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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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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도 '대응훈련' 있어야

2023-06-14 13:58

조회수 : 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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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방영한 사이비 종교 관련 다큐멘터리가 화제가 된 후 사이비 종교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습니다. 사이비 종교는 뉴스나 시사프로그램의 단골 소재이기도 했지만 실상을 세부적으로 담은 영상 속 모습은 많은 이들을 충격에 휩싸이게 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각심이 고조됐을 때 기세를 몰아 사이비 종교에 대응하는 교육과 훈련을 도입하는 방법이 검토돼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사이비 종교가 있고 이들 종교는 신도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단순 종교의 문제를 떠나 세뇌를 통해 세상과의 단절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 성 착취, 폭력, 학업 중단, 노동력 착취, 금품 갈취 등 많은 범죄와 맞닿아 있기도 합니다.
 
그 수법도 나날이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도를 아느냐'고 묻는 뻔한 방식은 이제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런 물음이 사라졌다고 포교 행위가 줄어든 것이 아닙니다. 방식을 바꾼 겁니다. 심리학을 연구하고 있다고 테스트에 임해달라거나 음악 무료 수업으로 유인하기도 합니다. 제가 직접 경험했던 방법들입니다. 하지만 저는 낌새를 느껴 차단이 가능했습니다.
 
사용자들이 스마트해질수록 컴퓨터 악성 코드는 진화하죠. 포교 수법도 그렇습니다. 최대한 본색을 감추는 방법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습니다. 똑똑한 이들이 눈치채지 않도록 가랑비에 옷 젖듯이 천천히 스며드는 방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공통 관심사로 라포(rapport, 상담을 위한 친밀감 또는 신뢰관계) 먼저 형성합니다. 취미가 될 수도 있고, 중고거래가 될 수 있습니다. 원데이 클래스, SNS도 이들의 포교 장소입니다. 이들은 이곳에서 알아낸 정보들로 '맞춤형 포교'를 하고 있는 겁니다. 작정하고 덤비는 사람에게 당하지 않기란 퍽 힘든 일입니다.
 
이를 예방하려면 교육이 필요합니다. 어떤 수법으로, 어떤 곳에서 포교가 일어나는지 알고라도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자신이 머무는 곳에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과 인지하지 못하는 것에선 큰 차이가 나게 마련입니다. 적을 알아야 대비를 하죠.
 
사이비 종교도 재난처럼 취급해야 합니다. 앞서 말한 잔혹한 범죄와 관련이 깊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문제라고 보기엔 그 개인의 수가 너무 많거니와 이들이 맺은 많은 관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생존수영을 배우고 재난대응훈련을 하듯이 사이비 종교와 접촉이 있을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좋을지 매뉴얼을 알려줘야 합니다.
 
대학시절이 떠오릅니다. 대학시절 한 사이비 종교의 본부가 제 학교에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곳이 어떻게 학교 학생회관에 자리 잡고 있었는지도 의문이네요. 이곳에서는 부모와의 소통, 미디어 접촉 등이 제한됐습니다. 이들은 가열찬 포교활동을 펼쳤는데 많으면 하루에 3번, 4번도 그들을 만났습니다. 선배라며 밥을 사준다고 접근하는 이들에게 후배들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식은땀을 뻘뻘 흘렸습니다. 어떤 후배들은 제게 연락해 도와달라고 SOS를 치기도 했죠. 그럴 땐 있는 힘껏 험악한 표정을 하고선 출동하곤 했습니다. 이럴 때 사이비 종교에 대한 안내와 매뉴얼이라도 있었다면 난색을 표하는 이들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았을까요? 그때보다 방식이 훨씬 더 교묘하고 잔인해진 요즘, 사이비 종교 대응 매뉴얼 보급이 시급해 보입니다.
 
  • 변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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