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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제재 무색?…평양 살림집 2만호 등 대규모 완공

산업건설보다 주택건설 성과 내기 쉬워

2023-06-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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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5만호' 건설을 추진하는 북한이 최근 만경대 인근에 새 주택단지를 건설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5월 21일 평양 대평지구 살림집 준공식이 진행됐다고 22일 보도했다. 통신은 "다층, 고층 살림집들이 다양한 형식으로 조화를 이루고 주민들의 편의를 최대한 보장할 수 있게 학교와 진료소, 각종 봉사시설들을 충분히 갖춘 대평지구"라고 소개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북한은 2021년 8차 당대회(1월 5일~12일) 직후, 평양에 연간 1만호씩 5년간 5만 세대 살림집(주택)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8차 당대회에서 선언한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하나로 "살림집 건설을 비롯한 기본 건설을 대대적으로 진행하여 인민들에게 보다 문명한 생활조건을 제공해 주고 나라의 면모를 일신시키는 것"이라는 포부였습니다.
 
김정은 "혹심한 상황에서 대규모 건설 자체가 상상 밖 엄청난 일" 토로
 
이에 따라 그해 3월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시 1만세대 살림집 건설' 착공식을 평양 사동구역 송신·송화지구에서 열었고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도전과 장애가 그 어느 때보다 혹심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이런 대규모 건설을 하는 것 자체가 상상 밖의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 직후 북한의 주요 건설사업을 사실상 떠맡고 있는 북한군이  본격적으로 살림집 건축을 시작했습니다.
 
북한은 이날 착공식을 한 송신과 송화지구를 시작으로 서포·금천지구, 9·9절거리지구에 매년 1만호의 주택과 공공건물을 건축해 평양의 도시구획을 동·서쪽과 북쪽으로 넓혀 나가겠다는 계획이었고, 여기에 이미 건설 중인 1만 6천 호를 포함하면 2025년까지 거의 7만 호를 공급하는 대규모 구상이었습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 위원장이 말한 대로, 군수물자는 물론이고 민생분야까지 포함한 유엔과 미국의 국제제재에 코로나19로 중국과의 국경까지 폐쇄한 '혹심한 상황'이었습니다. 때문에 성공가능성에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습니다.
 
특히 그 1년 전 북한이 '역대 최대규모의 종합병원을 짓겠다'며 시작한 평양종합병원 건설사업도 부진한 상황에서, 그보다 더 큰 사업을 벌이겠다는 것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북한은 2021년 이전부터 평양이 아닌 주요 지방도시들에서도 대규모로 살림집 건설 사업을 벌여왔습니다. 2016년에 양강도 삼지연시 꾸리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2019년에는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를 완성했으며, 홍수피해 복구사업을 2021년부터 확대 추진한 함경남도 검덕지구 조성사업 등도 있습니다. 또 2022년부터는 전국 대부분 시군에서 대대적으로 농촌 살림집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김두환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5월 말에 발표한 '최근 북한의 살림집 건설정책'(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한반도 포커스'의 제8차 당 대회 이후 북한경제 현실과 전망 중)에서, 북한이 대규모 살림집 건설사업을 벌이는 의의와 그 특징에 대해 '인민대중제일주의' 원칙하에서 추진하는 '인민 물질문화적 수요 보장 건설'로서 제1의 중심 과업'"이라며 "'국가경제 발전 5개년 계획'에서 밝힌 '건설의 두 전선'인 산업건설과 '인민수요 보장' 중에서 현재로서는 후자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두환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이 정리한 '제8차 당대회 이후 북한살림집 건설현황'

"살림집 건설 규모, '대북제재, 코로나, 자연재해 삼중고로 인한 경제난' 무색"
 
그렇다면 현재 상황은 어떨까요. 애초 목표대로 평양에서는 2022년과 올해 각각 송화거리 1만 호와 화성지구 1만호를 완공하고 화성지구 2단계 1만호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를 포함해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4인 가구 기준으로 10만명 정도가 새 아파트에 입주한 것으로, 평양시 인구의 5% 정도가 수혜를 입었습니다. 평양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함경남도 검덕지구 1만여 호를 완공하고 추가 건설 사업에 돌입했습니다.
 
김두환 연구위원은 "살림집 건설 규모를 보면, '대북제재, 코로나, 자연재해의 삼중고로 인한 경제난'이 무색할 정도이며 북한 당국과 전국의 해당 단체, 기관들이 총력으로 실적을 올리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살림집 건설 규모 면에서 2017년 이전 수준을 넘어서고 인구당 건설 호수 기준으로 평양이 서울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살림집을 건설하고 있으며 공간적으로는 평양에서 지방 도시와 전국 시·군으로, 공급대상은 핵심 계층 위주에서 일반 노동자와 농민 종사자들로 확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 같은 성과를 볼 때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시멘트 연간 800만톤 생산 목표도 거의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혹심한 경제난 속에서 어떻게 이처럼 대규모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을까요. 국제 경제제재가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일까요. 북한이 주사기 금속제 바늘까지 금지할 정도로 사상 유례없이 촘촘한 국제제재 상황에서, 놀라운 저항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꼭 그렇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주택사업은 내부 공급 가능 분야"…전체 역성장 중에도 건설분야는 플러스 성장
 
김 연구위원은 "대북제재와 대외교역 감소 때문에 추진이 어려운 산업건설에 비해 북한 내부 자원과 인역을 활용할 수 있는 살림집 건설에 집중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주택건설을 위해 필요한 시멘트, 철근, 모래와 값싼 노동력은 별다른 국제제재 부담 없이 북한 내부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주택건설 붐은 수치상으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2021년 -0.1%, 2020년 -4.5%로 역성장 상태이지만, 건설 분야만 놓고 보면 2021년 1.8%, 2020년 1.3%로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김정은식 선택과 집중의 결과"라면서 "제제 상황에서 내부 동원이 쉬운 주택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사회주의 우월성을 보여줄 수 있는 핵심 분야로 주택문제를 설정하고 인민들이 삶의 질 변화를 폐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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