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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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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세모이배월)현대지에프홀딩스, 기업분할 후 배당 ‘쑥’

150억 배당시 주당 263원…현재가 대비 6.6%

2023-05-1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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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살짝 부족했던 현대지에프홀딩스의 배당이 기업분할 효과로 크게 개선될 전망입니다. 현재가 기준 6%대 중반의 배당수익률이 예상됩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그린푸드가 지난 3월1일자로 기업을 분할하면서 변경한 사명입니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11월 지주회사(존속법인) 현대지에프홀딩스와 사업 자회사 현대그린푸드(신설법인)로 기업을 인적분할하겠다고 공시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이를 승인했죠. 이를 위해 2월27일부터 4월9일까지 주식거래가 중지됐고 그 사이 3월1일자로 기업을 둘로 나눴습니다. 그리고 4월10일 지주회사 현대지에프홀딩스와 신설회사 현대그린푸드로 주식 거래를 재개했습니다.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현대그린푸드는 모두 현대백화점그룹 안에 속해 있습니다. 하지만 지배구조상으로는 현대지에프홀딩스가 가장 위에 자리합니다.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그린푸드(10.11%)를 비롯해 현대리바트(41.2%), 현대에버다임(45.2%), 현대홈쇼핑(25.01%), 현대이지웰(28.26%), 현대백화점(12.05%)를 거느린 구조입니다.
 
이와 함께 추진했던 현대백화점 분할안이 무산돼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지만 당분간 이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입니다. 23.80%의 지분을 갖고 있어요. 정 부회장의 형이자 그룹의 수장인 정지선 회장도 12.67%를 보유 중입니다. 여기에 자사주(10.11%)까지 포함하면 전체 주식의 거의 절반에 해당합니다.
 
분할 후 지주사 할인…주가 큰폭 하락
 
지주회사가 됐으니 이제부터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실적은 자회사들에게 달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분할 전만 해도 옛 현대그린푸드는 별도실적이 더 좋을 때가 있을 만큼 탄탄한 회사였는데 이젠 다릅니다. 
 
 
지분율은 낮지만 덩치가 큰 현대백화점이 중요하겠네요. 지난해 5조원 넘는 매출액과 320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습니다. 2조원대 매출의 현대홈쇼핑도 알짜 자회사입니다. 현대리바트도 매출 1조5000억원에 육박한 조 단위 형제 중 하나인데 영업적자를 기록해 현대지에프홀딩스에겐 천덕꾸러기 자식이 된 상황입니다. 지분율도 41.2%에 달해 영향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유의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현대에버다임은 매출액 3744억원, 영업이익 157억원으로 자식들 중에서는 4순위 정도 규모입니다. 
 
신설법인으로 떼어낸 현대그린푸드는 올해 실적이 나와야 알 수 있겠지만, 분할비율이 34.67%이었기 때문에 지주회사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보입니다.  
 
자회사들의 실적은 그럭저럭 괜찮은 편인데 문제는 이들 모두가 상장회사라는 사실입니다. 한국 주식시장에서 지주회사는 고질적인 할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주요 자회사들이 동시에 상장돼 있다는 점입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도 마찬가지입니다. 거론된 기업들이 모두 상장사입니다. 기업분할로 거래가 묶여있다가 지난달 재상장한 뒤로 주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겁니다. 거래정지 전 4775원에서 지금은 3915원으로 18%나 하락한 상황입니다. 
 
150억 배당 약속…주당 263원
 
다만 주가 하락은 배당주에게 매수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그린푸드 시절부터 꼬박꼬박 배당을 했습니다. 그런데 배당수익률이 높지 않았어요. 현대지에프홀딩스는 2016년까지 주당 60원씩 배당하다가 2017년 80원을 거쳐 2018년 210원으로 올린 후 매년 210원씩 배당하고 있습니다. 210원이 주가 대비로는 1~3%대 수익률에 그쳤다는 게 아쉬웠죠.
 
그런데 올해부터는 확 달라질 전망입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기업분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주환원정책에 관한 큰 그림을 설명했습니다. 우선 분할 존속회사 즉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금배당을 최소 150억원 이상 지급하고, 또 존속회사와 분할 신설회사 두 회사의 합산 배당금 총액이 분할 전보다 증가하도록 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분할 전 옛 현대그린푸드의 배당총액을 보죠. 2022년 결산 배당금은 주당 210원, 배당총액은 184억3445만원이었습니다. 회사를 분할했기 때문에 배당 재원은 이보다 감소합니다. 하지만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최소 150억원을 보장했습니다. 이걸 주식 수로 나눠보겠습니다. 
 
분할 전 전체 주식수는 9770만4482주였습니다. 이중 신설법인 현대그린푸드 몫으로 간 주식이 3388만914주를 뺀 현재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전체 주식은 6382만3568주입니다. 이중에서 자사주에는 배당을 하지 않습니다.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3월말 현재 자사주는 679만2001주입니다. 
 
예상배당금 150억원을 자사주를 제외한 전체 주식수로 나눈 값은 263원입니다. 경영진이 약속을 이행할 경우 현대지에프홀딩스의 현재가 대비 배당수익률은 6.6%대가 될 겁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있습니다. 이제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지주회사가 됐기 때문에 공정거래법상 주요 자회사들의 지분율 규제(상장사 30%, 비상장사 50% 이상 소유)를 맞춰야 합니다. 여기에서 미달하는 자회사들은 부족한 만큼 지분을 채우거나 전부 처분해야 합니다. 현대지에프홀딩스 관계자는 "현대그린푸드의 경우 향후 공개매수 방식의 현물출자를 진행해 지분율을 30%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하반기 이를 위한 유상증자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규모와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유증으로 주식 수가 늘어날 경우 주당 배당금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도 분할 후 1년 내에 소각할 계획입니다. 분할신설회사 현대그린푸드도 분할 후 6년 동안 자사주 10.6%를 매입해 소각하겠다고 했는데 이쪽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자사주를 소각한다면 현대지에프홀딩스 주주들의 보유 주식 가치도 그만큼 높아지게 됩니다. 만에 하나 자사주 소각을 미뤄도 150억원 배당 약속만 지키면 주주로서는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단, 경영환경과 시장 상황에 따라 배당정책이 변동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아놓아 꺼림칙한데 공개적으로 발표한 내용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아닌 한 지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혹시나 150억원을 배당하는 데 있어 특별한 문제가 발생할 위험은 없는지, 최소한 자회사들의 영업 현황을 지켜볼 필요는 있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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