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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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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한마디에 뉴욕증시가 무너진 이유

2023-03-23 17:05

조회수 : 1,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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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의 3대 지수가 모두 1% 이상 급락했습니다. 실제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6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65%, 나스닥지수는 1.60% 각각 하락했는데요. 
 
바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시장이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면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는 발언 한마디 때문이었습니다. '연내 금리 인하는 없다'고 못 박자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는 시장의 기대가 한순간에 무너진 셈이죠.
 
여기에 재닛 옐런 재무 장관이 상원 청문회에 출석,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후폭풍과 관련해 "모든 은행 예금을 보장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자 뉴욕증시 낙폭이 확대됐습니다. 파월 발언에 이어 옐런의 폭탄 발언까지 이어지자 시장이 와르르 무너진 것입니다.
 
연준은 이날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SVB 파산 사태로 일각에선 '금리 동결론'도 제기됐지만, 연준은 물가 안정이 더 우선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갔습니다.
 
사실 시장에서는 지난해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채권값이 크게 떨어진 게 SVB 파산의 주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어서 금융업계를 중심으로 은행 시스템 안정을 위해 이번엔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센 상황이었습니다.
 
파월 연준 의장은 이와 관련해 금리를 동결하는 것도 오늘 논의선상에 있었지만, 물가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다는 지표들이 계속 나오고 있고 무엇보다 연준이 물가를 잡을 거라는 확고한 믿음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금리를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금리는 이제 4.75%~5% 구간으로 올라갔고, 우리나라와의 금리 차이도 1.5%포인트로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습니다. 다만 미 연준은 올해 최종금리 수준은 기존 전망치 최고 5.25%를 유지했습니다. 이대로라면, 올해 한 번 정도만 더 금리를 올릴 거란 계산이 나옵니다.
 
연준 성명서에 매번 등장했던 '지속적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문구도 '약간의 추가적 긴축'이라는 표현으로 수정됐는데, 종합해보면 연준의 금리 인상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파월 연준 의장이 연내 금리 인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시장이 그런 기대를 갖고 있다면 잘못된 거라고 한 발언이 못내 마음에 걸립니다. 이는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을 땐 그렇게 할 거라면서 추가 인상 여지를 남겨놓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시장에서는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짙어지는 상황에서 연준의 인플레이션 잡기가 언제까지 이어지겠냐가 시장의 속내인 것이지요. 시장과 연준의 밀당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흥미롭습니다. 분명한 건,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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