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이범종

smile@etomato.com

안녕하세요, 이범종입니다.
펭수의 '삶'은 지금이 전성기

2023-09-12 11:59

조회수 : 2,617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펭수가 최근 심리상담을 받았습니다. 평소 안 하던 청소를 하고, '자이언트 펭TV' 제작진에게 커피를 사줬기 때문입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제작진은 펭수를 오진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데려갔습니다. 돈가스 사준다는 말에 속은 펭수는 결국 소파에 앉아 걱정을 털어놨습니다.
 
펭수는 힘들지 않으냐는 의사의 물음에 "그게 조금 힘든 건 맞는 것 같다"며 "계속 다른, 좋은, 재밌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니까"라고 답했습니다.
 
펭수는 사람들이 일 안하면 행복할 것 같다고 하니, 자신은 자이언트 펭TV가 일이라고 하고 싶진 않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하고 싶을 때만 하는 '놀이'는 아니지 않느냐"는 지적에 잠시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펭클럽도 내심 걱정하던 부분을 털어놨습니다.
 
펭수: 음... 사실 저는 힘들면 안 돼요.
의사: 왜요?
펭수: 왜냐면 조회수 잘 나와야 되니까.
 
(최근 한달 간 자이언트 펭TV에서 가장 많이 나온 조회수는 58만회인데, 600만대를 기록한 3년 전에 비해 많이 줄었습니다.)
 
9월 1일 방영된 '자이언트 펭TV' 304회 '돈가스 사준다며' 편. 펭수가 처음으로 유튜브 조회수에 대한 걱정을 털어놨다.  (사진=자이언트 펭TV 화면)
 
의사: 왜 조회수를 그렇게 신경써요?
펭수: 사실 저는 즐겁게 하고 싶고... 재밌으니까. 근데 이게 또 어쩔 수 없잖아요. 자이언트 펭TV니까... 저도 잘 해야 되잖아요. 벗(But)! '(조회수가) 잘 나와야 되나~? 굳이?' 싶어요.
 
의사: 그 생각은 왜 들어요?
펭수: 음... 그냥 내가 조회수 잘 나오려고 여기 온 게 아니니까.
 
의사: 음... 아니니까.
펭수: But! 잘 나와야 돼요. 그래야 웃어요. 사람들이···. But!
 
의사: 그러려고 온 건 또 아닌데 그렇죠?
펭수: 맞아요.
 
의사: 두 가지 마음이 왔다 갔다···.
펭수: 그러나!(편집)
 
이렇게 진심을 털어놓고 장난도 치는 펭수에게 의사는 묻습니다. "그만두고 싶을 때는 없으세요? 언제까지 내가 이 일을 해야 할까. 그만두고 싶다, 이런 생각 하신 적은."
 
이어진 펭수의 대답은 불안한 마음으로 방송을 지켜보는 펭클럽을 향하는 듯 했습니다.
 
"그건 없어요. 얼마 전에 이경규 선배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한 사람이라도 박수 칠 때까지 끝까지 하겠습니다!' 근데 저도 공감했습니다."
 
그리고 펭수는 자이언트 펭TV를 계속 하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의사: 그러면 어쨌든 펭수는 그래도 물론 힘들 때도 있지만 이 일이 굉장히 즐겁고 재밌나 봐요. 그렇죠?
펭수: 맞아요. 이게 제 '삶'이에요. 제 삶이 돼버린 것 같아요.
 
펭수는 자기 존재가 일이자 놀이, 다르게 말하면 삶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펭TV를 함께 만들고 떠나간 제작진들을 생각하며, 후회와 미련을 남기지 않으려 지금 제작진에게 잘 해주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펭수는 떠나간 사람들에 대한 상실을 느끼지만 주위에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자이언트 펭TV 화면)
 
의사는 펭수가 상실감을 느끼고 있으니 자기 감정을 믿을 만한 사람들에게 표현하라고 했습니다.
 
"'힘들다, 우울하다, 지쳤다'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 이런 생각을 느끼는 게 사실 나쁜 건 아니거든요. 우리가 특히 그래요.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뭔가 내가 잘못하는 것 같고, 걱정을 끼치는 것 같은데. 쉽지는 않겠지만 연습을 해보면 좋아요. 긍정적인 감정부터."
 
의사의 진단명은 '막힌 부리 증후군'입니다. 부리가 막힌 듯이 자기 감정을 말 못하는 증후군으로, 펭수 뿐 아니라 도널드 덕 같은 유명 조류 캐릭터들이 이런 증후군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펭수가 자기 감정에 솔직하라는 처방을 했습니다. 상담 후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펭수는 예전의 '펭성'으로 돌아온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번 방송을 통해 펭수도 조회수 걱정을 하고 있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펭수가 이런 부담감을 털어놔 고맙고 안쓰러웠습니다. 하지만 저는 언제나 도전을 멈추지 않는 지금이야말로 펭수의 전성기라고 생각합니다.
 
펭수의 속마음을 듣고 저도 치유됐습니다. 이번주 'P의 거짓' 특집 기사 연재를 시작할 예정인데, 두 달 넘게 준비한 기획임에도 늘 불안합니다. 한 순간 자신감이 넘쳤다가 부끄러워집니다. 힘들 때도 있지만 즐거운 저의 삶을 위해 오늘도 초고를 다듬습니다. 한 사람의 독자라도 읽어준다면 저는 끝까지 게임 기사를 쓰겠습니다.
 
  • 이범종

안녕하세요, 이범종입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