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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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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죄부 시찰단도 모자라…여당 오염수 방류 '들러리' 자처

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확대회의 개최

2023-06-0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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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정부·여당이 야당의 우려를 '괴담 선동'으로 규정하고 여론전에 나섰습니다. 또 정부와 시찰단을 향해선 철저한 검증과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국민 불안이 확산하는 여론을 안심시키는 데 주력했습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정부는 후쿠시마 시찰단 파견으로 일본 정부 행위에 면죄부를 준 데 이어, 여당 역시 견제는커녕 오염수 방류 들러리를 자처하고 나선 모습입니다.
 
"민주당 괴담, 광우병 사태 판박이"선동 프레임 꺼낸 당정
 
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는 7일 국회에서 확대회의를 열어 후쿠시마 현장 시찰단장을 맡은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으로부터 시찰 결과 등을 보고받고 시찰단의 향후 계획, 오염수 처리 문제 등을 논의했습니다. 
 
회의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화진 환경부 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 등 관계기관장들이 총출동했는데요. 여당의 일개 TF 회의에 당정이 총출동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당정은 회의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민주당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문제점 제기를 '괴담'으로 규정하고 국내 어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최근 야당이 오염수 방류 반대 규탄 집회를 열며 여론전을 펼치자 당정이 함께 대응하며 비판 여론 잠재우기에 나선 모습인데요.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야당은 과학적 근거를 무시하고 여전히 검증되지 않는 내용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지난 주말에도 민주당 지도부는 부산에서 장외투쟁하며 후쿠시마 오염수로 우리 어민이 다 죽는다고 증명되지 않는 괴담을 주장했다. 광우병 사태와 똑같은 모습"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선동정치의 피해는 결국 국민께 돌아간다"며 "국민의힘과 정부는 괴담과 선동이 아닌 과학과 검증이라는 힘든 길을 가기로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민주당발 선동 공포가 수산업계를 집어삼키고 있다"며 "민주당이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을 퍼뜨리며 국민 수산물 소비에 얼음물을 끼얹고 있기 때문"이라고 질타했습니다. TF 위원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역시 "민주당의 방사능 괴담이 어민들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며 "민주당은 정치적 이익을 위해 광기의 선동적 괴담을 퍼뜨리고 있다"고 공세를 폈습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우리 정부는 국민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오염수가 객관적이고 안전하게 검증되고 국제법과 국제기준에 부합하게 처리되도록 일관되게 노력했다"며 "외교부는 오염수 안전 처분을 위해 일본 측과 협의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 사회와 지속적으로 공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인접국 오염수 방류에 대해 과학적 사실을 떠나 불안감을 가지는 것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많은 과학자들이 일본이 오염수를 계획대로 방출하면 크게 우려할 만한 문제가 아니라고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주장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확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 과반 반대하는데…비판여론 잠재우기 급급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정부에 후쿠시마 오염수 유출 가능성 등을 집중 질의했습니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IAEA 최종보고서가 나오기 전 시찰단이 받아온 자료를 검토해 대비책을 마련할 것을 정부에 요청했는데요.
 
성 의원은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오염수가 혹시 지하로 유출되는 건 없는지, 갑작스러운 폭우 등 기상이변으로 바다에 유출될 가능성이 있는지 물었고, 유국희 단장은 이 부분도 점검했다고 했다"며 "IAEA가 최종보고서를 내기 전에 우리 시찰단이 갔다 온, 받아온 요청 자료 같은 경우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대비할 게 없는지 등 연구 결과에 대해 속도를 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전문가 현장 시찰단장을 맡은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도 "이번 시찰을 통해 과학기술적 검토 과정에서 유의미한 진전을 가져왔다"며 "시찰을 통해 확보한 자료와 함께 앞으로 추가적인 정밀 분석과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 이 작업을 통해 보다 종합적으로 일본 계획을 검토하고 평가해 결과를 국민께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정의 여론전에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 불안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의 면죄부 시찰단에 이어 여당마저 견제는커녕,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여론 잠재우기에 급급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데요. 
 
국민의힘은 지난달 19일 국회에 세계적인 핵 전문가인 웨이드 앨리슨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를 초청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간담회를 개최했지만 오히려 논란만 낳기도 했습니다. 앨리슨 교수는 간담회에서 "지금 후쿠시마 앞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한 1ℓ 물이 내 앞에 있다면 마실 수 있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위험성이 과장됐고, 처리수는 안전하다고 주장했는데요. 국민 불안 해소는커녕, 되레 오염수 음용 논란만 낳았습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크고 이런 불안감과 불신을 불식할 수 있는 그 어떠한 조치도 없는 게 국내 상황"이라고 꼬집으며 "현재 일본 내에서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50% 넘게 반대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성일종 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확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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