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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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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 가리지 않는 윤석열식 이분법 정치

노조·언론·시민단체 '정조준'

2023-06-08 16:24

조회수 : 17,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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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자유'입니다. 지난 집권 1여년 동안 국내외 각종 연설과 회견문 등에 '자유'가 언급된 횟수는 약 1000회 가까이 되는데요. '자유'라는 국정 어젠다를 가지고 모든 권위와 억압에서 벗어나는 자유민주주의 사회를 꿈꾸지만, 정작 윤 대통령이 보여주는 내·외치는 '내 편, 네 편'으로 나눠지는 이분법적 정치로 요약됩니다.
 
실제 내치의 경우 노동조합(노조), 언론, 시민단체 등을 묶어서 하나의 '이권 카르텔'로 바라보는 윤 대통령의 인식이 엿보이고요. 외치 역시 한·미·일과 북·중·러의 진영 대결로 보는 이분법적 시각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일각에서는 이분법적 사고의 검찰 경험으로 인해 구조적인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노조·언론·시민단체'전선 넓히는 윤 대통령
 
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석열정부의 비판 세력을 몰아붙이는 국정운영 방식이 돋보이는 것은 '노조 때리기'에서 시작됩니다. 지난해 말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파업 당시 강경 대응으로 지지율 반등을 경험하자, 이후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위한 노조 때리기의 수위는 한층 더 높아졌습니다. 심야 집회 금지, 불법 시위 전력이 있는 단체의 집회 제한 등이 대표적인 예인데요. 
 
이날 대통령실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중단에 대해서도 "낫 휘두르는 불법시위에 대해 눈감아야 하나"면서"경사노위 유지 위해 노동정책 원칙 바꾸지 않는다"고 밝히며 강경 대응 방침을 전했습니다.
 
비판 언론에 대한 칼도 빼들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혐의를 이유로 일부 언론사 기자의 자택 압수수색은 물론, 임기 만료가 임박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면직은 언론을 바라보는 윤석열정부의 강경한 자세를 보여줬습니다. 
 
다음 타깃은 '시민단체'입니다. 대통령실은 지난 4일 민간단체 보조금 부정 사용 사례를 직접 발표하면서 '시민단체 옥죄기'에 화력을 쏟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보조금 비리에 대한 단죄, 또 환수 조치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하자, 정부·여당은 후속 조치에 곧바로 착수했습니다. 국무총리실은 지난 7일 전 부처 감사관 회의를 열었으며, 국민의힘은 '시민단체 선진화 특위'를 출범시켜 '국고 탈취범' 잡기에 손발을 걷어붙였습니다. 
 
·일에 밀착한 외교도 '편 가르기'
 
비단 내치뿐만 아니라 외치에서도 윤 대통령의 이분법적 시각은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대표적인 예로 '한·미·일' 대 '북·중·러'로 나눠지는 외교 노선을 보면 '적과 동지'로 구분되는 이분법적 시각을 엿볼 수 있는데요. 윤 대통령의 지난 집권 1년의 외교 정책은 '전략적 모호성'은 옅어진 반면, 이분법적 기조는 뚜렷해졌습니다. 미국·일본에 대해서는 상당히 밀착 행보를 보이는 반면, 북한·러시아·중국과의 관계는 긴장감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야권에서는 이 같은 윤석열정부의 행보에 '노조 탄압, 언론 탄압, 시민단체 탄압' 등 갈라치기 전략이라는 비판이 쏟아집니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미 야당도 뚫렸고, 언론도 뚫렸고, 이제 시민단체도 뚫리고 듣기 싫은 소리는 안 듣겠다. 본인들 비판하는 곳은 모조리 다 압수수색 하겠다는 건데, '이제 보복 정치의 시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습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윤석열정부의 이분법적 기조는 외교·안보 정책에서 더욱 두드러진다"면서 "내년 총선을 염두하고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위한 이분법 프레임으로 접근하는 것도 있겠지만, 이분법 기조는 정치적 파열음을 더 확대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7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반도체 국가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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