 "원내대표 선거가 중요해졌다"며 "현재 계파 간 화합이 완전히 깨진 상황에서 서로 후보를 내세우며 치열하게 대결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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