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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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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포지션

2023-04-19 17:01

조회수 :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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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최근 들어 공감하는 문장이 있습니다. "각자 포지션에 충실할 뿐이다"
 
이 문장은 본인이 속한 포지션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개인 투자자, 부동산 인플루언서, 집단 투자자, PR 담당자, 언론인 등입니다.
 
각자의 포지션에 따라 행동하고, 문제가 생길 시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해결합니다. 문득 드는 단상은 자신이 속한 포지션의 영향으로 상대방의 포지션을 무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방어 기제가 강한 직종은 반대 직종과 부딪힐 시 회피하거나 소극적인 대응을 합니다. 오히려 자신과 반대인 포지션을 취한 이들에게 앓는 소리를 하거나 은연중에 협박합니다. 물론 대다수가 그러는 건 아니죠. 
 
그들은 이렇게 말하겠죠. "우린 우리의 일을 하는 것이다. 방패 역할에 충실하게 임할 뿐이다"
 
예를 들면, 어떤 이슈가 터졌거나 의혹이 제기되는 경우 '창'에 해당하는 포지션은 '방패'에게 질의합니다. 사실관계 여부와 회사의 공식 입장은 뭔지에 대해서 답변을 요구합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회사의 입장 및 상황을 말하는 방패가 있는 반면, 앓는 소리를 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창에 해당하는 포지션인 저로선 이럴 때마다 당황스럽습니다. 각자의 포지션이 있고, 각자의 일을 하는 건데 이같은 응답일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말입니다.
 
이와 관련해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면 선배들의 응답은 각양각색입니다. "거기 정신 못 차렸다. 센 글을 써라", "그 회사도 요새 어렵다. 그만한 사정 등이 있겠지" 등의 반응입니다.
 
얼마 전 저와 같은 포지션인 사람들과 역으로 반대 포지션인 이와 함께 석식을 가졌습니다. 방패가 속한 곳은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늘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곳입니다.
 
늘 애정이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곳 중의 하나죠. 몇 개월 전 첫 저녁자리를 했을 당시에 그 워딩을 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친하니까, 우리 것 쓰지 말죠"
 
저는 농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각자 포지션이 중요한 만큼 각자 일을 하는 건데 왜 이런 발언을 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 전 가진 저녁자리에서 방패가 속한 곳의 현황과 이슈 등에 대해 질의했습니다. 친절하게 답변해 주면서도 "여기에 오신 분들은 우리것 쓰지 마요"
 
저는 바로 물었습니다. "왜 쓰지 말라는 거죠? 제 일을 하는 건데요"
 
저의 대답을 들은 이는 이렇게 답변하더군요. 제 영향 덕분에 본인이 속한 곳이 많이 피곤했다고 말입니다. 제가 분석해서 쓴 글로 인해 동종업종에 속한 타인들이 질의를 많이 했다고 말입니다.
 
오히려 저랑 입장이 같은 이들도 자기는 안 쓴다면서 "열정이 뛰어나시네요" 한마디 던지시더라구요.
 
정색을 할 수 없어서 웃어 넘겼습니다. 하지만 그 석식을 뒤로 한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각자 일을 하는 건데. 각자 포지션이 있는 건데. 그들도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만큼 상대방과 공생해야 하는 관계라면 이렇게 대응해선 안 된다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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