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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상반기 자동차결산)추락한 디젤, 웃고있는 친환경차…꿈틀대는 변화

디젤 모델 한동안 폭발적 성장…폭스바겐 사태로 친환경차에 눈독

2016-06-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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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최근 수년간 국내 시장에서 고속성장을 지속하던 수입차 업계의 원동력은 단연 디젤 차량이었다. 2000년대 중반 국산 브랜드들이 이미 시도했다 외면받았던 세단을 비롯해 시장 영향력이 급격히 커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디젤로 물들인 수입차 업계는 폭스바겐 사태로 크게 흔들린 디젤 입지에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2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들어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수입차는 총 93314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2.3%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연초부터 시작된 하락세가 상반기 내내 지속되고 있는 것.
 
이를두고 수년째 두자릿수대 판매 신장률을 이어오던 수입차 성장에 한계가 온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잇따른다. 그리고 주춤한 수입차 성장 배경에는 절대 파이가 커진 시장 규모에 성장을 주도한 디젤차 신뢰도 추락이 크게 작용했다.
 
디젤차에 웃은 수입차, 성장을 주도하다.
 
지난 20064만대에 불과했던 국내 수입차 시장 연간 판매는 지난해 24만대를 돌파하며 10년새 다섯배 이상 몸집을 불렸다.
 
이같은 가파른 성장세를 주도한 것은 단연 '클린 디젤'로 대표되는 유럽산 디젤 모델들이다. 전형적인 프리미엄 차량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를 비롯해 상대적으로 가격 거품이 덜한 폭스바겐 등 독일계 디젤차들은 날개 돋힌들 팔려나가며 다른 브랜드들의 성장까지 견인했다.
 
과거 1년에 4만대 남짓이 팔리던 2000년대 중반 내수시장은 독일 브랜드의 세상이 아니었다. 높은 내구성과 정갈한 이미지로 고급차의 모범 답안격이었던 렉서스는 200616.24%의 점유율로 12.4%의 벤츠와 15.1%BMW를 제치고 '강남 쏘나타'로 불리며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했다.
 
2008년에는 품질을 강조한 혼다가 잔고장 안나기로 유명하다는 소문과 함께 20% 이상의 점유율로 정점을 찍으며 전체 브랜드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후 2010년대 들어 본격적 국내 진출과 다양한 딜러사 고용을 통한 적극적 마케팅을 펼친 유럽 브랜드들은 고급 디젤 세단 모델을 앞세워 점유율을 키워갔다. 200640%대에 불과했던 독일 4개 브랜드(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폭스바겐)의 점유율은 201058.03%로 껑충 뛰어오르더니 지난해 68.11%까지 올라왔다. 국내에서 팔린 수입차 10대 가운데 7대는 독일 차량인 셈이다.
 
지난 2008년 4만대에 불과했던 국내 연간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는 2010년대 디젤차 성장과 더불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자료/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이같은 독일계 브랜드의 성장은 지난 2006년 판매된 전체 수입차 가운데 10% 갓 넘는 점유율을 보이다 지난해 68.5%까지 폭발적 성장을 이룬 디젤 차량들의 성장과 흐름을 같이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과거 국내 완성차 업계 역시 이미 디젤 세단 모델을 도입했었지만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한 차례 실패를 맛본 적이 있다""이는 오랜 역사를 지난 독일계 프리미엄 브랜드 파워가 직접 구매에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주는 사례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저무는 클린디젤, 떠오르는 차세대 친환경차
 
디젤 차량 중심으로 거침없는 성장을 지속하던 수입차업계는 지난해 9월 폭스바겐그룹의 디젤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 파문에 새로운 국면을 마주했다. 가솔린 대비 저렴한 연료비에 친환경성이 부곽되며 클린 디젤전성시대를 주도했던 폭스바겐이 전대미문의 스캔들에 휩싸이며 연이은 의혹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디젤 모델 일색의 시장 판도에 변화의 물결을 일으킴과 동시에 차세대 친환경차로 주목받던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등의 상용화 움직임을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지난해 폭스바겐 사태 이후 신뢰도가 추락한 디젤차량은 선호도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70% 선을 넘보던 디젤 비중은 지난달 기준 62.9%까지 하락하며 디젤의 몰락을 예고했다.
 
특히 최근 미세먼지 주범으로 디젤차량이 지목되는 등 악재가 겹치며 각 브랜드들 역시 최근 볼륨 모델을 출시함에 있어 가솔린 모델에 무게감을 두거나 디젤 모델 출시를 미루는 방법으로 눈치를 살피는 분위기다.
 
수입차 시장 급성장을 주도했던 디젤차 신뢰도 추락에 전기차와 수소차 등 차세대 친환경차들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닛산 순수 전기차 리프(왼쪽)와 토요타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 사진/각 사
 
반면, 완전 상용화에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기차와 수소차를 대안으로 급부상한 하이브리드 비중은 1년새 1.5배 가량 상승한 5.3%를 기록하며 달라진 위상을 과시했다
 
뿐만 아니라 업계와 정부 모두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전기차, 서서히 상용화 기반을 다져나가는 수소차 등도 주도권을 경쟁이 한창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어진 파문에 실추된 이미지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정된 물량이 공급되는 수입차 특성상 디젤을 피해  친환경차 공급이 이뤄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디젤 비중은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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