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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임단협 평행선 달리는 조선 빅3, 연내 타결 불투명

현대중공업 노조, 10일부터 8일간 릴레이 파업 돌입

2016-11-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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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009540), 대우조선해양(042660), 삼성중공업(010140) 등 이른바 조선 빅 3가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조조정 및 인력감축, 사업부문 분사 등을 놓고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연내 임단협 타결이 불투명하다는 관측이다. 
 
7일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2일 52차 임단협 교섭을 벌였으나, 이견만 확인한 체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문제는 노조의 경우 희망퇴직 등 인력감축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현대중공업은 기존 인력감축 계획이 필연적이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10일부터 8일간 작업부문별 릴레이 파업에 돌입한다. 사진/뉴시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10일부터 8일간 작업부문별 릴레이 파업에 돌입한다. 건설, 엔진, 플랜트, 해양플랜트, 설계 등 부문별로 오후 4시간씩 부분 파업을 통해 사측을 압박하겠다는 방침이다. 애초 현대중공업 노조는 7일부터 릴레이 파업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10일로 3일간 파업 일정을 연기한 것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한치도 물러 설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연내 임단협 타결이 불투명해 보인다. 
 
다만, 파업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면서 노조 지도부 내에서도 갖가지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지난 2일 열린 현대중공업 노조 쟁의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집행부 간부가 지단장(부문별 대의원 대표)과 몸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3년 연속 파업을 주도했고, 올해의 경우 52차 교섭을 진행하면서 장기화됐지만, 사측으로부터 아무런 성과를 도출하지 못하면서 집행부에 대한 신뢰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내부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현대중공업그룹의 다른 조선 계열사인 최근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이 임단협 합의를 도출한 것도 현대중공업 노조에 부담으로 작용될 수 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거치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사가 위기의식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사회적 여론이 거세지면서 극적인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7일 새 지도부 선출로 협상을 멈췄던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역시 김원극 위원장을 중심으로 다시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선거에서 ‘일방적 자구안 완전철폐’, ‘노동자 총고용 보장’, ‘분사 결사반대’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교섭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장 삼성중공업 노동자위원회는 이달 중으로 공약 이행을 위한 단체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중공업 노사는 지난 6월부터 사측이 생산직 포함 1500여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단행하면서 분위기가 악화된 상태로 전운이 감돌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역시 회사·채권단·정부 등이 참여하는 ‘4자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주장이지만, 채권단 등 사측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경우 경영정상화 지원금 4조2000억원 중 일부가 집행되지 않을 수 있어 전면 파업에 나서기는 곤란한 상황이다. 
 
하지만 특수선 사업부문 분사 및 생산직 인력감축 등 인위적 구조조정에 대해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 노조의 임단협 교섭과 성격이 다르지만, 노사 갈등의 큰 틀은 같아 복잡하게 뒤엉킨 실타래를 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노사는 서로가 강경한 입장이어서 교섭이 쉽지 않아 보이고, 삼성중공업 노협이나 대우조선해양 노조 역시 이달부터 협상을 재개할 수 있어 노조가 원하는 구조조정 철회 등의 사안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 연내 타결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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